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동 이론 (양자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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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에서, 섭동 이론(perturbation theory, 攝動理論) 또는 미동 이론(微動理論)이란 해밀토니언에 작은 항이 더해졌을 때 그 에너지 준위 등이 바뀌는 정도를 다루는 이론이다. 해밀토니언이 직접 풀기에 너무 복잡할 때 사용한다.

도입[편집]

대부분의 해밀토니언은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그 해석적인 해를 구하기 매우 어렵다. 섭동 이론의 목표는 복잡한 해밀토니언을 이미 풀린 단순한 해밀토니언에 비교해, 이미 알려진 해로부터 복잡한 해밀토니언의 에너지 준위와 에너지 고유 상태를 계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해밀토니언H로 주어졌다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만약 이 해밀토니언의 일부분 H0에 대한 완비적인 파동함수를 알고, 이 둘의 차이가 작다면 이 둘의 차이에 대한 해밀토니언 λH1이 H0를 살짝 건드려(섭동하여)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보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H0를 해밀토니언의 비섭동항(非攝動項, unperturbed term), H1섭동항(攝動項, perturbing term)이라 한다.

간단히 다시 말하면, 해밀토니언 H가 다음과 같이 주어져 있고,

H = H_0 + \lambda H_1 \;, \quad |\lambda| \ll 1

H0에 대한 완비적인 파동함수를 알 때, H에 대한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근사적으로 구하는 것이 섭동 이론이다.

섭동 이론에는 슈뢰딩거 방정식이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 경우와 시간에 의존하는 경우 두 종류가 있는 것처럼, 크게 시간 무관 섭동 이론(time-independent perturbation theory)와 시간 의존 섭동 이론(time-dependent perturbation theory)으로 나뉜다.

시간 무관 섭동 이론 (레일리-슈뢰딩거 섭동 이론)[편집]

시간 무관 섭동 이론은 H_0H_1 둘 다 (슈뢰딩거 묘사에서) 시간에 따라 바뀌지 않는 경우다. 존 윌리엄 스트럿 레일리가 고전역학에서 다룬 섭동 이론[1]을 바탕으로 에르빈 슈뢰딩거가 1926년에 도입하였다.[2] 이 때문에 레일리-슈뢰딩거 섭동 이론(Rayleigh–Schrödinger perturbation theory)라고도 불린다.

비섭동 해밀토니언 H0의 에너지 고유 상태를 |\psi_n^{(0)}\rangle, 이에 대응되는 에너지 준위E_n^{(0)}이라고 부르자.

H_0 | \psi_n^{(0)} \rangle  = E_n^{(0)} | \psi_n^{(0)} \rangle .

이 비섭동 고유 기저는 정규화되어 있다고 하자. 즉, 식으로 다음과 같다.

\langle\psi_m^{(0)}|\psi_n^{(0)}\rangle=\delta_{mn}.

여기서 \delta_{mn}크로네커 델타이다.

시간 무관 섭동 이론의 목표는 해밀토니언에 섭동항 \lambda H_1을 더했을 때, 섭동된 해밀토니언 H=H_0+\lambda H_1의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lambda)\rangle와 에너지 준위 E_n(\lambda)을 구하는 것이다. 즉, 다음 식을 풀어야 한다.

\left( H_0 +\lambda H_1 \right) | \psi_n \rangle  = E_n | \psi_n \rangle

비섭동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0)}\rangle힐베르트 공간완비 기저를 이루므로, 섭동된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rangle를 비섭동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0)}\rangle선형결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 \psi_n(\lambda)\rangle = \sum_k| \psi_k^{(0)} \rangle\langle\psi_k^{(0)}|\psi_n(\lambda)\rangle.

상태 벡터는 임의의 상수를 곱해도 같은 상태를 나타내므로, 편의상 \langle\psi_k^{(0)}|\psi_n(\lambda)\rangle=1로 놓는다. (이렇게 하면 일반적으로 \langle\psi_n|\psi_n\rangle\ne1이 된다. 필요하면 섭동 이론 계산을 끝내고 다시 정규화할 수 있다.)

