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 (불교)
정진(精進, 산스크리트어: vīrya, 팔리어: viriya, 영어: diligence, energy, perseverance, enthusiasm, sustained effort) · 근(勤) 또는 노력(努力)은 설일체유부의 5위 75법에서 심소법(心所法: 46가지) 중 대선지법(大善地法: 10가지) 가운데 하나이며, 유식유가행파와 법상종의 5위 100법에서 심소법(心所法: 51가지) 중 선심소(善心所: 11가지) 가운데 하나이다. 음역하여 비리야(毘梨耶)라고도 한다.
설일체유부에 따르면, 정진(精進) 또는 근(勤)은 용한(勇悍: 날래고 사나움[1], 용맹스럽고 힘참[2][3], 즉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으로 하여금 용맹스럽고 힘차게 노력하게 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마음작용이다. 즉, 악을 끊고 선을 닦는 데 있어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을 용맹하게 하여 어려움에 굴하지 않고 계속하여 노력하게 하는 마음작용이다.[4][5][6]
용한(勇悍)은 일반 사전적인 의미는 '날래고[勇] 사나움[悍]'인데, 불교 용어로서는 이 일반 사전적인 의미를 포함하며 또한 '용감하고 모짐, 결단력[勇]이 있고 인내[悍]함, 모질게 노력함'의 뜻이 있다. 간단히 말하면, 용한(勇悍)은 결단과 인내(determination and perseverance)를 뜻한다.[7][8][9][10][11]
설일체유부의 중현(衆賢)은 《아비달마장현종론(阿毘達磨藏顯宗論)》에서, 정진은 이미 생겨난 온갖 공덕(功德, 산스크리트어: guna)은 수호하고 과실(過失)은 내버리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온갖 공덕(功德)은 생겨나게 하고 과실(過失)은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으로서,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의 타락됨이 없는 것[無墮性]을 본질로 한다고 하였다. 즉 정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6식 또는 8식, 즉 심왕, 즉 심법)은 참다운 이치에 따라 지어지는 일, 즉 선법(善法)의 공부(工夫)로 견고히 나아가 멈추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4]
5정진
[편집]5정진(五精進)은 무착의 《대승아비달마집론》, 안혜의 《대승아비달마잡집론》, 호법 등의 《성유식론》 등에 나오는, 정진(精進) 또는 근(勤)의 5단계의 차별인 피갑(被甲) · 가행(加行) · 무하(無下) · 무퇴(無退) · 무족(無足)을 말한다.[12][13][14][15]
안혜의 《대승광오온론》에서는 피갑(被甲) · 가행(加行) · 무겁약(無怯弱) · 불퇴전(不退轉) · 무희족(無喜足)이라 명명하고 있다.[16][17]
무착의 《현양성교론》에 따르면, 불교 경전에서는 유세(有勢) · 유근(有勤) · 유용(有勇) · 견맹(堅猛) · 불사선액(不捨善軛)이라 명명하고 있다.[18][19]
《대승아비달마집론》, 《대승아비달마잡집론》, 《대승광오온론》, 《성유식론》에서는 모두 5정진을 선심소에 속한 마음작용인 정진(精進) 또는 근(勤)의 마음작용의 단계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12][13][15][16][17]
제1단계인 피갑(被甲)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갑옷을 입음'이다. 불교 경전에서의 유세(有勢: 힘이 있음, 세력이 있음)에 해당하는데, 갑옷[甲]을 입고[被] 군대가 진(陣)을 친 곳에 들어갈 때 두려워하지 않고 큰 위세가 있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하는 것으로, 맹렬하고 날카롭게 즐거운 욕구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14][15]
제2단계인 가행(加行)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행을 더함'이다. 불교 경전에서의 유근(有勤: 부지런함, 책려함)에 해당하는데, 견고하고 용감한 방편(方便)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마음(8식, 즉 심왕, 즉 심법)을 견고하게 해서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것을 뜻한다.[14][15]
제3단계인 무하(無下)는 무겁약(無怯弱)이라고도 하는데 두 낱말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각각 '낮추지 않음'과 '겁을 내거나 마음을 약하게 하지 않음'이다. 불교 경전에서의 유용(有勇: 용감함)에 해당하는데, 증득해야 할 선법(善法)에 대해 스스로를 경멸하지 않고, 그 선법(善法)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14][15]
제4단계인 무퇴(無退)는 불퇴전(不退轉)이라고도 하는데, 두 낱말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모두 '물러나지 않음'이다. 불교 경전에서의 견용(堅猛: 견고하고 용맹스러움)에 해당하는데, 추위나 배고픔 등의 고통을 능히 인내로써 받아들이고, 열등한 선(善) 또는 선법(善法)에 대해서 혐오(嫌惡)나 만족함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음 단계의 뛰어난 공덕 등을 기쁘게 구하는 것을 말한다.[14][15]
