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 (바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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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에서 (覇, 영어: Pae, repetitive capture)는 바둑에서, 서로 접해 있는 쌍방의 돌이 1대 1 단수로 맞물려 있는 모양이다. 양쪽 돌이 한 점씩 단수로 몰린 상태로 물려 있어 서로 잡으려는 형태를 뜻한다. 귀의 사활을 포함해 바둑에서 빈번하게 활용되는 매우 중요한 규칙이다.

보기[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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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의 가장 대표적인 형태로, 양쪽 호구가 서로 붙어 있고 백 호구 안에 흑돌이 한 점 놓여 있어 단수가 된 형태이다.

2

이 그림과 같이 백 1로 호구 안의 흑을 따내면 자신도 흑의 호구 안에 물려 단수가 된 상태이다.

3

이렇게 흑 2로 백을 따내면 바로 다시 1도의 상태로 되돌아간다.

이 상태를 바로 패라고 하는데, 이 수순이 계속 무한반복된다면 바둑의 승패가 영원히 결정되지 않는다. 때문에 상대가 패의 돌을 따내면 자신은 바로 그 돌을 다시 따낼 수 없고, 다른 곳에 한 번 이상 둔 후에야 다시 따낼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를 패의 법칙 또는 동형반복 금지의 원칙이라 한다.

다만, 패의 법칙은 서로 다른 패끼리는 적용되지 않는다. 상대가 패의 돌을 잡으면 자신은 그 자리에서 바로 되따낼 수는 없지만, 다른 패에 있는 상대의 돌은 바로 되따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이 그림은 흑 1로 백 Δ을 따내며 패가 만들어진 모습으로, 백은 다른 곳에 한 수를 더 둬야 백 Δ의 자리에 다시 둬서 흑 1을 되따낼 수 있다. 그러나 흑 Δ의 자리도 패이지만 백 2로 두는 것은 흑 1을 되따내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동형반복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백 2로 두어도 규칙 위반이 아니다.

때문에 패가 3군데 이상 나는 것을 삼패라 부르는데, 그 패에 번갈아가며 되따냄으로써 같은 수순이 무한으로 반복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쪽이 모두 양보하지 않으면 그 판은 무승부로 끝나게 된다. 이를 삼패빅이라고 한다.

패가 아닌 형태[편집]

이 그림의 위쪽에서 흑 Δ과 백 Δ이 서로 꼬여 있는 것은 얼핏 보면 패를 닮은 것 같이 보이지만, 동형반복이 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패가 아니다. 나중에 패가 만들어질 수 있는 모양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 금방 패가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 또, 아래쪽을 보면 백이 1로 둔 후 흑이 2로 따내면 다음에 백이 백 1의 자리에 한 번 더 두어서 되따내도 역시 동형반복이 아니기 때문에 반칙이 아니다.

참고로, 위 그림의 아래쪽 부분처럼 돌을 되따내는 것을 환격이라고 한다.

  • 순환패장생의 경우는 엄밀히 말하면 패가 아니지만, 무한히 순환하는 형태로 동형반복을 유발하기 때문에 패의 일종으로 본다.

패싸움과 패의 해소[편집]

이 그림과 같이 패의 돌을 따낸 후 상대가 되따내기 전에 상대의 돌이 있던 곳에 두면 자연스럽게 패가 사라진다. 이를 가리켜 패가 해소되었다고 부른다. 당연히 상대의 입장에서는 패의 해소를 저지하려면 상대의 약점이 되는 자리를 찾아 그 곳에 수를 두어야 한다. 상대가 먼저 패를 해소하지 못하도록 저지하는 것을 ‘패를 쓴다’고 하며, 패를 쓰기 위한 자리를 ‘팻감’이라고 한다. 또한 팻감을 쓰는 과정을 패싸움이라고 한다.

만패불청[편집]

만패불청(萬覇不聽)은 패가 매우 커서 다른 팻감을 써도 듣지 않는 상황을 뜻하는 말이다.

패의 종류[편집]

†: 기본적으로는 패가 아닌 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