물론, 섭동항이 사라지면 (\lambda=0) 당연히 |\psi_n\rangle=|\psi_n^{(0)}\rangle이고, E_n=E_0^{(0)}이 된다.

섭동항이 매우 작다고 가정하면 (\lambda\ll1), 섭동된 에너지 준위 E_n(\lambda)과 섭동된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lambda)\rangle\lambda에 대한 테일러 급수로 전개할 수 있다.

E_n(\lambda) = \sum_{i=0}^\infty \lambda^i E_n^{(i)} = E_n^{(0)} + \lambda E_{n}^{(1)} + \lambda^2 E_{n}^{(2)} +  \cdots
|\psi_n(\lambda)\rangle = \sum_{i=0}^\infty \lambda^i|\psi_n^{(i)}\rangle = |\psi_n^{(0)}\rangle+\lambda|\psi_n^{(1)}\rangle +\lambda^2|\psi_n^{(2)}\rangle +  \cdots.

여기서 |\psi_n^{(i)}\rangleE_n^{(i)}는 구하고자 하는 테일러 계수이다. 이미 앞에서 \langle\psi_n^{(0)}|\psi_n\rangle=1로 놓았으므로, 다음이 성립한다.

\langle\psi_n^{(0)}|\psi_n^{(i)}\rangle=0 (i>0).

이 테일러 급수 전개를 섭동된 시간 무관 슈뢰딩거 방정식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는다.

( H_0+\lambda H_1)\sum_{i=0}^\infty \lambda^i|\psi_n^{(i)}\rangle=\left( \sum_{i=0}^\infty \lambda^i E_n^{(i)} \right)\sum_{i=0}^\infty \lambda^i|\psi_n^{(i)}\rangle.

양변을 임의의 i에 대하여 \lambda^i의 계수끼리 비교하면 다음과 같은 식들을 얻는다.

H_0|\psi_n^{(0)}\rangle=E_n^{(0)}|\psi_n^{(0)}\rangle
H_0|\psi_n^{(1)}\rangle+H_1|\psi_n^{(0)}\rangle=E_n^{(0)}|\psi_n^{(1)}\rangle+E_n^{(1)}|\psi_n^{(0)}\rangle
H_0|\psi_n^{(2)}\rangle+H_1|\psi_n^{(1)}\rangle=E_n^{(0)}|\psi_n^{(2)}\rangle+E_n^{(1)}|\psi_n^{(1)}\rangle+E_n^{(2)}|\psi_n^{(0)}\rangle
H_0|\psi_n^{(i)}\rangle+H_1|\psi_n^{(i-1)}\rangle=E_n^{(0)}|\psi_n^{(i)}\rangle+E_n^{(1)}|\psi_n^{(i-1)}\rangle+\cdots+E_n^{(i-1)}|\psi_n^{(1)}\rangle+E_n^{(i)}|\psi_n^{(0)}\rangle.

섭동된 에너지 준위 E_n^{(i)}를 구하려면, 양변에 \langle\psi_n^{(0)}|을 곱해 보자. 그러면 다음을 얻는다.

\langle\psi_n^{(0)}|H_1|\psi_n^{(0)}\rangle=E_n^{(1)}
\langle\psi_n^{(0)}|H_1|\psi_n^{(1)}\rangle=E_n^{(2)}
\langle\psi_n^{(0)}|H_1|\psi_n^{(i-1)}\rangle=E_n^{(i)}.

따라서 |\psi_n^{(i-1)}\rangle을 안다면 E_n^{(i)}를 구할 수 있다.

섭동된 에너지 고유 상태 |\psi_n^{(i)}\rangle를 구하려면, 다음과 같은 연산자를 생각해 보자.

P_n=\sum_{m\ne n}\frac1{E_m^{(0)}-E_n^{(0)}}|\psi_m^{(0)}\rangle\langle\psi_m^{(0)}|.

