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텐디크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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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론에서 그로텐디크 위상(Grothendieck topology)이란, 기존의 위상의 개념을 더욱 더 확장하여, 어떤 범주 C위에 주는 구조중의 하나로, 마치 C안의 대상들을 위상 공간에서의 열린 집합들로 간주할 수 있게 해 주는 새로운 접근법을 말하는 것이다. 그로텐디크 위상은, 열린 덮개의 개념을 공리화하고 일반화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카테고리 위해서도 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고, 따라서 이 위에서도 코호몰로지 군을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작업은 알렉산더 그로텐디크에 의해서 처음으로 대수 기하학대수적 정수론에서 도입되었는데, 구체적으로 스킴 위의 에탈 코호몰로지 군을 정의하는 과정에서 사용되었다. 그 후 많은 다른 코호몰로지 이론들을 정의하는 데에도 쓰였는데, 예를 들어서 l-에딕 코호몰로지, 평탄 코호몰로지(flat cohomology), 결정 코호몰로지(crystalline cohomology) 등이 있다. 그로텐디크 위상은 여러 가지 코호몰로지 이론들을 정의하는 데에 주로 쓰이긴 했지만 차후 다른 곳에서도 쓰임새가 발견되었는데, 예를 들면 존 테이트(John Tate)의 강체 해석 기하(rigid analytic geometry) 이론이 그 응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텐디크 위상은 고전적인 의미에서 보자면, 어떤 경우에는 위상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개요[편집]

저명한 프랑스 수학자 앙드레 베유는 20세기 중반에 유명한 베유 가설(Weil conjecture)를 제안했다. 이 베유 가설은, 정수 계수를 가지는 대수 방정식들의 해들의 집합이 가지는 어떤 성질들은, 그 해들의 집합이 만드는 대수 다양체의 기하학적 성질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 같다는 것을 예측하고 있다. 좀 더 명확하게 말하자면, 베유는 대수 다양체들 각각에 대응하는 어떤 좋은 성질을 가지는 코호몰로지 이론이 있돼, 그 코호몰로지 군들이 정수론적인 정보들을 담고 있다고 예측하였다. 이러한 적당하게 좋은 성질들을 만족하는 코호몰로지 이론을 베유 코호몰로지(Weil cohomology) 이론이라고 부른다. 불행하게도, 그 당시 수학의 발전 정도가 이 베유 코호몰로지 이론을 개발할 정도로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베유 자신은 이 가설을 내 놓기는 했으나 베유 코호몰로지를 정의하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큰 변혁이 일어난 것은 1960년대 초반, 알렉산더 그로텐디크가 등장함으로 인해서 일어났다. 그로텐디크는 우선, 해석 기하학국소 해석동형사상의 개념을 모방하여, 대수기하학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함수 개념인 에탈 사상(étale map)의 개념을 도입했다. 그런 후, 이러한 에탈 사상들을 이용한 에탈 덮개(étale cover)의 개념을 도입하였고, 이를 다시 활용하여 위상수학에서 흔히 쓰이는 기본군의 개념을 대수기하학에 맞게 적당히 고친 대수적 기본군을 정의하였다. 머지 않아, 장피에르 세르가 이러한 그로텐디크의 업적을 눈여겨 본 후, 이를 잘 이용하면 코호몰로지 펑터 H1을 대수적으로 잘 정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로텐디크은 다시 세르의 이 관찰을 눈여겨 보았고, 이 세르의 아이디어를 잘 활용하면 새로운 코호몰로지 이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을 에탈 코호몰로지로 명명하였으며, 이것이 어쩌면 베유 코호몰로지 이론일지도 모른다고 추측하였다. (이 추측은 차후 피에르 들리뉴에 의해서 참임이 증명되었고, 그 결과를 인정받아 들리뉴는 필즈상을 수상하였다.) 이 에탈 코호몰로지를 정의하기 위해서, 그로텐디크는 우선, 위상 수학적인 열린 덮개의 개념을 좀 더 일반화하여 에탈 덮개의 개념이 별 탈 없이 잘 정의될 수 있도록 했고, 또 한편, 이러한 일반화 과정을 거치면서 에탈 덮개뿐만이 아니라 훨씬 더 일반적인 관점의 덮개의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는 것도 관찰하였다. 이것이 바로 그로텐디크 위상을 일반적으로 정의하게 되는 시초가 되었다.

정의[편집]

우선, 일반적인 위상공간 X위에서의 의 개념을 복습해 보자. 층은, X의 각각의 열린 부분 집합에 대해서 어떤 데이터를 대응시키고 이들이 적당한 결합 공리를 만족한다. 이 데이터는 범주론적 용어로 다음과 같이 묘사할 수 있다. O(X)를 X의 열린 부분집합들을 대상으로 하고, 열린 부분집합들 사이의 포함 관계를 사상으로 하는 범주라고 하자. 그러면 X위의 원시층O(X)에서부터 적당한 범주로 가는 반변 펑터이고, 은 것은 적당한 결합 공리(gluing axiom)를 만족하는 원시층이다. 결합 공리는 열린 덮개의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데, {Ui}가 U의 커버라는 것은 ∪i Ui = U일 때이다.

그로텐디크 위상은 이러한 덮개에 대한 정보를 공간 X에 대한 언급 없이 제공한다. 즉, 덮개의 개념을 (sieve)의 개념으로 치환했다. 이 라는 것은, 어떤 객체 c에 대해서 펑터 Hom(−,c)의 부분펑터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S라면, S(c′) ⊆ Hom(c′, c)가 되고, 임의의 사상 f에 대해서 S(f)는 Hom(f, c)의 제한을 말하는 것이다. O(X)에서의 경우, 체는 어떤 더 큰 열린 집합에 포함되어 있는 열린 집합들의 어떤 모임을 뜻하고, 각각의 체는 U를 덮을 수 있는 각각의 방법을 뜻한다. 예를 들어서, SU의 체라면, S(V)는 Hom(V,U)의 어떤 부분집합인데, 이 Hom(V,U)는 사실 단 하나의 원소 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이때에 S(V)가 이 유일한 원소를 포함하는 것은, VU를 덮기 위해서 쓰이는 S의 구성 요소들 중의 하나인 것과 동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