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론에서 올범주(-範疇, 미국 영어: fibered category, 영국 영어: fibred category, 프랑스어: catégorie fibrée) 또는 그로텐디크 올뭉치(영어: Grothendieck fibration)는 어떤 유일 올림 성질을 만족시켜서 올뭉치와 같은 성질을 보이는 함자이다.[1] 내림 데이터나 스택을 정의할 때 쓰인다.
올범주의 개념은 두 가지로 정의될 수 있다.
- 한 정의는 보다 개념적으로 명확하며, 준층의 정의의 직접적 일반화이다. 그러나 이는 올범주의 개념을 응용하기에 불필요한 추가 데이터(“쪼갬”)를 담고 있다.
- 다른 정의는 보다 기술적으로 용이하며, 불필요한 데이터를 담고 있지 않지만, 개념적으로 명확하지 않다.
이 두 정의 사이의 차이는 “쪼갬”이라는 데이터에 해당한다. 즉, 둘째 정의에 쪼갬의 데이터를 추가하면, 이는 첫째 정의와 동치이다.
위상 공간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위의 쪼갬을 갖춘 올범주 는 다음과 같은 데이터로 주어진다.
- 의 각 열린집합 에 대하여, 범주
- 두 열린집합 에 대하여, 함자 . 이를 제한 함자(영어: restriction functor)라고 한다.
- 세 열린집합 에 대하여, 함자 와 사이의 자연 동형
이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 임의의 네 열린집합 에 대하여,
보다 일반적으로, 임의의 범주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위의 쪼갬을 갖춘 올범주는 다음과 같은 데이터로 주어진다.
- 의 대상 에 대하여, 범주
- 두 대상 사이의 사상 에 대하여, 함자 . 이를 제한 함자(영어: restriction functor)라고 한다.
- 두 사상 에 대하여, 함자 와 사이의 자연 동형
이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 임의의 세 사상 에 대하여,
함자 가 주어졌다고 하자. 의 사상 가 다음 보편 성질을 만족시킨다면, 를 데카르트 사상(Descartes寫像, 영어: Cartesian morphism, 프랑스어: morphisme cartésien)이라고 한다.
- 임의의
- 사상
- 에 대하여, 만약 라면, 이며 인 사상 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함자 가 다음 조건을 만족시킨다면, 올범주(영어: fibered category)라고 한다.
- 대상 및 속의 임의의 사상 에 대하여, 이며 인 대상 및 데카르트 사상 가 존재한다.
이 경우, 를 의 에서의 데카르트 올림(영어: Cartesian lift)이라고 한다. 데카르트 올림은 보편 성질에 의하여 정의되므로, 이들은 만약 존재한다면 유일한 동형 사상 아래 유일하다.
올범주의 쪼갬(영어: cleavage, 프랑스어: clivage)은 각 에 대하여 한 올림을 고르되, 만약 가 항등 사상일 때 항등 사상을 고른 것이다. 이는 선택 공리에 대하여 항상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의 각 사상 에 대하여 함자 가 정의된다.
올범주 의, 대상 위의 올(미국 영어: fiber, 영국 영어: fibre, 프랑스어: fibre) 은 의 원상과 그 사이의 사상들로 구성된, 의 부분 범주이다.
같은 밑범주를 갖는 두 올범주 , 사이의 사상은 다음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함자 이다.
- 조각 범주 의 사상이다. 즉, 다음과 같은 함자 가환 그림이 성립한다.
- 데카르트 사상의 상은 항상 데카르트 사상이다.
위의 (작은) 올범주와 올범주 사상의 범주를 라고 한다.
두 올범주의 합성은 역시 올범주를 이룬다.
작은 범주의 범주 에서, 다음과 같은 당김이 주어졌다고 하자.
만약 가 올범주라면 역시 올범주이다. 즉, 올범주성은 당김에 대하여 안정적이다.
올범주 에서, 만약 위에 분해계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다음을 정의하자.
- 은 의 사상 가운데, 에 대한 상이 에 속하는 것들의 모임이다.
- 은 의 데카르트 사상 가운데, 에 대한 상이 에 속하는 것들의 모임이다.
그렇다면, 은 위의 분해계를 이룬다. 특히, 가 동형 사상의 모임이며, 이 모든 사상의 모임이라고 하자. 이는 자명하게 분해계를 이루며, 이 경우 은 모든 데카르트 사상의 모임이며 은 동형 사상의 원상의 모임이다. 따라서 (동형 사상의 원상, 데카르트 사상)은 올범주의 분해계를 이룬다.
모든 올이 준군을 이루는 올범주를 준군 올범주(準群-範疇, 미국 영어: category fibered in groupoids, 영국 영어: category fibred in groupoids, 프랑스어: catégorie fibrée en groupoïdes)라고 한다. 모든 올이 이산 범주(즉, 항등 사상 밖의 사상을 갖지 않는 범주)인 올범주를 이산 올범주(영어: discretely fibred category)라고 한다.
두 범주 , 가 주어졌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곱범주 에서 (또는 )로 사영하는 함자
는 올범주를 이룬다.
범주 속의 대상 에 대한 조각 범주 를 생각하자. 그렇다면, 사상을 그 정의역으로 대응시키는 망각 함자
는 이산 올범주를 이룬다. 대상 위의 올은 사상 모임 (이산 범주) 이다.
이는 사실 표현 가능 준층
에 그로텐디크 구성을 가한 것이다.
범주 가 모든 당김을 갖는다고 하자. 그렇다면, 의 화살표 범주 를 생각하자. 사상을 그 공역으로 대응시키는 함자
를 생각하자. 이는 올범주를 이루며,[1]:Example 3.15 사상 의, ()에서의 올림은 다음과 같은 (에서 로 가는 의 사상으로 간주한) 당김이다.