이 연산자는 다음 성질을 만족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P_n(H_0-E_n)|\psi_n^{(i)}\rangle=|\psi_n^{(i)}\rangle (i>0)
P_n|\psi_n^{(0)}\rangle=0.

양변에 \langle\psi_n^{(0)}| 대신 P_n을 곱하면, 다음을 얻는다.

|\psi_n^{(1)}\rangle=-P_nH_1|\psi_n^{(0)}\rangle
|\psi_n^{(2)}\rangle=P_n\left(E_n^{(1)}|\psi_n^{(1)}\rangle-H_1|\psi_n^{(1)}\rangle\right)
|\psi_n^{(i)}\rangle=P_n\left(E_n^{(1)}|\psi_n^{(i-1)}\rangle+\cdots+E_n^{(i-1)}|\psi_n^{(1)}\rangle-H_1|\psi_n^{(i-1)}\rangle\right).

따라서 E_n^{(0)},E_n^{(1)},\dots,E_n^{(i-1)}|\psi_n^{(0)}\rangle,|\psi_n^{(1)}\rangle,\dots,|\psi_n^{(i-1)}\rangle을 알면 |\psi_n^{(i)}를 구할 수 있다.

낮은 차수에서의 계산 예제[편집]

테일러 급수 전개의 1차 항은 다음과 같다.

E_n^{(1)}=\langle\psi_n^{(0)}|H_1|\psi_n^{(0)}\rangle
|\psi_n^{(1)}\rangle=-P_nH_1|\psi_n^{(0)}
\qquad=-\sum_{m\ne n}\frac1{E_m^{(0)}-E_n^{(0)}}|\psi_m^{(0)}\rangle\langle\psi_m^{(0)}|H_1|\psi_n^{(0)}\rangle.

테일러 급수 전개의 2차 항은 다음과 같다.

E_n^{(2)}=\langle\psi_n^{(0)}|H_1|\psi_n^{(1)}\rangle
|\psi_n^{(2)}\rangle=P_n\left(E_n^{(1)}|\psi_n^{(1)}\rangle-H_1|\psi_n^{(1)}\right)
\qquad=\sum_{m\ne n}\frac1{E_m-E_n}|\psi_m^{(0)}\rangle\langle\psi_m^{(0)}|\left(E_n^{(1)}|\psi_n^{(1)}\rangle-H_1|\psi_n^{(1)}\right).

겹침이 있는 경우[편집]

만약 에너지 준위에서 겹침이 있는 경우 (즉, n\ne m이지만 E_m=E_n인 경우)는 P_n을 위와 같이 정의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는 기저 |\psi_n^{(0)}\rangle에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적용한다. 만약 E_m=E_n이지만 m\ne n이라면, 기저 벡터 |\psi_m^{(0)}\rangle|\psi_n^{(0)}\rangle를 다음 식을 만족하게 고른다.

\langle\psi_m^{(0)}|H_1|\psi_n^{(0)}\rangle=0.

이제 이 조건을 만족하는 기저 |\psi_n^{(0)}\rangle를 써서 위와 같이 섭동 이론을 전개하면 된다. 이 때 P_n은 다음과 같이 바꾼다.

P_n=\sum_{m|E_m\ne E_n}\frac1{E_m-E_n}|\psi_m^{(0)}\rangle\langle\psi_m^{(0)}|.

이러한 조건을 만족하는 기저는 다음과 같이 찾을 수 있다. 에너지 준위 E_n에 총 g개의 상태가 겹쳐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E_n에 해당하는 고유공간 V_n(즉, H_0|\psi\rangle=E_n|\psi\rangle인 모든 |\psi\rangle의 집합)은 g차원의 벡터공간이다. 이 경우, H_1V_n에 국한시킨 연산자 H_1|V_ng\times g 행렬로 표현할 수 있다. 이 행렬을 대각화하면 위 조건을 만족하는 기저를 얻는다. 즉, 겹침이 있는 경우에는 H_0뿐만 아니라 (고유공간에 국한한) H_1에 대해서도 고유벡터가 되는 기저를 고른다.

