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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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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언(方言, 영어: dialect) 또는 표준어가 아닌 지역의 방언인 사투리는 특정 집단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일컫는 말이다. 학술적 의미로서의 방언은 언어학에서 한 언어에 대한 분화체를 의미한다. 대개 지역 방언을 의미하지만, 언어학에서는 사회 계층별, 연령대별로도 방언을 나누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 개개인이 사용하는 개인어(idiolect)까지도 방언으로 볼 수 있다. 완전히 통일된 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1] 방언을 사용하는 것이 소통에 지장을 주진 않는데, 이는 사람들이 방언을 접하고 이를 기존에 알고 있는 뜻과 일치시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적절한 문법적 지식에 방언의 표현을 대조하여 그 뜻을 이해한다.[2]

지리적 방언과 같은 언어적 다양성은 단순히 이주나 분리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작용에 의해 생겨 난 다양성으로, 한 언어가 방언과 차이를 가지게 되는 것은 언어적 전이에 의한 것이다.[3]

어원[편집]

한국어권에선 근대 이전 시기 방언이라는 표현은 주로 중국의 변방어를 뜻하는 말이었다. 방언이 지방어의 의미를 얻게 된 것은 근대 이후이며 표준어가 아닌 말, 그 지방에서만 쓰는 말의 의미로 정착된 것은 일제강점기 표준어라는 개념이 대두되면서부터이다.[4]

일반적으로 방언은 12세기부터 일관되게 중국어와 대비되는 변방의 언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5] 드물지만 18세기 서명응(1716 ~ 1787)의 〈方言類釋序〉에서 볼 수 있듯 방언을 한 나라에서 쓰는 말이라는 뜻의 용례로도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6] 1880년 간행된 《한불뎐》을 통해 이전까지 지방어를 가리키는 방언의 의미로는 방음(方音)이나 사토리(辭吐俚)라는 표현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앙어를 가리키는 표현은 경음(京音)이라 지칭했다.[7] 현대적 개념으로서 한 언어의 분화체를 가리키는 의미는 언문일치에 대한 요구에 의해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등장한 것이다.[8]

종류[편집]

지역 방언[편집]

언어 자체의 시간적 전파 속도에 의해 언어적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언어 내적인 요소에 의한 언어의 분화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언어 내적인 요소로 인하여 분화한 방언을 지역 방언이라 한다.[9] 언어의 지리적 다양성 또한 시간의 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언어 자체의 내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다.[10]

사회 방언[편집]

같은 지역에 있으면서도 언어 내적인 요소로는 설명되지 않는 방언은 언어 외적인 요소에 의해 방언이 되었다고 간주한다.[11]

사회 방언은 사회적 계층, 나이, 성별 그리고 여타 사회적 맥락에서 기인하는 요소들에 의해 어떤 계층이든지 다르게 나타 날 수 있다. 이 중 사회적 맥락에서 기인하는 언어적 차이를 언어학에서는 사용역(register)라고 한다.[12] 일반적인 대화, 격식을 갖춘 대화, 속어와 표준에 맞지 않는 표현을 상황과 지위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므로써 대부분의 방언 공동체는 이렇게 최소 세 가지 이상의 언어적 변칙성을 가질 수 있다.[13] 대화에서 화자들은 특정 지역의 주민이라는 사실만큼 특정 계층이나 연령대, 민족과 같은 여타 사회적 요소를 인지하고 대화에 참여한다.[14]

방언과 언어의 차이[편집]

방언과 언어를 구분하는 기준은 뚜렷하게 정의내리기 힘들다. 방언과 언어는 공통된 개념을 상당 부분 포함한다.[15] 민족, 문학작품의 존재 여부, 타 언어나 타 방언과의 의사소통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으나, 국가 권력에 의해 언어의 지위와 명칭이 결정되는 일도 있기에 “언어란 육군과 해군을 가진 방언”이라는 말도 있다. 예를 들면, 힌디어와 우르두어는 서로 어휘의 차이가 있을 뿐 근본으로 같은 언어이지만,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의 차이 때문에 서로 다른 언어로 분류된다. 한편, 중국어는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여러 언어나 방언들을 하나로 묶은 용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중화인민공화국, 베트남, 라오스, 쿠바에서는 정치·이념상의 이유로 하나의 언어로 분류하고 있다.

방언과 언어가 자주 혼동되는 이유는 방언 연구와 그 현상을 규명하는 데 있어 용어의 정립이 주로 언어학적 지식을 갖지 않은 일반인들에 의해 주도되었기 때문이다.[16] 허나 방언과 언어의 차이를 규정하려 한 시도는 계속해서 있어왔다. 언어와 방언을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언어적 거리(en:linguistic distance)이다. 만약 해당 지역의 말이 일종의 지역 언어으로 간주되려면, 두 언어 간의 언어적 거리가 낮아야 한다. 구술 언어 혹은 문자 언어를 기반으로 하였을 때, 형태소의 차이가 특징화되기 시작한다면 두 언어 간의 언어적 거리가 높아진다. 예를 들면, 구문 구조가 완전히 다른 두 언어는 언어적 거리가 높다.(예: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힌디어) 그러나 두 언어 차이가 거의 없는 언어는 방언 또는 동일한 어족의 언어로 볼 수 있다.