작은 범주의 범주 로 가는 함자
가 주어졌을 때, 위의 그로텐디크 구성(영어: Grothendieck construction)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 의 대상 은 의 대상 와 의 대상 의 순서쌍이다.
- 의 사상 은 의 사상 과 의 사상 의 순서쌍이다.
그렇다면, 는 위의 올범주를 이룬다. 위의 올은 작은 범주 이다.
범주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 의 대상 은 가환환 와 그 위의 가군 의 순서쌍이다.
- 의 사상 은 환 준동형 과 -가군 준동형 의 순서쌍이다.
그렇다면, 는 가환환 범주 위의 올범주를 이룬다. 가환환 위의 올은 -가군들의 범주 이다.
이는 가환환을 가군 아벨 범주로 대응시키는 함자
에 대한 그로텐디크 구성이다. 즉, 이 올범주의 올은 이다.
범주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 의 대상 는 스킴 와 그 위의 준연접층 의 순서쌍이다.
- 의 사상 는 스킴 사상 과 층 사상 의 순서쌍이다.
그렇다면, 스킴의 범주로 가는 망각 함자 는 올범주를 이룬다.[1]:53–55, §3.2.1 이는 스킴을 준연접층 아벨 범주로 대응시키는 함자
에 대한 그로텐디크 구성이다. 이 경우, 임의의 두 스킴 사상 에 대하여, 자연 동형
이 존재한다.
(만약 위에 fpqc 위상을 부여한다면, 이는 스택을 이룬다.)
모든 집합은 작은 이산 범주(모든 사상이 항등 사상인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집합의 범주 로 가는 함자
가 주어졌을 때, 위의 원소 범주(영어: category of elements) 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자.
- 의 대상 은 의 대상 와 의 원소 의 순서쌍이다.
- 의 사상 은 을 만족시키는 의 사상 이다.
그렇다면, 는 위의 이산 올범주를 이룬다. 위의 올은 (이산 범주로 간주한) 집합 이다.
원소 범주 구성은 함자 의 치역이 모두 작은 이산 범주일 때의, 그로텐디크 구성의 특수한 경우이다.
모든 부분 순서 집합은 작은 얇은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모든 당김을 갖는 작은 범주 에 대하여, 부분 순서 집합의 범주 로 가는 다음과 같은 함자를 생각하자.
여기서 는 의 부분 대상들의 부분 순서 집합이며, 은 단사 사상의 당김이다 (단사 사상은 당김에 의하여 보존된다). 이에 대하여 그로텐디크 구성을 가할 수 있으며, 이를 부분 대상 올범주 라고 한다. 구체적으로, 이는 다음과 같다.
- 의 대상 은 의 대상 와 그 부분 대상 의 순서쌍이다.
- 의 사상 은 을 만족시키는 -사상 이다.
이는 위의 올범주를 이루며, 위의 올은 이다.
모든 위상 함자는 정의에 따라 올범주를 이룬다. 이 개념은 사상을 "원천"이라는 도형으로 일반화하여 얻으며, 이 경우 데카르트 사상은 "시작 원천"이라는 개념으로 일반화된다.
올다발의 범주 을 생각하자. 그 대상은 올다발 이며, 그 사상은 다발 사상
이다. 이 경우, 밑공간으로 가는 망각 함자
는 올범주이다. 위상 공간 위의 올은 위의 올다발과, 밑공간에 대하여 항등 함수인 올다발 사상의 범주 이다.
이 함자의 쪼갬은 사상 에 대하여 올다발의 당김 함자 를 고르는 것에 대응한다.
마찬가지로, 벡터 다발의 범주 역시 위상 공간의 범주 위의 올범주
를 이룬다.
모든 위상 공간의 범주 대신, 한 위상 공간 의 열린집합들의 범주 를 생각하자. 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의 열린집합에 정의된 올다발 또는 벡터 다발의 범주의 망각 함자
역시 올범주를 이룬다.
(이 함자에서, 밑범주를 위상 공간의 범주 또는 주어진 위상 공간의 열린집합의 범주 대신 다양체의 범주로 잡으면, 이는 더 이상 올범주가 아니다. 이는 다양체의 범주에서는 올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범주 가 다음과 같다고 하자.
- 그 대상은 순서쌍 이다. 여기서 는 위상 공간이며 는 그 위의 (집합 값의) 층이다.
- 그 사상 은 연속 함수 와 층 사상 로 주어진다. 만약 층을 에탈레 공간으로 생각할 경우, 이는 다음과 같은 가환 그림에 해당한다.
즉, 에탈레 공간 구성에 따라서 는 화살표 범주 의 부분 범주로 여길 수 있다.
그렇다면, 위상 공간으로 가는 망각 함자는 올범주를 이룬다. 이 경우 위상 공간 위의 올은 위의 층들의 범주 이다.
마찬가지로, 임의의 위상 공간 에 대하여, 그 열린집합의 범주 및 열린집합에 정의된 층의 범주 를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망각 함자 역시 올범주이다.
위 정의에서, 집합 값의 층 대신 군이나 아벨 군이나 환이나 가환환 (또는 일반적으로 대수 구조 다양체) 값의 층을 사용하여도 마찬가지다.
올범주는 《마리 숲 대수기하학 세미나》 1권 (SGA1) 6장[2]:164–165, Définition 6.1에서 도입되었다. 원래 SGA1에서는 "데카르트 사상"을 위의 정의보다 더 약하게 정의하였지만,[2]:161, Définition 5.1 이후 더 강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정의가 더 널리 쓰이게 되었다. (올범주의 정의는 데카르트 사상의 두 정의에 상관없이 동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