제5단계인 무족(無足)는 무희족(無喜足)이라고도 하는데, 두 낱말의 문자 그대로의 뜻은 각각 '만족하지 않음'과 '기뻐하며 만족하지 않음' 또는 '그만 그치지 않음'과 '기뻐하여 그만 그치지 않음'이다. 불교 경전에서 소[牛]에게 멍에를 씌움으로써 소로 하여금 도망가지 않고 능히 나아가게 하는 것과 같이 수행자에게 멍에를 지워 선법(善法)에서 벗어나지 않고 열반에 나아가게 한다는 뜻의 불사선액(不捨善軛: 선의 멍에를 버리지 않음)에 해당하는데, 이전의 무퇴(無退) 또는 불퇴전(不退轉)의 노력과 성취에 안주하여 정체되지 않고 4성제를 관찰하는 수행인 제관(諦觀) 등의 보다 뛰어난 도(道)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14][15]
같이 보기
[편집]참고 문헌
[편집]- 권오민 (2003). 《아비달마불교》. 민족사.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955(27-453), T.1558(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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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운허. 동국역경원 편집, 편집. 《불교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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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김묘주 번역 (K.614, T.1585). 《성유식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4(17-510), T.158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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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황욱 (1999). 《무착[Asaṅga]의 유식학설 연구》. 동국대학원 불교학과 박사학위논문.
- (영어) Guenther, Herbert V. & Leslie S. Kawamura (1975). 《Mind in Buddhist Psychology: A Translation of Ye-shes rgyal-mtshan's "The Necklace of Clear Understanding"》 Kile판. Dharma Publishing.
- (중국어)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毘達磨集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5,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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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星雲. 《佛光大辭典(불광대사전)》 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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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세친 조, 현장 한역 (T.1558).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대정신수대장경. T29, No. 1558,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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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세친 조, 현장 한역 (T.1612).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12,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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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 (중국어)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T.1585). 《성유식론(成唯識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585,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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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외부 링크가 있음 (도움말)
각주
[편집]- ↑ "勇悍", 《네이버 한자사전》. 2013년 2월 14일에 확인.
T31n1612_p0848c28
"勇悍(용한): 날래고 사나움 " - ↑ 세친 조, 현장 한역 (T.1612). 《대승오온론(大乘五蘊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12, CBETA.
云何精進。謂懈怠對治。心於善品勇悍為性。 -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송성수 번역 (K.618, T.1612). 《대승오온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8(17-637), T.1612(31-848).
어떤 것이 정진(精進)인가. 이는 게으름을 대치하는 것이니, 마음이 선품(善品)에 대해 용맹스럽고 힘찬 것을 자성으로 삼는 것이다. - ↑ 가 나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제4권.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955(27-453), T.1558(29-1). p. 168.
