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수학
위상수학(位相數學, 영어: topology)은 위상 공간과 그 사이의 연속 함수를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분야이다. 도형의 구체적인 길이나 각도보다 공간의 연속적인 구조에 관심을 두며, 특히 위상동형사상에 의해 보존되는 성질을 다룬다. 위상동형사상은 함수와 그 역함수가 모두 연속인 전단사 함수로, 두 공간 사이에 이러한 대응이 존재하면 두 공간을 위상적으로 같은 공간으로 취급한다.[1]
대표적인 연구 대상에는 연결성과 콤팩트성 같은 공간의 성질이 있다.[2] 또한 기본군과 호몰로지 등의 대수적 불변량을 이용하여 공간의 구조를 분석하고 서로 다른 공간을 구별한다. 공간 자체뿐 아니라 공간 사이의 연속함수도 연구하며, 호모토피를 통해 두 연속함수를 서로 연속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3]
주요 연구 분야에는 일반위상수학, 대수적 위상수학, 기하적 위상수학과 미분위상수학 등이 있다. 연구 대상은 일반적인 위상 공간에서 다양체와 매듭에 이르며, 공간의 성질과 구성 방법, 공간 사이의 사상, 주어진 동치 관계에 따른 공간의 분류 등을 연구한다.[4]
기본 관점과 개념
[편집]위상적 관점과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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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수학에서는 도형의 구체적인 크기나 길이가 달라도 같은 위상적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과 타원의 둘레는 서로 다른 모양이지만 위상동형이다. 위상동형은 점 사이의 거리를 보존할 필요가 없으므로, 원의 반지름이나 타원의 두 축의 길이는 이들을 위상적으로 구별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5]
이처럼 위상동형에 의해 보존되는 성질을 위상적 성질(영어: topological property)이라고 한다. 연결성과 콤팩트성 등이 그 예이다. 컵과 도넛이 위상적으로 같다는 비유도, 두 대상을 수학적으로 이상화했을 때 그 사이에 위상동형사상이 존재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6]
위상 공간과 연속함수
[편집]집합 의 부분집합들로 이루어진 모임 가 공집합과 를 포함하고, 임의의 합집합과 유한 교집합을 취하는 연산에 대해 닫혀 있으면 를 위의 위상이라고 한다. 쌍 를 위상 공간이라고 하며, 에 속하는 집합들을 열린집합이라고 한다. 거리 공간에서는 열린 공들을 이용하여 위상을 정의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위상 공간에서는 거리를 미리 정할 필요가 없다.[7]
두 위상 공간 사이의 함수 가 의 모든 열린집합 에 대해 그 역상 을 의 열린집합으로 만들면, 를 연속 함수라고 한다. 이 정의는 실수 함수의 연속성을 열린집합을 이용하여 일반화한 것으로, 함수의 연속성을 두 공간의 위상만으로 표현한다.[8]
위상동형과 호모토피
[편집]두 위상 공간 사이의 전단사 함수 에서 와 그 역함수 가 모두 연속이면, 를 위상동형사상이라고 한다. 위상동형사상은 열린집합을 양방향으로 보존하므로, 위상동형인 두 공간은 위상적 성질이 같다. 연속 전단사라는 조건만으로는 역함수의 연속성이 보장되지 않으므로, 위상동형을 정의할 때에는 두 방향의 연속성이 모두 필요하다.[9]
호모토피는 공간 사이의 일대일 대응이 아니라, 두 연속함수 사이의 연속적인 변형을 나타낸다. 연속함수 에 대해, 곱공간 에서 정의된 연속함수 가 존재하면 와 가 호모토픽하다고 하며 로 나타낸다. 매개변수 가 에서 로 변할 때 는 에서 로의 변형을 표현한다. 이 과정에서 각 함수 가 일대일일 필요는 없다.[10]
