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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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에서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영어: Zermelo-Fraenkel set theory, 약자 ZF)은 공리적 집합론 체계의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여기에 선택 공리를 추가해 사용하며 이를 선택 공리를 추가한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영어: Zermelo–Fraenkel set theory with the axiom of choice, 약자 ZFC)이라고 한다. ZF와 ZFC는 현대 수학의 표준적인 수학기초론으로 사용된다.

정의[편집]

선택 공리를 추가한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1차 논리를 기반으로 하는 집합론으로서, 논의 영역집합들, 등호 밖에 유일한 (이항) 관계원소 관계 이다.

선택 공리를 추가한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의 공리계는 다음과 같은 공리 7개 및 공리꼴 2개로 정의된다. 이들은 통상적인 1차 술어 논리 공리들에 추가로 가정한 것이다.

  • 확장 · 정칙성 공리는 ZFC에서 쓰이는, 집합의 기본적인 성질들을 나타낸다.
  • 분류 · 치환 공리꼴과 짝 · 합집합 · 멱집합 공리들은 주어진 집합으로부터 새로운 집합을 구성하는 방법들을 정의한다.
  • 무한 · 선택 공리는 ZFC에서 비교적 더 논란이 되는 공리들이다.

체르멜로-프렝켈 공리계(ZF)는 ZFC에서 선택 공리를 제외한 것이며, 체르멜로 공리계(Z)는 ZFC에서 선택 · 정칙성 · 치환 공리(꼴)를 제외한 것이다.

확장 공리[편집]

확장 공리(영어: axiom of extensionality): 포함하는 원소가 완전히 같은 두 집합은 서로 동일하다.

이는 사실상 집합의 동일함이 무엇인지를 정의한다. 즉, 집합은 순서 및 다른 추가 성질을 갖지 않는 구조이며, 그 "확장"에 의해 유일하게 결정된다.

정칙성 공리[편집]

정칙성 공리(영어: axiom of regularity): 공집합이 아닌 모든 집합은 자신과 서로소인 원소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스스로를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이나, 스스로를 원소의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 등은 존재할 수 없다.

분류 공리꼴[편집]

분류 공리꼴(영어: axiom schema of specification): 만을 자유 변수로 갖는 논리식이라고 하자. 그러면 분류 공리꼴은 다음과 같다.

즉, 이미 구성된 집합에 주어진 성질을 만족시키는 원소들로 이루어진 부분 집합을 취할 수 있다. 여기서 원소의 범위를 미리 집합으로 제한하는 것은 러셀의 역설과 같은 역설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치환 공리꼴[편집]

치환 공리꼴(영어: axiom schema of replacement): , 만을 자유 변수로 갖는 논리식이라고 하자. 그러면 치환 공리꼴은 다음과 같다.

치환 공리꼴에 따라, 어떤 논리식이 어떤 집합에서 함수 관계라면, 그 집합의 그 함수에 대한 을 취할 수 있다.

짝 공리[편집]

짝 공리(영어: axiom of pairing): 임의의 두 집합에 대하여, 그 둘 모두를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이 존재한다.

즉, 정확히 어떤 두 집합을 원소로 갖는 집합을 구성할 수 있다. 이 두 집합을 같게 놓으면, 그 집합을 원소로 갖는 한원소 집합을 구성할 수 있다. 두 집합의 순서쌍 역시 같은 방식으로 구성할 수 있다.

합집합 공리[편집]

합집합 공리(영어: axiom of union): 임의의 집합에 대하여, 그 원소들의 원소들을 모두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이 존재한다.

즉, 임의의 집합의 합집합을 정의할 수 있다.

멱집합 공리[편집]

멱집합 공리: 비형식적인 (즉, 실제 공리계의 언어에는 없는) 술어

의 뜻으로 도입하자. 그렇다면, 임의의 집합에 대하여, 그 모든 부분집합을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이 존재한다.

즉, 임의의 집합의 멱집합을 정의할 수 있다.

무한 공리[편집]

무한 공리: 다음과 같은 비형식적인 기호를 도입하자.

  • 상수 공집합을 뜻한다.
  • 함수 는 따름수 함수이다.

그렇다면, 공집합 및 모든 원소의 따름수를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귀납 집합)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최소 귀납 집합을 (유일하게) 정의할 수 있다. 이는 가산 무한 집합이며, 여기에 멱집합을 취하여 더 큰 무한 기수순서수들을 정의할 수 있다.

최소 귀납 집합은 자연수페아노 공리계모형이다. (이는 정칙성 공리를 제외하여도 성립한다.)

선택 공리[편집]

선택 공리: 공집합이 아닌 집합들의 집합이 주어지면, 각 원소로부터 하나씩의 원소를 선택하는 함수(선택 함수)가 존재한다. 즉,

여기서 는 합집합을 뜻하는 비형식적인 함수이다.

