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텐디크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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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기하학범주론에서, 그로텐디크 위상(Grothendieck位相, 영어: Grothendieck topology)은 열린 덮개의 개념을 공리적으로 추상화한 개념이다. 이를 사용하여 위상 공간의 개념을 위치(位置, 영어: site)로 일반화할 수 있다.

그로텐디크 위상의 개념은 대수기하학에서 사용되는, 에탈 코호몰로지 · fppf 코호몰로지 · 결정 코호몰로지(영어: crystalline cohomology)와 같은 각종 코호몰로지 이론을 정의하는 데 필요하다.

정의[편집]

그로텐디크 위상은 주어진 대상 위의 "덮개"가 무엇인지의 데이터를 담고 있다. 그로텐디크 위상은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 일반적인 범주에서 그로텐디크 위상은 의 개념을 통해 정의되며, 그로텐디크 위상은 어떤 들이 덮개체(영어: covering sieve)를 이루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 만약 범주가 당김을 가진다면, 대신 단순히 사상들의 집합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그로텐디크 (준)위상은 어떤 사상 집합들이 덮개를 이루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정의는 더 직관적이지만, 일반적 범주에 적용할 수 없어 덜 일반적이다.

두 정의 모두, 그로텐디크 위상은 세 개의 공리들로 정의된다. 이들은 대략 다음과 같다.

  • (덮개의 제한) 의 덮개를, 의 부분 로 국한하여도 이는 의 덮개를 이룬다.
  • (덮개의 세분) 들로 덮히며, 덮개의 각 성분 를 또 그 위의 덮개 로 세분한다면, 세분된 덮개 역시 의 덮개를 이룬다.
  • (자명한 덮개) 모든 대상은 스스로의 덮개이다.

그러나 이 세 공리는 덮개의 개념을 어떻게 형식화하느냐에 따라 달리 표현된다.

그로텐디크 위상을 갖춘 범주를 위치라고 한다. 작은 위치 위의 의 범주와 동치범주그로텐디크 토포스라고 한다.

집합 위의 위상을 더 섬세함·엉성함에 따라 비교할 수 있는 것처럼, 주어진 범주 위의 그로텐디크 위상들의 모임 위에는 부분 순서가 존재한다. 즉, 같은 범주 위의 두 그로텐디크 위상에 대하여, 첫째가 둘째보다 더 섬세(영어: finer)하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둘째가 첫째보다 더 엉성(영어: coarser)하다는 것과 같다.) 더 섬세한 위상에서는

  • 더 많은 수의 덮개들이 존재한다.
  • 준층을 이루는 것이 더 어렵다. (이는 각 덮개에 대하여 의 짜깁기 공리가 성립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더 엉성한 위상에서는

  • 더 적은 수의 덮개들이 존재한다.
  • 준층을 이루는 것이 더 쉽다.

체를 통한 정의[편집]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 위의 그로텐디크 위상(영어: Grothendieck topology)은 다음과 같은 데이터로 정의된다.

  • 각 대상 에 대하여, 에 대한 들의 모임 . 이를 덮개체(영어: covering sieve)의 모임이라고 한다.

이들은 다음과 같은 공리들을 따라야 한다. 임의의 에 대하여,

  • (덮개의 제한) 덮개체의 제한은 덮개체이다. 즉, 모든 덮개체 및 사상 에 대하여, 로 제한하여 얻는 체 역시 덮개체이다.
  • (덮개의 세분) 덮개체의 각 성분의 덮개체를 짜기워 더 섬세한 덮개체를 얻을 수 있다. 즉, 위의 체 가 덮개체가 될 충분조건은 어떤 덮개체 및 모든 대상 및 모든 에 대하여, 가 덮개체가 되는 것이다.
  • (자명한 덮개) 요네다 체 는 덮개체이다.

위의 두 그로텐디크 위상 , 에 대하여, 만약 모든 에 대하여 라고 한다면, 보다 더 엉성하며, 반대로 보다 더 섬세하다고 한다.