시간 의존 섭동 이론[편집]

시간 의존 섭동 이론은 비섭동 해밀토니언 H_0은 시간에 의존하지 않지만, 섭동항 \lambda H_1(t)는 시간 t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에는 보통 상호작용 묘사에서 다이슨 전개(Dyson series)를 사용한다. 이는 프리먼 다이슨양자 전기역학을 다루기 위해 도입하였다.[3]

상호작용 묘사란 상태 벡터는 \lambda H_1을 따라 변화하고, 연산자는 H_0을 따라 변화하는 묘사이다. 슈뢰딩거 묘사하이젠베르크 묘사의 중간으로 볼 수 있다. 즉, 상호작용 묘사에서의 시간 변화 방정식은 다음과 같다.

\mathrm i\hbar\frac{\partial}{\partial_t}|\psi(t)\rangle=\lambda H_1(t)|\psi(t)\rangle
\frac{d}{dt}A(t)=\frac{\mathrm i}\hbar[H_0,A(t)]+\frac{\partial}{\partial t}A_{\text{S}}(t).

여기서 A_{\text{S}}(t)슈뢰딩거 묘사에서의 A이다.

다이슨 전개는 상호작용 묘사에서의 시간 변화 연산자를 \lambda에 대한 다항식으로 전개한 것이다. 시각 t_0의 상태를 시각 t의 상태로 바꾸는 시간 변화 연산자 U(t,t_0)는 다음과 같이 시간 순서 행렬 지수(time-ordered matrix exponential)로 나타낼 수 있는데, 이것이 다이슨 전개다.

U(t,t_0)=\mathcal T\left[\exp\int_{t_0}^t(-i\lambda/\hbar)H_1(s)\,ds\right]
=1+(-i\lambda/\hbar)\int_{t_0}^tH_1(t_1)\,dt_1+(-i\lambda/\hbar)^2\int_{t_1}^t\int_{t_0}^tH_1(t_2)H_1(t_1)\,dt_1\,dt_2
+(-i\lambda/\hbar)^3\int_{t_2}^t\int_{t_1}^t\int_{t_0}^tH_1(t_3)H_1(t_2)H_1(t_1)\,dt_1\,dt_2\,dt_3+\cdots
.

여기서 \mathcal T[\cdots]시간 순서 기호(time-ordering symbol)로, 연산자의 곱을 시간 순서에 따라 재배열한다. 즉, 만약 t_0<t_1<t_2<t_3이면,

\mathcal T[A(t_3)A(t_0)A(t_1)A(t_2)]=A(t_3)A(t_2)A(t_1)A(t_0)

이다. 주의할 것은, H_1(t) 자체도 관측가능량이므로 H_0을 따라 바뀐다. 즉,

H_1(t)=\exp(iH_0t/\hbar)H_{1\text{S}}(t)\exp(-iH_0t/\hbar)

이다.

참고 문헌[편집]

  1. Rayleigh, J. W. S. (1894). 《The Theory of Sound (제1권)》, 2판, London: Macmillan, 115–118쪽. doi:10.1017/CBO9781139058087. ISBN 1152060236
  2. Schrödinger, Erwin (1926년). Quantisierung als Eigenwertproblem. 《Annalen der Physik》 385 (13): 437–490. doi:10.1002/andp.19263851302.
  3. Dyson, Freeman (1949년). The S matrix in quantum electrodynamics. 《Physical Review》 75 (11): 1736–1755. doi:10.1103/PhysRev.75.1736.
  • Sakurai, Jun John (1994). 《Modern Quantum Mechanics》. Addison-Wesley. ISBN 0201539292
  • Griffiths, David J. (2004). 《Introduction to Quantum Mechanics》. Addison-Wesley. ISBN 0131118927

같이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