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공간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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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 {1,2,3}의 위상이 될 수 있는 예와 아닌 예들. 왼쪽 아래는 {2}와 {3}의 합집합인 {2,3}이 없고, 오른쪽 아래는 {1,2}와 {2,3}의 교집합인 {2}가 없기 때문에 위상이 아니다.

수학에서, 위상공간(位相空間, 영어: topological space)은 수렴(convergence), 연결(connectedness), 연속(continuity) 같은 개념의 형식화를 가능하게 해 주는 구조이다. 이 개념들은 현대 수학의 모든 분과에서 나타나며 중심적인 통합 개념의 하나이다. 위상공간을 그 자체로서 연구하는 수학의 분과를 위상수학라고 한다.

위상공간이라는 개념은 기하학적 도형 개념의 일반화로 파악될 수도 있다. 그 일반화를 통해 우리는 공간 내에서 도형의 부분들의 정확한 위치크기 같은 특성들에서 벗어날 수 있고, 부분들의 상호 배치에만 전념할 수 있다.

정의[편집]

위상공간은 집합 X와 아래의 조건을 만족하는 부분집합의 모임 T를 의미한다.

  1. 공집합 φ 와 XT 의 원소이다.
  2. T 안의 임의의 집합의 모임의 합집합T 의 원소이다.
  3. T 안의 유한한 집합의 모임의 교집합T 의 원소이다.

여기서 T 를 위상공간 X위상(topology)라 한다. 그리고 T 안의 원소를 위상공간 X 에서의 열린 집합(open set)이라 하고, 위상공간 X 에서 T의 어느 원소를 뺀 차집합닫힌 집합(closed set)이라 한다. 특별히 어떤 점을 포함하는 열린 집합을 말할 땐 어떤 점의 근방(neighborhood)라고 하기도 한다.

간단한 예[편집]

  • X = {1,2,3,4}일 때, T = {φ,{1,2,3,4}}은 X의 부분집합 두 개로 이루어진 위상이다. 이처럼 공집합과 자기 자신을 원소로 하는 위상을 비이산 위상(indiscrete topology) 또는 자명한 위상(trivial topology)이라 한다.
  • X = {1,2,3,4}일 때, T = {φ,{2},{1,2},{2,3},{1,2,3},{1,2,3,4}}는 여섯 개의 X 의 부분집합으로 이루어진 위상이다.
  • X = {1,2,3}일 때, T = {φ,{1},{2},{3},{1,2},{2,3},{1,3},{1,2,3}}은 X 의 모든 부분집합으로 이루어진 위상이다. 이러한 위상을 이산 위상(discrete topology)이라 한다.
  • X = {1,2,3}일 때, T = {{1},{2},{1,2}}나 T = {φ,{1},{2}}은 위의 공리를 위반하기 때문에 모두 위상이 될 수 없다.

동등한 정의[편집]

위의 정의에 드모르간의 법칙을 이용하면 닫힌집합을 사용하여 위상을 정의할 수도 있다. 즉, C 를 아래의 조건을 만족하는 X 의 부분집합의 모임이라 하자.

  1. 공집합 φ 와 XC 의 원소이다.
  2. C 안의 임의의 집합의 모임의 교집합C 의 원소이다.
  3. C 안의 유한한 집합의 모임의 합집합C 의 원소이다.

그러면 T = { X - c | cC } 는 집합 X 의 위상이 된다.

위상의 기저[편집]

위의 예에서는 집합의 크기가 작았기 때문에 위상을 기술하기가 쉬웠지만, 집합의 크기가 커지면 이를 기술하는 데 매우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때문에, 특별한 성질을 가지는 위상의 원소만을 모아서 위상공간 X 의 위상 T를 기술하는 방법이 있다.

기저[편집]

집합 X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성질을 만족하는 X의 부분집합의 모임 BX의 위상에 대한 기저(basis)라 한다.

  1. 임의의 원소 xX마다 x가 들어있는 기저의 원소 b가 적어도 하나 존재한다.
  2. 만약 x가 두 기저의 원소 b1, b2의 원소일 때, x가 들어있는 기저의 원소 b3b1b2가 존재한다.

기저를 사용할 시 열린 집합은 임의의 기저의 합집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경우, 위상을 직접 쓰는 것보다 기저를 통해 위상을 기술하는 것이 더 편리하다.

부분기저[편집]

집합 X에 대해 합집합이 X가 되는 X의 부분집합의 모임 SX의 위상에 대한 부분기저(subbasis)라 한다.

위상의 비교[편집]

위에서 집합 X 의 위상을 몇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부분집합의 모임으로 정의하였다. 때문에, 임의의 집합에 줄 수 있는 위상의 종류는 위의 예에서처럼 여러가지가 될 수 있다. 때에 따라선, 어떤 위상의 열린 집합의 의미를 더 확장한 것이 다른 위상이 되는 경우가 있다. 수학자들은 이를 두 위상을 덤프트럭에 잔뜩 실린 자갈에 비유해서 어떤 위상이 다른 위상을 포함하면 더 섬세하다고 하고 어떤 위상이 다른 위상에 포함되면 더 엉성하다고 표현한다.

즉, X 의 위상 T1T2 가 주어져 있을 때,

  • T1T2T1T2 보다 더 섬세하다(finer)
  • T1T2T1T2 보다 더 엉성하다(coarser)

라고 한다. 특별히

  • T1T2 이지만 같지 않으면 T1T2 보다 순전히 더 섬세하다(strictly finer)
  • T1T2 이지만 같지 않으면 T1T2 보다 순전히 더 엉성하다(strictly coarser)

라고 한다. 두 위상에 부분집합의 관계가 있는 이런 경우를 통틀어 두 위상이 비교가능하다(comparable)고 한다. 여기서 어떤 두 위상이 꼭 비교가능할 필요는 없음에 유의하자.