두 공간 사이에 연속함수 와 가 존재하여 를 만족하면, 두 공간이 호모토피 동치라고 한다. 여기서 와 는 각각의 공간의 항등 함수이다. 위상동형인 공간은 호모토피 동치이지만, 그 역은 일반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11] 예를 들어 원점을 중심으로 하는 닫힌 원판은 에 따라 한 점으로 축약할 수 있으므로 한 점으로 이루어진 공간과 호모토피 동치이다. 그러나 두 공간 사이에는 전단사 함수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상동형은 아니다.[12]
공간의 성질과 불변량
[편집]연결성과 콤팩트성
[편집]위상 공간 를 공집합이 아닌 서로소인 두 열린집합의 합집합으로 나타낼 수 없으면, 를 연결 공간이라고 한다. 연결성은 공간이 서로 분리된 두 부분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성질이다. 연결 공간을 연속 함수로 보낸 상도 연결 공간이므로, 특히 위상동형인 두 공간은 연결성 여부가 같다.[13]
콤팩트성은 공간을 덮는 임의의 열린덮개에서 유한 개의 집합만 골라도 전체 공간을 덮을 수 있다는 성질이다. 콤팩트 공간을 연속함수로 보낸 상도 콤팩트하므로, 콤팩트성 역시 위상동형에 의해 보존된다. 예를 들어 실수선의 닫힌구간 은 콤팩트하지만 열린구간 은 콤팩트하지 않다. 따라서 두 구간은 위상동형이 아니다. 이처럼 위상적 성질의 차이를 이용하면 두 공간이 위상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14]
기본군과 호몰로지
[편집]기본군은 공간 안의 닫힌 경로를 이용하여 공간의 구조를 군으로 나타내는 도구이다. 위상 공간 의 한 점 를 기준점으로 정하고, 에서 출발하여 다시 로 돌아오는 경로들을 생각한다. 기준점을 고정한 채 공간 안에서 호모토피로 서로 변형할 수 있는 경로들을 동일시하면, 그 동치류들에는 경로를 차례로 이어 붙이는 연산을 정의할 수 있다. 이렇게 얻는 군을 의 기본군이라고 하며 로 나타낸다.[15]
예를 들어 원 의 기본군은 정수의 덧셈군과 동형이다. 여기서 정수는 경로가 원을 감는 횟수를 방향까지 고려하여 나타낸다. 같은 방향으로 원을 한 번씩 도는 두 경로를 이어 붙이면 두 번 도는 경로가 되므로, 경로의 합성은 정수의 덧셈에 대응한다.[16]
호몰로지는 공간의 구조를 차원별로 아벨 군에 대응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특이 호몰로지에서는 점·선분·삼각형과 그 고차원 일반화인 단체를 공간으로 보내는 연속함수들을 정수 계수의 유한한 형식적 합으로 조합하여 사슬(영어: chain)을 만든다. 경계가 인 차원 사슬들을 모으고, 두 사슬의 차이가 차원 사슬의 경계일 때 동일시하여 얻는 군을 정수 계수의 호몰로지 군 라고 한다. 호모토피 동치인 공간들은 각 차원의 호몰로지 군이 동형이므로, 호몰로지는 위상동형보다 약한 동치 아래에서도 보존되는 불변량이다.[17]
오일러 지표와 가향
[편집]콤팩트 곡면 를 유한한 개수의 삼각형으로 나누고, 꼭짓점·변·면의 개수를 각각 라고 하면 오일러 지표는 로 계산된다. 이 값은 곡면을 나누는 방법에 의존하지 않으며, 위상동형인 곡면에서는 같다. 예를 들어 구면의 오일러 지표는 이고 원환면의 오일러 지표는 이므로, 두 곡면은 위상동형이 아니다.[18] 오일러 지표는 여러 차원의 세포들을 붙여 구성하는 유한 CW 복합체에도 정의되며, 각 차원의 세포 수를 부호가 번갈아 나타나도록 더하여 계산한다. 이 값은 호몰로지 군으로도 표현할 수 있으므로, 공간의 조합적 분할과 대수적 불변량을 연결한다.[19]
곡면이 가향이라는 것은 각 점 주변에서 정한 방향을 곡면 전체에서 서로 양립하도록 선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직관적으로는 작은 원을 도는 시계 방향과 반시계 방향의 구별을 곡면 전체에서 일관되게 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조건이다. 구면과 원환면은 가향이지만, 뫼비우스의 띠에서는 중앙을 따라 한 바퀴 돌아오면 처음의 방향이 뒤집히므로 이러한 선택을 할 수 없다. 가향 여부도 위상동형에 의해 보존된다.[20]
불변량이 다르면 두 공간이 위상동형이 아님을 알 수 있지만, 하나의 불변량이 같다는 사실만으로 위상동형임을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원환면과 클라인 병의 오일러 지표는 모두 이지만, 원환면은 가향이고 클라인 병은 비가향이므로 서로 위상동형이 아니다. 따라서 공간을 구별하고 분류할 때에는 여러 성질과 불변량을 함께 사용한다.[21]