근(勤)이란 이를테면 마음으로 하여금 모질게 노력하게 하는 것[勇悍]을 본질로 한다.34)
34) 이미 생겨난 온갖 공덕은 수호하고 과실은 내버리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온갖 공덕 생겨나게 하고 과실은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으로서, 마음의 타락됨이 없는 성질[無墮性]을 일컬어 근(勤)이라고 한다. 즉 이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마음은 참다운 이치에 따라 지어지는 일로 견고히 나아가 멈추지 않는 것이다.(『현종론』 권제5, 한글대장경200, p. 134) 참고로 『순정리론』 권제11(대정장29, p. 391,중)과『현종론』권제5( 상동)에서는 열 가지 대선지법에 흔(欣)과 염(厭)을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대 선지법에는 '흔'과 '염'도 사실상 포함되어야 할 것이지만, 이 두 가지는 상위되는 것이어서 한 찰나 마음에 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배제한다고 논의하고 있다. 여기서 '염'이란 유전의 생사를 염오(厭惡)하게 하는 의식 작용이며, '흔'은 환멸의 열반을 흔락(欣樂)하는 의식작용이다 - ↑ "勤(근)" , 운허. 《불교사전》:
勤(근)
【범】 vīrya 75법(法)의 하나. 백법(百法)의 하나. 심소(心所)의 이름. 비리야(毘梨耶)라 음역. 정진이라고도 함. 악을 끊고 선을 닦는 데 마음을 용맹케 하는 정신 작용. - ↑ "勤" , 星雲. 《佛光大辭典》(불광대사전) 3판:
勤
梵語 vīrya。音譯作毘梨耶。又作精進。即修善斷惡,致力於善事之勇猛心。為「懈怠」之相反詞。係心所(心之作用)之名。俱舍七十五法之一,唯識百法之一。俱舍宗認為勤為一切善心生起時必隨起之心所(大善地法)之一,唯識宗亦謂為善心所之一。〔俱舍論卷四、成唯識論卷六、入阿毘達磨論卷上、順正理論卷十一〕p6791 - ↑ "勇悍", 《네이버 한자사전》. 2013년 3월 26일에 확인.
"勇悍(용한): 날래고 사나움
勇 날랠 용
1. 날래다 2. 용감하다(勇敢-) 3. 과감하다(果敢--) 4. 결단력(決斷力)이 있다 5. 강하다(強-) 6. 용기(勇氣)가 있다 7. 다툼 8. 용사(勇士), 병사(兵士)
悍 사나울 한
1. 사납다, 억세고 모질다 2. 세차다, 빠르다 3. 날래다 4. 성급하다(性急--) 5. 날카롭다 6. (눈을)부릅뜨다" - ↑ 세친 조, 현장 한역 (T.1558). 《아비달마구사론(阿毘達磨俱舍論)》 제4권. 대정신수대장경. T29, No. 1558, CBETA.
T29n1558_p0019c06 - T29n1558_p0019c07
怠謂懈怠心不勇悍。是前所說勤所對治。 - ↑ 세친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5, T.1558). 《아비달마구사론》 제4권.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955(27-453), T.1558(29-1).
태(怠)란 이를테면 해태(懈怠)로서, 마음이 모질게 노력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로 앞에서 설한 근(勤)에 의해 대치되는 법이다.36)
36) 선한 일에 있어서는 뛰어난 능력을 없애거나 감소시키고, 악한 일에 있어서는 날쌘 사나움을 따라 성취시키는 무명의 등류(等流)를 일컬어 해태라고 한다. 이는 바로 비천하고 열등하게 노력하는 것[鄙劣勤性]으로, 비천하고 더러운 것을 닦고 익히기 때문에 해태라고 이름하는 것이다.(『현종론』 권제6,한글대장경200, p. 138) - ↑ 중현 조, 현장 한역 (T.1563). 《아비달마장현종론(阿毘達磨藏顯宗論)》 제6권. 대정신수대장경. T29, No. 1563, CBETA.
T29n1563_p0800b17 - T29n1563_p0800b19
怠謂懈怠。於善事業闕減勝能。於惡事業順成勇悍。無明等流名為懈怠。由此說為鄙劣勤性。勤習鄙穢故名懈怠。 - ↑ 중현 지음, 현장 한역, 권오민 번역 (K.957, T.1563). 《아비달마장현종론》 제6권.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957(28-1), T.1563(29-777).