기저를 통한 비교[편집]

위상 전체를 비교하는 것은 모든 위상의 원소를 다 파악해야 하고 그를 비교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일이 아니다. 하지만 위상의 기저가 주어진 경우, 좀 더 쉽게 위상을 비교할 수 있다. B1B2 를 집합 X의 두 위상 T1, T2 의 기저라 하자. 이 때, 다음 둘은 동치이다.

  • T1T2 보다 더 섬세하다.
  • 모든 xXx 포함하는 기저 b2B2 에 대해, xb1b2 인 기저 b1B1 가 존재한다.

간단히 말하면, 어떤 위상이 더 섬세하면, 더 엉성한 위상에서 어떤 기저에 속하는 점이 항상 그 기저안에 포함되는 더 섬세한 위상의 기저안에 있어야 한다.

중요한 위상공간의 예[편집]

순서 위상[편집]

보통, 일반적으로 쓰이는 실수에서의 열린 집합은 임의의 개구간의 합집합으로 쓸 수 있다. 즉, 실수를 모든 개구간을 기저로 갖는 위상공간으로 정의하여 사용한다. 이를 실수의 표준위상(standard topology) 또는 보통위상이라 한다.

이를 확장하여, 임의의 단순순서집합에도 일종의 표준위상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위상을 순서위상(order topology)라 하고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집합 X순서관계 < 가 주어진 단순순서집합이라 하자. 이 때, 다음과 같은 기저를 갖는 집합 X의 위상을 순서위상이라 한다.
  1. 모든 개구간 (a, b) = { x | a < x < b } 는 기저이다.
  2. a0X에서 가장 작은 원소일 때, [a0, b) = { x | a0x < b } 는 기저이다.
  3. b0X에서 가장 큰 원소일 때, (a, b0] = { x | a < xb0 } 는 기저이다.

여기서 X에 가장 작은 원소가 없으면 2번의 형태를 갖는 집합이 기저에 없고, 가장 큰 원소가 없으면 3번의 형태를 갖는 집합이 기저에 없음에 유의하자.

곱위상[편집]

어떤 두 위상공간이 있을 때, 두 위상공간의 데카르트 곱도 자연스럽게 두 위상공간의 위상의 곱을 사용해 위상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위상을 곱위상(product topology)라 하며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XY 가 위상공간이라고 할 때, X 에서 열린집합 UY 에서 열린집합 V 의 데카르트 곱 U × V

와 같는 모든 집합을 원소로 같는 모임 B를 기저로 갖는 X × Y 의 위상을 곱위상이라고 한다.

부분공간 위상[편집]

위상공간이 주어지면, 그 부분집합에 대해서도 위상을 부분집합 안쪽으로 제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부분집합의 위상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위상을 부분공간 위상(subspace topology)라 하며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XT 를 위상으로 갖는 위상공간이라 하자. 이 때, X 의 임의의 부분집합 Y 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된 집합 TY = { YU | UT } 는 Y의 위상이 되며 이러한 위상을 부분공간 위상이라 한다.

하우스도르프 공간[편집]

일반적인 위상공간은 너무 제한조건이 적기 때문에 간혹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결과와 다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실수 상에선 어떤 점은 닫힌 집합이라고 생각하지만, 위상을 조금 특이하게 주면 열린 집합이 되기도 하고, 이도 저도 아닌 집합이 되게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실수 상에서 어떤 수열이 어떤 점으로 수렴한다고 할 때, 위상을 다르게 주면 이 수열을 실수 전체로 수렴시킬 수도 있게 된다. 이런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결과가 위상이 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상한 결과가 일어나지 않는 공간이 하우스도르프 공간(Hausdorff space)이며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어떤 위상공간에서의 임의의 두 점 x1x2에 대해 서로 만나지 않는 근방 U1, U2 가 항상 존재하면 이 위상공간을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라 한다.

하우스도르프 공간에서는 임의의 유한한 점들의 집합은 닫힌 집합이며, 임의의 수렴하는 수열은 항상 한 점으로 수렴한다.

거리공간[편집]

어떤 집합의 위상을 얻어내는 방법 중에서 가장 중요한 방법중의 하나가 거리를 사용해 위상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렇게 주어진 위상을 거리공간의 거리위상(metric topology)이라 하고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X, d) 를 거리공간이라 하자. 이 때, 모든 xX 와 ε > 0 인 ε-공 Bd(x, ε) 들의 모임을 기저로 갖는 X 의 위상이 있고, 이런 위상을 거리 d 로 유도된 거리위상이라고 한다.

연결공간[편집]

위상공간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임의의 두 덩어리로 쪼개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즉, 위상공간에 합집합이 공간 전체가 되는 서로 만나지 않는 공집합이 아닌 두 열린 집합이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연결공간(connected space)라 한다.

쓰임새[편집]

다양체는 위상공간이어야만 제대로 정의된다. 2번 공준을 만족하지 않는다면, 전이함수를 정의할 수 없고, 서로 다른 X의 부분집합을 비교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3번 공준은 닫힘과 연속 같은 개념을 위해 필요하다.

참고 문헌[편집]

  • James R. Munkres (2000). 《Topology》, Second Edition, Prentice Hall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