주요 연구 분야
[편집]일반위상수학
[편집]일반위상수학은 위상 공간과 연속 함수의 일반적인 성질을 연구한다. 열린집합과 수렴을 바탕으로 연결성, 콤팩트성, 분리 공리와 가산성 조건 사이의 관계를 다루며, 부분공간, 곱공간, 몫공간 등의 구성에서 이러한 성질이 어떻게 보존되는지도 연구한다.[22] 또한 주어진 위상이 어떤 거리에서 유도될 수 있는지를 연구한다. 이러한 거리화 문제는 추상적으로 정의된 위상 공간을 거리 공간의 방법으로 다룰 수 있는 조건을 밝힌다.[23]
대수적 위상수학
[편집]대수적 위상수학은 공간과 그 사이의 연속함수에 대수적 대상을 대응시켜 위상적 문제를 연구한다. 기본군, 호몰로지, 코호몰로지 등이 대표적인 도구이다. 이러한 도구는 공간을 구별하는 불변량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공간 사이의 사상을 대수적인 사상으로 바꾸어 분석하는 데에도 사용된다.[24]
예를 들어 연속 함수 는 각 차원의 호몰로지 군 사이에 준동형 을 유도한다. 함수의 합성은 유도된 준동형의 합성에 대응하며, 호모토피로 서로 변형할 수 있는 두 함수는 같은 호몰로지 준동형을 유도한다. 따라서 공간 사이의 함수에 관한 문제를 군과 준동형의 성질을 이용하여 연구할 수 있다.[25]
기하적 위상수학
[편집]기하적 위상수학은 다양체와 그 안에 놓인 부분공간의 구조, 구성과 분류를 연구한다. 경계가 없는 차원 위상 다양체는 각 점이 의 열린 부분집합과 위상동형인 근방을 갖는 제2 가산 하우스도르프 공간이다.[26] 곡면, 3차원 다양체와 4차원 다양체의 연구가 중요한 부분을 이루며, 더 높은 차원에서도 다양체를 위상동형이나 미분동형에 따라 분류하는 문제가 다루어진다.[27]
매듭 이론은 공간 자체뿐 아니라 그 공간이 다른 공간 안에 놓이는 방식도 연구 대상임을 보여준다. 매듭은 원 을 3차원 공간에 매장한 것으로 다룬다. 매듭의 상은 모두 원과 위상동형이지만, 주변 공간 안에서 놓인 방식에 따라 서로 다른 매듭이 될 수 있다. 매듭의 동치를 정의할 때에는 항등함수에서 출발하는 주변 공간의 연속적인 변형을 생각하며, 각 단계가 위상동형사상이고 마지막 단계에서 한 매듭을 다른 매듭으로 옮기도록 요구한다. 이는 매듭을 자르거나 가닥들이 서로 통과하게 하지 않고 변형한다는 직관을 표현한다.[28]
미분위상수학
[편집]미분위상수학은 매끄러운 다양체와 그 사이의 매끄러운 사상을 연구한다. 여기서는 위상동형사상 가운데 함수와 역함수가 모두 매끄러운 미분동형사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공간의 연속적인 구조뿐 아니라, 그 위에서 미분을 정의할 수 있게 하는 매끄러운 구조도 함께 고려한다.[29]
미분위상수학에서는 접공간과 사상의 미분, 벡터장 등을 이용하여 다양체의 전체적인 성질을 분석한다. 예를 들어 콤팩트하고 경계가 없는 매끄러운 다양체 위에서 고립된 영점들만을 갖는 매끄러운 벡터장을 생각하면, 각 영점에 부여되는 지표의 합은 그 다양체의 오일러 지표와 같다. 이처럼 벡터장의 국소적인 성질과 공간의 위상적 불변량을 연결할 수 있다.[30]
대표적인 문제와 결과
[편집]공간의 분리와 차원
[편집]조르당 곡선 정리는 평면의 단순 닫힌곡선이 평면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는 직관을 엄밀하게 표현한다. 곡선이 원이나 다각형처럼 매끄럽거나 조각별로 매끄러울 필요는 없다.[31]
공간의 차원도 위상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차원 불변성(영어: invariance of dimension)에 따르면, 공집합이 아닌 열린집합 과 이 위상동형이면 반드시 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차원의 유클리드 공간은 위상동형이 아니다.[32]
고정점의 존재
[편집]이 정리는 닫힌 공의 경계에 있는 모든 점을 고정하면서 공 전체를 경계로 보내는 연속함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이용하여 증명할 수 있다. 이 결과는 공과 경계 구면의 호몰로지를 비교하여 얻어진다.[33]