사상 집합을 통한 정의[편집]

함자 조건에 의하여, 매우 많은 수의 사상들을 포함한다. 이를 대신하여, 주어진 를 생성하는 더 적은 수의 사상만으로 그로텐디크 위상을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그로텐디크 준위상이라고 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 두 그로텐디크 준위상이 같은 그로텐디크 위상을 생성할 수 있다.)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 위의 그로텐디크 준위상(Grothendieck準位相, 영어: Grothendieck pretopology)은 다음과 같은 데이터로 정의된다.

  • 각 대상 에 대하여, 로 향하는 사상들의 집합들의 모임 . 의 원소를 덮개라고 한다.

이 데이터 또한 일련의 공리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 (덮개의 제한) 임의의 사상 의 덮개 에 대하여, 이를 에 제한하여 얻은 의 덮개이다. 또한, 이 정의에서 등장하는 당김 가 항상 존재한다.
  • (덮개의 세분) 임의의 대상 및 덮개 및 덮개 에 대하여, 역시 의 덮개이다.
  • (자명한 덮개) 임의의 동형 사상 에 대하여, 의 덮개이다.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 위의 그로텐디크 준위상 가 주어졌다면, 이에 대응하는 그로텐디크 위상 를 정의할 수 있다. 에서, 의 덮개체들은 적어도 하나의 덮개를 포함하는 들이다.

로비어-티어니 위상[편집]

로비어-티어니 위상(영어: Lawvere–Tierney topology)의 개념은 그로텐디크 위상의 개념의 일반화이다. 로비어-티어니 위상은 임의의 토포스 위에 정의된다. 작은 범주 위의 준층의 범주 토포스를 이루며, 그 위의 로비어-티어니 위상은 위의 그로텐디크 위상과 동치이다.

토포스 위의 부분 대상 분류자 가 주어졌다고 하자. 위의 로비어-티어니 위상 은 다음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사상이다.

  • 다음 그림이 가환 그림을 이룬다.
  • 다음 그림이 가환 그림을 이룬다.
  • 다음 그림이 가환 그림을 이룬다.

부분 대상 분류자의 정의에 의하여, 로비어-티어니 위상 을 고르는 것은 부분 대상 을 고르는 것과 같다.

작은 범주 위의 준층 범주 에서, 부분 대상 분류자 는 대상 에 대하여 그 위의 모든 들의 집합 를 대응시킨다. 따라서 부분 대상 분류자 부분 대상 는 각 대상 에 대하여, 그 위의 들의 집합 을 대응시키는 준층이다. 이것이 준층을 이룬다는 것은 덮개체의 집합이 당김에 대하여 닫혀 있다는 조건이며, 이는 그로텐디크 위상의 세 공리 가운데 하나이다. 그로텐디크 위상의 나머지 두 공리는 로비어-티어니 위상의 공리들과 동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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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위상과 비이산 위상[편집]

범주 위의 이산 위상(영어: discrete topology)은 모든 가 덮개체를 이루는 위상이다. 그로텐디크 준위상을 사용한다면, 이는 (같은 공역을 갖는) 임의의 사상들의 모임이 덮개를 이루는 것과 같다. 이는 주어진 범주 위의 가장 섬세한 위상이다.

범주 위의 비이산 위상(영어: indiscrete topology)은 덮개체가 인 위상이다. 그로텐디크 준위상을 사용한다면, 이는 덮개가 인 것과 같다. 이는 주어진 범주 위의 가장 엉성한 위상이다. 비이산 위상을 부여한 위치 위에서, 모든 준층을 이룬다.

표준 위상[편집]

임의의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 위의 준층들의 모임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들이 모두 을 이루는, 가장 섬세한 그로텐디크 위상이 존재한다.[1]:14, Lemma 0.35

표현 가능 준층은 임의의 대상 에 대하여 의 꼴의 준층이다. 모든 표현 가능 준층이 을 이루는 가장 섬세한 그로텐디크 위상을 표준 위상(영어: canonical topology)이라고 한다. 표준 위상보다 더 엉성한 위상을 준표준 위상(영어: subcanonical topology)이라고 한다. 즉, 준표준 위상은 모든 요네다 준층이 층을 이루는 위상이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위에 표준 위상을 부여한다면, 위의 모든 표현 가능하다. 즉, 이 경우 는 서로 동치이다.