선택 함수가 원소를 고르는 방법은 명시되지 않으며, 일부 경우 명시될 수 없음을 보일 수 있다.

성질[편집]

ZFC의 논의 영역은 집합만을 포함하며, 고유 모임을 포함하지 않는다. 모임을 직접적으로 다루려면 폰 노이만-베르나이스-괴델 집합론이나 모스-켈리 집합론을 사용하여야 한다.

ZFC의 모든 집합은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자(영어: atom, urelement)를 갖지 않는다. 또한, ZFC의 집합은 정칙적이다. 즉, 정칙성 공리에 의하여

또는

와 같은, 무한히 재귀적인 집합이 존재할 수 없다.

ZFC은 1차 이론이므로 논의 영역에 하나의 집합을 자명하게 포함한다. 따라서 분류 공리꼴로부터 원소가 없는 집합을 구성할 수 있다. 확장 공리로부터 이러한 집합이 유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공집합이라고 하고 로 표기한다. ZFC의 논리식은 를 사용하여 비형식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

공리의 독립성[편집]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의 일부 공리들은 서로 독립적이지 않다. 치환 공리꼴 · 분류 공리꼴 · 멱집합 공리는 짝 공리를 함의한다.

증명:

분류 공리꼴을 가정하면, 아무 원소를 포함하지 않은 집합 가 존재한다.

멱집합 공리를 추가적으로 가정하면, 집합 가 존재한다. 또한, 집합 가 존재한다.

치환 공리꼴을 추가로 가정하고, 다음과 같은 함수를 정의하자.

그렇다면, 에 대한 상은 를 원소로 포함한다.

모형[편집]

어떠한 전체(영어: universe)와 그 위에 정의된 이항관계로 이루어진 구조가 주어진 집합론의 공리들을 모두 성립하게 할 때 이를 그 집합론의 모형(영어: model)이라고 한다. 또 이항관계가 전체에 한정된 정초적인 원소관계(membership relation)일 때 이를 표준 모형(영어: standard model)이라 한다.

폰 노이만 전체를 나타낸다 하자. 모든 자연수의 집합을 라 할 때 는 모든 계승적 유한 집합들의 집합이 되고, 이는 ZF에서 무한 공리를 제외한 집합론의 모형을 이룬다.[1][2]

또한 는 선택 공리를 포함하지 않는 ZF 집합론의 모델이 된다.[3]

ZFC에서 어떤 도달 불가능한 기수 의 존재를 가정하면 는 ZFC의 모델이 되는데, 이 속에서는 도달 불가능한 기수의 존재를 보일 수 없게 된다. 또한 약하게 도달 불가능한 기수 에 대해 구성 가능 전체 을 두면 일반화 연속체 가설이 성립하는 L 내부에서 강하게 도달 불가능하여 ZFC의 모델을 이룬다.

상대적 무모순성[편집]

ZF(C)와 같은 무모순성을 갖는 이론[편집]

다음 이론들은 서로 등무모순적이다.[4]

  • . 이는 에서 정칙성 공리를 생략한 공리계이다.[4]:Corollary IV.4.4; 162, Corollary V.2.14
  • [4]:Corollary IV.4.4; 162, Corollary V.2.14
  • + 도달 불가능한 기수가 존재하지 않는다.[4]:148, Exercise IV.19
  • + 일반화 연속체 가설[4]:175, Corollary VI.4.9
  • + 일반화 연속체 가설 + 도달 불가능한 기수가 존재하지 않는다.[4]:177, Corollary VI.4.13
  • [4]:170, Corollary VI.3.4
  • [4]:172, Corollary VI.3.11
  • [4]:211, VII.5.17
  • [4]:209, Corollary VII.5.15
  • [4]:245, Exercise VII.E4
  • [4]:148, Exercise IV.19
  • (폰 노이만-베르나이스-괴델 집합론). 이는 보존적 확장이다. 즉, 순수하게 집합에 대한 명제에 대하여, ZFC에서의 증명 가능성과 NBG에서의 증명 가능성이 서로 동치다.

ZF(C)보다 약한 이론[편집]

다음과 같은 이론들은 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무모순적이지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이며,

이다.[4]:149, IV.30[5] 여기서 페아노 공리계이며, 는 체르멜로-프렝켈 집합론에서 무한 공리를 생략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가 무모순적이라면) 보다 무모순성에 따르면 더 강력하다. 물론, 이다.

마찬가지로, 다음이 성립한다.[4]:132, Theorem IV.6.5

여기서 에서 멱집합 공리를 제거하고, 대신 "모든 집합이 가산 집합이다"를 추가한 것이다. 사실, 이다. 여기서 은 유전적 가산 집합들의 집합이다.