다양체의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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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체의 분류에서는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공간들을 위상동형에 따라 구별한다. 2차원 다양체인 곡면에서는 이러한 분류를 구체적으로 서술할 수 있다. 여기서 닫힌 곡면은 콤팩트하고 경계가 없는 곡면을 뜻한다.
특히 가향인 연결 닫힌 곡면은 구면에 유한한 개수의 손잡이를 붙인 곡면으로 나타낼 수 있다.[35] 손잡이의 개수인 종수를 라고 하면 오일러 지표는 이다. 종수 인 곡면은 구면, 종수 인 곡면은 원환면이며, 이러한 곡면들은 종수에 의해 위상동형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결정된다.[36]
3차원 다양체의 대표적인 분류 문제인 푸앵카레 추측은 콤팩트하고 경계가 없는 단일연결 3차원 다양체가 3차원 구면 과 위상동형이라는 명제이다.[37] 이 추측은 그리고리 페렐만이 2002–2003년에 공개한 리치 흐름(영어: Ricci flow)에 관한 연구로 해결되었다. 그의 연구는 3차원 다양체의 구조를 기하학적으로 분석하는 더 일반적인 기하화 추측의 해결로도 이어졌다.[38]
역사
[편집]초기 연구와 명칭의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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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수학의 초기 연구로는 18세기 레온하르트 오일러의 쾨니히스베르크의 다리 문제와 다면체에 관한 연구가 꼽힌다. 오일러는 쾨니히스베르크의 일곱 다리를 각각 정확히 한 번씩 건너는 경로가 존재하지 않음을 보였다. 이 문제에서는 다리의 길이나 지역의 구체적인 모양보다 어떤 지역들이 다리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또한 볼록 다면체의 꼭짓점·모서리·면의 개수 사이에 성립하는 오일러의 공식은, 구체적인 크기와 관계없이 도형의 구조를 나타내는 초기 불변량의 사례이다.[39]
위상수학을 뜻하는 독일어 명칭 ‘Topologie’는 요한 베네딕트 리스팅(독일어: Johann Benedict Listing)이 1847년 저술 《위상수학의 예비 연구》(독일어: Vorstudien zur Topologie)에서 사용하였다. 리스팅은 이보다 앞서 서신에서도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19세기 중반에는 베른하르트 리만이 복소함수 연구에 리만 곡면을 도입하고 곡면의 연결 구조를 연구하면서, 곡면을 대상으로 한 위상적 방법이 발전하였다.[40]
현대 위상수학의 발전
[편집]앙리 푸앵카레는 1895년 논문 〈Analysis situs〉와 1899–1904년에 발표한 다섯 편의 보충 논문에서 공간을 대수적인 방법으로 연구하는 이론을 전개하였다. 그는 기본군과 호몰로지 관계를 이용하여 여러 차원의 다양체를 분석하고, 공간의 연결 구조를 불변량으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연구는 대수적 위상수학의 발전에 기초가 되었다.[41]
다른 한편에서는 수렴과 연속성의 개념을 유클리드 공간 밖으로 확장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모리스 르네 프레셰는 1906년 박사학위논문에서 거리 공간과 수열의 극한을 바탕으로 한 추상 공간을 도입하였다. 펠릭스 하우스도르프는 1914년 저서 《집합론의 기초》(독일어: Grundzüge der Mengenlehre)에서 근방의 공리로 공간을 정의하고, 거리 없이 연속성을 다루는 이론을 전개하였다. 그의 공간 정의에는 서로 다른 두 점을 서로소인 근방으로 분리하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이는 오늘날의 하우스도르프 공간에 해당한다.[42]