태(怠)란 해태(懈怠)를 말하는 것으로, 선한 일에 대해서는 뛰어난 능력을 없애거나 감소시키지만 악한 일에 대해서는 날쌔고 재빠르게 성취하는 무명의 등류를 일컬어 해태라고 한다. 이에 따라 이것을 비천하고 저열하게 노력하는 것[鄙劣勤性]이라고 하니, 노력하고 익히는 것이 비천하고 더럽기 때문에 해태라고 이름한 것이다.4)
4) 해태란 마음이 모질게 노력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구사론』 앞의 책,p.169) - ↑ 가 나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5). 《대승아비달마집론(大乘阿毘達磨集論)》 제1권.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5, CBETA.
T31n1605_p0664b13 - T31n1605_p0664b15
何等為勤。謂心勇悍為體。或被甲或加行。或無下或無退或無足。差別成滿善品為業。 - ↑ 가 나 안혜 조, 현장 한역 (T.1606). 《대승아비달마잡집론(大乘阿毘達磨雜集論)》 제1권.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6, CBETA.
T31n1606_p0697c04 - T31n1606_p0697c08
勤者。被甲方便無下無退。無足心勇為體成滿善品為業。謂如經說。有勢有勤有勇堅猛不捨善軛。如其次第應配釋被甲心勇等諸句。滿善品者。謂能圓滿隨初所入根本靜慮。成善品者。謂即於此極善修治。 - ↑ 가 나 다 라 마 바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T.1585). 《성유식론(成唯識論)》 제6권.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585, CBETA.
T31n1585_p0030a23 - T31n1585_p0030b01
勤謂精進。於善惡品修斷事中勇悍為性。對治懈怠滿善為業。勇表勝進簡諸染法。悍表精純簡淨無記。即顯精進唯善性攝。此相差別略有五種。所謂被甲加行無下無退無足。即經所說有勢有勤有勇堅猛不捨善軛。如次應知。此五別者。謂初發心自分勝進。自分行中三品別故。 - ↑ 가 나 다 라 마 바 사 호법 등 지음, 현장 한역, 김묘주 번역 (K.614, T.1585). 《성유식론》제6권.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4(17-510), T.1585(31-1).
‘근(勤)심소’49)는 정진(精進)을 말한다. 선품을 닦고 악품을 끊는 일에 대해서 용맹스럽고 굳세게 함을 체성으로 삼는다. 게으름[懈怠]을 다스려서 착한 일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 용맹스럽다는 것은 정진하는 것을 나타내어 모든 잡염법을 가려낸다. 굳세다는 것은 지극히 순수한 것을 나타내어 청정 무구성을 가려낸다. 곧 정진은 오직 착한 성품에만 포함됨을 나타낸다. 이것의 양상의 차이는 대략 다섯 종류가 있으니 곧 맹렬함을 일으키는 것[被甲]50)ㆍ가행51)ㆍ낮추지 않음[無下]52)ㆍ물러나지 않음[無退]53)ㆍ만족하지 않음[無足]54)이다. 경전에서 말씀한, 세력이 있음[有勢] · 정진함[有勤] · 용감함[有勇]ㆍ견고하고 용맹함[堅猛] · 선의 멍에55)를 버리지 않음[不捨善軛]이니, 순차적으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다섯의 차이를 말하면 초발심 · 자분(自分) · 승진(勝進) · 자분행(自分行) 중의 세 가지 품류로서 다르기 때문이다.56)
49) 근(勤, vīrya)심소는 ‘정진’의 심리작용으로서, 용맹스럽게 선행을 닦고 악행을 끊게 한다. 해태(懈怠)심소를 다스린다.
50) 피갑(被甲)은 맹렬하고 날카롭게 즐거운 욕구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경전에는 세력이 있는 것[有勢]이라고 이름한다. 갑옷[甲]을 입고[被] 군대가 진(陣)을 친 곳에 들어갈 때 두려워하지 않고 큰 위세가 있는 것과 같음을 일컫는다.
51) 가행(加行)은 견고하고 용감한 방편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경전에는 정진하는 것[有勤]으로 이름한다. 마음을 견고하게 해서 스스로 책려(策勵)하는 것을 일컫는다.
52) 낮추지 않음[無下]은 증득해야 할 것에 대해서 스스로를 경멸하지 않고, 역시 법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경전에는 용감한 것[有勇]으로 이름한다.