조각 범주[편집]

국소적으로 작은 범주 및 대상 가 주어졌다고 하자.

속의 임의의 사상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조각 범주 의 대상 위에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위의 그로텐디크 위상 가 주어졌을 때, 각 에 대하여

로 정의하면, 위의 그로텐디크 위상을 이룬다. 이를 조각 범주 위의 유도 위상(영어: induced topology)이라고 한다.

위상 공간의 작은 위치[편집]

위상 공간 열린집합들의 범주 를 생각하자. 이 경우, 대상은 열린집합들이고, 사상은 포함 관계 들이다. 즉, 임의의 에 대하여, 는 공집합이거나 아니면 하나의 원소만을 포함한다.

열린집합 범주에서의 체[편집]

에서, 열린집합 위의 체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키는 열린집합들의 집합 으로 주어진다.

  • (상계) 모든 에 대하여,
  • (하향 닫힘) 모든 에 대하여, 만약 이며 라면

구체적으로, 요네다 함자의 부분 함자 가 주어진다면,

이다. 즉, 열린집합의 범주에서 위의 체는 하향으로 닫힌 의 부분 집합들의 모임과 같다.

이며, 위의 체 가 주어졌다고 하자. 포함 관계 에 따른 체의 당김 는 다음과 같은 체이다.

열린집합 범주에서의 그로텐디크 준위상[편집]

에서는 모든 당김이 존재하며, 열린집합의 교집합과 같다. 즉, 일 때, 이다. 따라서, 사상 집합을 통한 정의를 사용할 수 있다.

  • (덮개의 국한) 가 열린집합 의 덮개이고, 라면, 의 덮개이다.
  • (덮개의 세분) 열린집합 의 덮개 및 각 에 대하여 의 덮개 가 주어졌을 때, 의 덮개이다.
  • (자명한 덮개) 의 덮개이다.

즉, 이는 일반적인 열린 덮개의 성질을 공리화한 것이다.

열린집합 범주에서의 그로텐디크 위상[편집]

에서 그로텐디크 위상의 공리들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 (덮개체의 올곱) 이며, 의 덮개체 가 주어졌다면, 의 덮개체이다.
  • (덮개체의 합성) 의 덮개체 위의 임의의 체 가 주어졌다고 하자. 임의의 에 대하여 의 덮개체를 이룬다고 하자. 그렇다면 의 덮개체이다.
  • (자명한 덮개체) 의 덮개체이다.

위에, 덮개체들을 열린 덮개의 하향 폐포들로 고른다면, 이는 위치를 이룬다. 이 위치를 작은 위치(영어: small site)라고 한다. 이 위치는 그로텐디크 준위상으로도 정의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덮개들은 열린 덮개와 같다.

위상 공간의 큰 위치[편집]

위상 공간연속 함수들의 범주 를 생각하자. 이 위에 다음과 같은 그로텐디크 위상이 존재한다. 위상 공간 의 덮개 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키는 연속 함수들의 집합이다.

이는 준표준 위상을 이룬다.

위상 공간 가 주어졌을 때, 로 가는 사상(연속 함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주이다. 이 경우, 의 두 대상 (연속 함수)

사이의 사상은 다음 성질을 만족시키는 연속 함수 이다.

이 경우, 로부터 그로텐디크 위상을 물려받는다. 이 그로텐디크 위상을 갖춘 큰 위치(영어: big site)라고 한다.

스킴의 범주의 그로텐디크 위상[편집]

스킴들의 범주 위에는 다음과 같은 특별한 그로텐디크 위상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섬세함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전순서를 이룬다. (즉, 왼쪽으로 갈 수록 더 엉성한 위상이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섬세한 위상이다.)

비이산 위상 → 자리스키 위상니스네비치 위상에탈 위상fppf 위상fpqc 위상 → 표준 위상 → 이산 위상

이들 모두 준표준 위상이다. 스킴 에 대하여, 그 위의 조각 범주 위에는 이 위상들의 유도 위상들을 부여할 수 있다.

각 표수 에 대하여, 유한체 또는 위의 분리 거듭제곱 농화(-濃化, 영어: divided power thickening)들의 범주 위에, 위의 위상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여 위상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위치들을 무한소 위치(영어: infinitesimal site, crystalline site)라고 하며, 결정 코호몰로지(영어: crystalline cohomology)를 정의하는 데 쓰인다.