이 과정에서 공간 사이의 연속적인 변형, 미분 가능한 대응, 위상동형사상의 차이도 점차 명확해졌다. 1930년대에는 함수와 역함수가 모두 연속인 전단사를 위상동형사상으로 정의하는 현대적인 관례가 정착하였다. 파벨 알렉산드로프와 하인츠 호프는 1935년 저서 《위상수학》(독일어: Topologie)에서 추상적인 위상 공간을 바탕으로 점집합적 방법과 대수적 방법을 함께 체계화하고자 하였다.[43]
20세기 중반에는 다양체의 위상적 구조와 매끄러운 구조의 차이가 드러나는 결과들이 나왔다. 존 밀너는 1956년에 표준 7차원 구면과 위상동형이지만 미분동형은 아닌 매끄러운 다양체를 구성하였다. 이 결과는 같은 위상 공간에도 서로 다른 매끄러운 구조가 존재할 수 있으며, 위상동형에 따른 분류와 미분동형에 따른 분류가 서로 다른 문제임을 보여준다.[44]
응용
[편집]물리학
[편집]위상적 불변량은 물질의 전자 상태를 구별하고 그 물리적 성질을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예를 들어 정수 양자 홀 효과에서는 홀 전도도가 정수에 비례하는 값으로 양자화된다. 에너지띠 이론에서 이 정수는 점유된 에너지띠의 위상적 구조를 나타내는 천 수(영어: Chern number)와 연결된다. 점유된 상태와 비어 있는 상태 사이의 에너지 틈을 유지하면서 계를 연속적으로 변화시키면 이 불변량은 변하지 않는다. 이는 계의 세부적인 조건이 달라져도 양자화된 전도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현상을 설명한다.[45]
위상절연체는 내부에는 에너지 틈이 있지만 가장자리나 표면에는 전도 상태가 존재하는 물질이다. 이러한 경계 상태는 내부 전자 상태의 위상적 성질과 연결되며, 필요한 대칭과 내부의 에너지 틈이 유지되는 변화에 대해 보호될 수 있다. 여기서 위상수학으로 분석하는 대상은 물질의 외형이 아니라 전자 상태와 에너지띠의 구조이다.[46]
데이터 분석과 운동 계획
[편집]위상적 데이터 분석(영어: topological data analysis)에서는 자료로부터 구성한 공간의 연결 성분과 고리 등의 구조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거리 기준에 따라 자료점들을 선분·삼각형 등으로 연결하여 단체 복합체를 만들고, 거리 기준을 변화시키면서 복합체의 호몰로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조사한다.[47] 지속 호몰로지(영어: persistent homology)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위상적 특징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과정을 추적한다. 유한한 자료에서 얻은 복합체들을 하나의 매개변수에 따라 분석하고 체 계수의 호몰로지를 사용하면, 위상적 특징이 유지되는 구간들을 바코드(영어: barcode)라고 부르는 형태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통해 하나의 거리 기준에서 얻은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척도에 걸쳐 자료의 구조를 비교할 수 있다.[48]
로봇공학에서는 로봇의 가능한 위치·자세·관절 배치를 하나의 배위 공간의 점들로 표현한다. 장애물이나 로봇 자체와 충돌하는 배치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운동 계획 문제는 남은 공간 안에서 시작 배치와 목표 배치를 잇는 연속적인 경로를 찾는 문제로 바뀐다.[49] 또한 시작점과 끝점을 고정한 채 한 경로를 다른 경로로 연속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지를 호모토피로 구별할 수 있다. 이처럼 배위 공간의 연결 구조와 경로의 위상적 성질은 장애물을 피하는 운동을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50]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 Gardner, 18절 강의록, 2–5쪽.