마찬가지로, 다음이 성립한다.[4]:123, Theorem IV.3.13

여기서 에서 무한 공리를 제거하고, 대신 그 부정을 추가한 것이다. 사실, 이다. 여기서 는 유전적 유한 집합들의 집합(즉, 폰 노이만 전체번째 단계)이다.

ZFC보다 강한 이론[편집]

만약 ZFC가 무모순적이라면, ZFC는 도달 불가능한 기수(및 기타 큰 기수)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다. 이는 ZFC+도달 불가능한 기수의 존재로부터 ZFC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스-켈리 집합론(영어: Morse–Kelley set theory) 역시 ZFC의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있어 ZFC보다 더 강한 이론이다.

유한 공리화의 불가능성[편집]

ZFC는 공리 기본꼴(영어: axiom schema)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실제로는 무한히 많은 수의 공리들로 이루어져 있다. 리처드 몬터규(영어: Richard Montague)는 1961년에 ZFC도 ZF도 유한개의 공리로는 대체될 수 없음을 증명했다. 반면, 폰 노이만-베르나이스-괴델 집합론(NBG)은 유한 개의 공리로 공리화할 수 있다.

역사[편집]

1890년대의 칸토어 역설의 발견과 1901년의 러셀의 역설의 발견으로, 엄밀한 수학기초론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04년에 에른스트 체르멜로정렬 정리를 증명하기 위하여 선택 공리를 도입하였다. 1908년, 에른스트 체르멜로는 최초의 공리적 집합론인 체르멜로 집합론을 발표했다.[6] 그러나 체르멜로 집합론은 순서수를 구성하기에 부족하였다. 구체적으로, 체르멜로 집합론에서는 알레프 수 를 정의할 수 없다. 또한, 체르멜로의 분류 공리꼴(독일어: Axiom der Aussonderung)에는 "명확한"(독일어: definit) 성질이라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 개념은 엄밀하게 정의되지 않았다.

1907년에 러시아의 수학자 드미트리 미리마노프(러시아어: Дми́трий Семёнович Мирима́нов)는 집합의 정칙성의 개념을 정의하였고, 이 성질이 체르멜로의 공리계로부터 유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하였다.

1910년에 헤르만 바일은 "명확한" 성질을 1차 논리로 정의할 수 있는 성질로 정의하였다.[7] 1922년에 토랄프 스콜렘 또한 같은 제안을 하였다.[8]

또한, 1922년에 아브라함 프렝켈[9]과 스콜렘[8] 은 체르멜로의 공리계에 치환 공리꼴(독일어: Ersetzungsaxiom)을 추가하였다. 존 폰 노이만은 여기에 집합의 정칙성을 표현하는 정칙적 공리를 추가하여 ZFC를 완성하였다.

참고 문헌[편집]

  1. Roitman 2011, 136쪽
  2. Cohen 2008, 54쪽, states: "The first really interesting axiom [of ZF set theory] is the Axiom of Infinity. If we drop it, then we can take as a model for ZF the set M of all finite sets which can be built up from ∅. [...] It is clear that M will be a model for the other axioms, since none of these lead out of the class of finite sets."
  3. Smullyan & Fitting 2010, 96쪽
  4. Kunen, Kenneth (1980). 《Set theory: an introduction to independence proofs》. Studies in Logic and the Foundations of Mathematics (영어) 102. North-Holland. ISBN 978-0-444-86839-8. MR 597342. Zbl 0534.03026. 2016년 9월 11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6년 8월 8일에 확인함. 
  5. Kaye, Richard; Wong, Tin Lok (2007). “On interpretations of arithmetic and set theory”. 《Notre Dame Journal of Formal Logic》 (영어) 48 (4): 497–510. doi:10.1305/ndjfl/1193667707. ISSN 0029-4527. MR 2357524. Zbl 1137.03019. 
  6. Zermelo, Ernst (1908). “Untersuchungen über die Grundlagen der Mengenlehre I”. 《Mathematische Annalen》 (독일어) 65: 261–281. doi:10.1007/BF01449999. JFM 39.0097.03. 
  7. Weyl, H. (1910). “Über die Definitionen der mathematischen Grundbegriffe”. 《Mathematisch-naturwissenschaftliche Blätter》 (독일어) 7: 93–95, 109–113. JFM 41.0089.03. 
  8. Skolem, T. (1923). 〈Einige Bemerkungen zur axiomatischen Begründung der Mengenlehre〉. 《Matematikerkrongressen i Helsingfors den 4–7 Juli 1922, Den femte skandinaviska matematikerkongressen, redogörelse》 (독일어). 217–232쪽. JFM 49.0138.02. 
  9. Fraenkel, A. A. (1922). “Zu den Grundlagen der Cantor-Zermeloschen Mengenlehre”. 《Mathematische Annalen》 (독일어) 86: 230–237. doi:10.1007/BF01457986. JFM 48.0199.04. 

외부 링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