역사[편집]

1949년에 앙드레 베유유한체 위의 대수다양체에 대한 베유 추측을 제시하였고, 이들을 증명하려면 베유 코호몰로지라는 새로운 코호몰로지 이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였다.[2] 그러나 베유 자신은 베유 코호몰로지를 정의하는 데 실패하였다.

1958년에 장피에르 세르는 베유 코호몰로지를 정의하기 위하여 등자명 피복(영어: isotrivial cover)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이는 오늘날 에탈 사상의 개념과 관련돼 있다.) 세르는 이 개념을 1958년 4월 28일 세미나에서 강의하였고, 이를 청강하던 알렉산더 그로텐디크는 이를 사용하여 베유 코호몰로지를 성공적으로 정의할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3] 그러나 세르는 그로텐디크와 달리 이에 대하여 회의적이었다고 한다.[3]:321

1960년대 초에 그로텐디크는 에탈 사상을 사용하여, 베유 코호몰로지의 최초의 예인 에탈 코호몰로지에탈 기본군 등을 정의하였다. 이를 정의하기 위하여 그로텐디크는 고전적 위상 공간의 개념을 버리고 대신 위치(그로텐디크 위상을 갖춘 범주)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1961년 가을에 그로텐디크는 하버드 대학교를 방문하여 마이클 아틴 · 오스카 자리스키 · 데이비드 멈퍼드와 토론하였고, 아틴은 이듬해 봄에 위치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아틴의 강의록은 곧 출판되었으며,[4] 이것이 그로텐디크 위상을 다루는 최초의 문헌이다. 이후 위치와 그로텐디크 위상의 이론은 《마리 숲 대수기하학 세미나》(프랑스어: Séminaire de géométrie algébrique du Bois Marie) 3권(1970년) ·4권(1972년)에서 자세하게 다뤄졌다.

그로텐디크는 위치와 그로텐디크 위상의 개념으로부터, 그로텐디크 토포스(위치 위의 범주와 동치인 범주)의 개념을 정의하였다. 훗날 그로텐디크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위치의 개념이 단지 "토포스라는 핵심적인 개념의 기술적, 임시적 형태"(프랑스어: version technique provisoire de la notion cruciale de topos)[5]:P24[3]에 불과하다고 평했다.

1970년 세계 수학자 대회에서 프랜시스 윌리엄 로비어(영어: Francis William Lawvere)와 마일스 티어니(영어: Myles Tierney)는 그로텐디크 위상의 개념을 일반화한 로비어-티어니 위상의 개념을 발표하였다.[6]

참고 문헌[편집]

  1. Johnstone, Peter T. (1977). 《Topos theory》. London Mathematical Society Monographs (영어) 10. Academic Press. MR 0470019. Zbl 0368.18001. 
  2. Weil, André (1949). “Numbers of solutions of equations in finite fields”. 《Bulletin of the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프랑스어) 55 (5): 497–508. doi:10.1090/S0002-9904-1949-09219-4. ISSN 0002-9904. MR 0029393. 
  3. McLarty, Colin (2007). 〈The rising sea: Grothendieck on simplicity and generality〉 (PDF). Gray, Jeremy J.; Parshall, Karen Hunger. 《Episodes in the history of modern algebra (1800–1950)》. History of Mathematics (영어) 32.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301–325쪽. ISBN 978-0-8218-6904-8. 
  4. Artin, Michael (1962). “Grothendieck topologies. Notes on a seminar by M. Artin, Spring, 1962” (PDF) (영어). Harvard University Department of Mathematics. Zbl 0208.48701. 
  5. Grothendieck, Alexander. 《Récoltes et semailles》 (프랑스어). 몽펠리에: Université des Sciences et Techniques du Languedoc. 
  6. Lawvere, F. W.; Tierney, Myles. 〈Quantifiers and sheaves〉 (PDF). 《Actes du Congrès international des mathématiciens, 1/10 Septembre, 1970. Tome 1》 (영어). Gauthier-Villars. 329–334쪽. 

바깥 고리[편집]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