- ↑ Gardner, 18절 강의록, 4쪽.
- ↑ Hatcher (2002), 0장, 1–4쪽; 1장 도입, 21쪽; 2장 도입, 97–100쪽.
- ↑ Hatcher, 〈A List of Recommended Books in Topology〉, I–V절.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1절.
- ↑ Gardner, 18절 강의록, 1쪽, 4쪽.
- ↑ Gardner, 12절 강의록, 1–2쪽.
- ↑ Gardner, 18절 강의록, 1–2쪽.
- ↑ Gardner, 18절 강의록, 4–5쪽.
- ↑ Hatcher (2002), 0장, 2–3쪽.
- ↑ Hatcher (2002), 0장, 3–4쪽.
- ↑ Hatcher (2002), 0장, 3–4쪽. Gardner, 51절 강의록, 예 51.1, 4쪽.
- ↑ Gardner, 23절 강의록, 1쪽, 정리 23.5, 3쪽.
- ↑ Gardner, 26절 강의록, 3–4쪽, 정리 26.5, 6쪽; 27절 강의록, 따름정리 27.2, 1쪽.
- ↑ Hatcher (2002), 1.1절, 25–27쪽.
- ↑ Hatcher (2002), 1.1절, 정리 1.7, 29–30쪽.
- ↑ Hatcher (2002), 2.1절, 108–109쪽, 따름정리 2.11, 111쪽.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4.3절, 정리 9와 그 뒤의 설명.
- ↑ Hatcher (2002), 2.2절, 정리 2.44, 146–147쪽.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3.2절, 가향의 설명과 정리 3.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4.6절, 분류 정리 앞의 예.
- ↑ Gardner, 2–4장.
- ↑ Gardner, 34절 강의록, 1–2쪽.
- ↑ Hatcher (2002), 1장 도입, 21쪽; 2.1절, 110–111쪽; 3장 도입, 185–186쪽.
- ↑ Hatcher (2002), 2.1절, 110–111쪽, 정리 2.10.
- ↑ Gardner, 36절 강의록, 1쪽.
- ↑ Hatcher, 〈A List of Recommended Books in Topology〉, III–IV절.
- ↑ Rolfsen (2003), 1.A절, 2–3쪽.
- ↑ Milnor (1965), 1절, 1–2쪽.
- ↑ Milnor (1965), 1절, 2–7쪽; 6절, 32–35쪽.
- 1 2 Hatcher (2002), 2.B절, 명제 2B.1과 그 뒤의 설명, 169쪽.
- ↑ Hatcher (2002), 2.1절, 정리 2.26, 126쪽.
- 1 2 Hatcher (2002), 2.1절, 따름정리 2.15, 114–115쪽.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4.6절, 정리 14.
- ↑ Putman, 〈A quick proof of the classification of surfaces〉, 정리 1과 그 증명, 1–2쪽.
-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4.5.2절, 정리 12; 4.6절, 정리 14.