53) 물러나지 않음[無退]이란 추위나 배고픔 등의 고통을 능히 인내로써 받아들이고, 열등한 선(善)에 대해서 혐오(嫌惡)나 만족함을 일으키지 않으며, 다음 단계의 뛰어난 공덕 등을 기쁘게 구하는 것을 말한다. 경전에는 견고하고 용맹한 것[堅猛]으로 이름한다.
54) 만족하지 않음[無足]은 이후에 점차 4성제를 관찰함[諦觀] 등 뛰어난 도(道)에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경전에는 선(善)의 멍에를 버리지 않는 것[不捨善軛]으로 이름한다.
55) 소[牛]에게 멍에를 씌움으로써 소로 하여금 도망가지 않고 능히 나아가게 한다. 선법(善法)도 역시 그러해서 수행자에게 멍에를 지워 선품(善品)에서 벗어나지 않고 열반에 나아가게 하므로 이렇게 표현한다.
56) 다섯 가지 중에서 맹렬함을 일으키는 것[被甲 · 有勢]은 발심이고, 나머지 넷은 수행인데, 이 수행은 다시 자분(自分)과 승진(勝進)으로 나뉜다. 자분은 가행(加行. 有勤:下品), 낮추지 않음[無下. 有勇:中品], 물러나지 않음[無退. 堅猛:上品]의 3품이고, 만족하지 않음[無足. 不捨善]은 승진에 해당된다. - ↑ 가 나 안혜 조, 지바하라 한역 (T.1613). 《대승광오온론(大乘廣五蘊論)》.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13,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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云何精進。謂懈怠對治。善品現前。勤勇為性。謂若被甲。若加行。若無怯弱。若不退轉。若無喜足。是如此義。圓滿成就。善法為業。 - ↑ 가 나 안혜 지음, 지바하라 한역, 조환기 번역 (K.619, T.1613). 《대승광오온론》.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619(17-641), T.1613(31-850).
무엇을 정진(精進)이라고 하는가?
게으름[懈怠]을 다스리고 선한 종류가 드러나 더욱 정근함을 성질로 한다. 불 · 보살의 가호를 받고, 더욱 행동에 채찍질을 하고 겁내지 않고 물러서지 않고 만족하지 않는다면, 이는 정진의 뜻을 원만하게 성취한 것이다. 선법(善法)으로 행동양식을 삼는다. - ↑ 무착 조, 현장 한역 (T.1602). 《현양성교론(顯揚聖教論)》 제1권. 대정신수대장경. T31, No. 1602, CBE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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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進者。謂心勇無惰不自輕賤為體。斷懈怠障為業。如前乃至增長精進為業。如經說起精進住有勢有勤有勇堅猛不捨善軛 - ↑ 무착 지음, 현장 한역 (K.571, T.1602). 《현양성교론》 제1권. 한글대장경 검색시스템 - 전자불전연구소 / 동국역경원. K.571(16-1), T.1602(31-480).
정진(精進)96) 심소는 마음이 용맹하여 게으름이 없으며, 스스로 가볍고 천하게 하지 않음을 체성으로 삼는다. 해태(懈怠)의 장애를 끊음을 업으로 삼고, 앞에서와 같이 나아가서 정진을 증장함을 업으로 삼는다. 경전에서 “정진을 일으켜서 힘이 있음 · 부지런함 · 용감함 · 견고하고 용맹스러움에 머물러서 선(善)의 멍에를97) 버리지 않는다”고 말한 바와 같다.
96) 정진(精進, vīrya) 심소는 ‘정진’의 능력으로서 근(勤)이라고도 하며 부른다. 용맹스럽게 선행을 닦고 악행을 끊게 하는 심리작용이다. 해태(懈怠) 심소를 다스린다.
97) 소[牛]에게 멍에를 씌움으로써 소로 하여금 도망가지 않고 나아가며 충실히 일하게 한다. 선법(善法)도 역시 그러해서 수행자에게 멍에를 씌워 선품(善品)에서 벗어나지 않고 열반에 나아가게 하므로 이렇게 표현한다. 선행은 비록 실천하기 어렵지만 수행자는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감당해나가야 하는 것임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