- ↑ Milnor, 〈The Poincaré Conjecture〉, 1절, 1쪽.
- ↑ Clay Mathematics Institute, 〈Poincaré Conjecture〉, 개요.
- ↑ O'Connor·Robertson (1996), 오일러의 다리 문제와 다면체 공식에 관한 설명.
- ↑ O'Connor·Robertson (1996), 리스팅과 리만의 연구에 관한 설명.
- ↑ Siersma (2012), 196–198쪽.
- ↑ Moore (2007), 2절의 각주 1, 334쪽; 4절, 340–341쪽.
- ↑ Moore (2007), 1–2절, 333–334쪽; 3절, 340쪽.
- ↑ Milnor (1956), 서론, 399쪽.
- ↑ Hasan·Kane (2010), II.A절, II.B.1절.
- ↑ Hasan·Kane (2010), I절, II.B.3절, II.C절.
- ↑ Ghrist (2008), 1.1–1.4절.
- ↑ Ghrist (2008), 2.1–2.3절.
- ↑ LaValle (2006), 4장, 4.3.1절, 156–158쪽.
- ↑ LaValle (2006), 4장, 4.1.3절, 139–142쪽.
참고 문헌
[편집]- Gardner, Robert. 《Introduction to Topology Class Notes》 (영어). East Tennessee State University. 각주의 쪽수는 각 절의 개별 강의록에 표시된 쪽수를 따른다.
- Hatcher, Allen (2002). 《Algebraic Topology》 (PDF) (영어).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978-0-521-79540-1.
- Hatcher, Allen. “A List of Recommended Books in Topology” (PDF) (영어). 《Cornell University》.
- The Open University. “Surfaces” (영어). 《OpenLearn》.
- Rolfsen, Dale (2003). 《Knots and Links》 (PDF) (영어). 1976년 초판의 수정 재판. AMS Chelsea Publishing 346. Providence, Rhode Island: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ISBN 0-8218-3436-3.
- Milnor, John W. (1965). 《Topology from the Differentiable Viewpoint》 (PDF) (영어). Charlottesville: The University Press of Virginia.
- Putman, Andrew. “A quick proof of the classification of surfaces” (PDF) (영어). 《University of Notre Dame》.
- Milnor, John. “The Poincaré Conjecture” (PDF) (영어). 《Clay Mathematics Institute》.
- Clay Mathematics Institute. “Poincaré Conjecture” (영어). 《Clay Mathematics Institute》.
- O'Connor, John J.; Robertson, Edmund F. (1996년 5월). “A history of Topology” (영어). 《MacTutor History of Mathematics Archive》. University of St Andrews.
- Siersma, Dirk (2012). “Poincaré and Analysis Situs, the beginning of algebraic topology” (PDF) (영어). 제5시리즈. 《Nieuw Archief voor Wiskunde》 13 (3): 196–200.
- Moore, Gregory H. (2007). “The evolution of the concept of homeomorphism” (PDF) (영어). 《Historia Mathematica》 34 (3): 333–343. doi:10.1016/j.hm.2006.07.006.
- Milnor, John (1956). “On Manifolds Homeomorphic to the 7-Sphere” (PDF) (영어). 《Annals of Mathematics》 64 (2): 399–405.
- Hasan, M. Z.; Kane, C. L. (2010). “Colloquium: Topological insulators” (영어). 《Reviews of Modern Physics》 82: 3045–3067. doi:10.1103/RevModPhys.82.3045.
- Ghrist, Robert (2008). “Barcodes: The persistent topology of data” (PDF) (영어). 《Bulletin of the American Mathematical Society》 45 (1): 61–75. doi:10.1090/S0273-0979-07-01191-3.
- LaValle, Steven M. (2006). 《Planning Algorithms》 (영어). Cambridge University Press.
외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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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 A List of Recommended Books in Topology — Allen Hatcher의 분야별 위상수학 참고 문헌 안내
- (영어) Surfaces — Open University의 곡면과 위상수학 입문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