언어적 거리는 한 언어의 어족을 정하거나, 자매 언어(sibling langauge)를 구분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어독일어처럼 언어적 거리가 거의 없는 언어는 자매 언어로 간주된다. 이 구분 기준에 따르면, 네덜란드어와 독일어는 서게르만어군에 속하는 자매 언어로 분류된다. 그러나 일부 언어의 자매 언어는 다른 언어의 자매 언어보다 언어적 거리 면에서 더 가깝다. 프랑스어스페인어의 자매 언어인 로망스어군인도유럽어족, 서게르만어군의 어떤 언어보다 서로 더 가깝다.[17] 언어가 언어적 거리 측면에서 가까우면, 두 언어는 몹시 유사하기 때문에 '방언'이 해당 언어와 언어적으로 멀리 떨어져있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태린 대구대학교 교수의 《제주어와 제주방언, 이름의 정치언어학》(2013)에서는 해당 논문에서 케임브리지 사전 및 메리엄-웹스터 사전, 롱맨 사전을 인용하면서 많은 사전에서도 두 어휘에 대한 정의는 "의사소통 체계"라는 것에 같은 궤를 두고 있지만, 언어를 "구성 요소나 규칙의 측면에서 여러 가지 변종들 간의 차이를 아우를 수 있는 하나의 일괄 체계"로, 방언을 "한 언어의 일부 변형된 체계"와 같이 정의내리고 있다. 따라서, 언어의 형식 및 구조의 유사성이 낮은 말들은 서로 다른 독립된 언어가 되고 그 유사성이 높은 말들은 방언이 된다는 것이라고 하였다.[18]

한국어의 방언[편집]

방언은 한 언어의 분화체로서 해당 언어 체계의 전반을 가리키지만, 사투리는 표준어가 아닌 것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19]

연구[편집]

방언은 역사비교언어학에서 언어 변화의 예시로 설명된다.[20] 특히 지역 방언에 대한 연구는 언어에 대한 복선적인 역사를 규명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며, 언어학에서 언어에 대한 이론을 생성하는 데 근거가 된다.[21]

과거의 언어를 연구하기 위해선 기록 자료에 의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쉬르가 문자는 언어의 실체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힌 것처럼, 기록 문헌을 이해하는 데에는 해당 언어의 음운체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22][23] 어휘만으로는 언어의 이전 형태에서의 잔재를 논의하는 것은 어려우나, 역사비교언어학에서는 방언의 음운대응을 통해 언어의 실체를 파악하려 한다. 만약 방언에서 사용되는 어휘가 인접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두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면, 공통적으로 나타난 어휘가 해당 언어가 가지는 과거 형태에 대한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중앙어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난 어휘가 잔존하여 두 지역의 방언에 존재한다면, 이러한 어휘를 바탕으로 어휘의 음운 대응을 통해 과거의 음운을 식별한다.[24][25]

영어 언어학에서는 방언과 악센트를 구분하는 데 연구의 중점이 맞춰져 있다면, 한국어 방언학에서는 방언과 사투리의 개념을 구분한다. 사투리의 개념은 영어학에서 다루는 악센트를 제외한 부분과 같다.[26] 방언이 어떤 지역사회에서 사용되는 말인 반면, 사투리는 해당 방언에서 사용되는 말 중 표준어 어형과 다른 어형을 지칭한다.[27]

각주[편집]

  1. Meillet 1967, 21쪽
  2. Anttila 1974, 48쪽
  3. 김현권 2017, 172쪽: "여기서 소쉬르가 강조하는 것은 언어의 지리적 다양성을 이주(migration)나 분리(séparation) 등의 이동을 전제로 하는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지리적 다양성조차 깊이 탐구하면 '시간'의 작용에 의해 생겨난 연속적 다양성으로 귀착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방언의 차이나 언어의 차이, 방언과 언어의 차이는 전이(transition)에 의한 일련의 연속 과정이다"
  4. 정승철 2011, 80쪽
  5. 정승철 2011, 62쪽: "여기서도 역시 “方言”은 중국의 변방어를 의미했는 바 이러한 용법은 다음에서 보듯 조선시대에 들어서도 면면히 유지된다"
  6. 정승철 2011, 64-65쪽: "(4)는 徐命膺(1716-1787)의 <方言類釋序>에 나오는 진술인데 여기에서는 ‘漢語’마저도 “方言” 속에 포괄되어 있다. 이를 감안하면 ≪方言類釋≫(1778)의2) “方言”은 단지 ‘중국의 변방어’가 아니라 ‘어느 한 나라에서 쓰는 말’ 정도를 의미하게 된다. 독특하게도 ≪方言類釋≫에서 이전과는 다른 용법을 보게 되는 것이다.3) 특히 (4ㄴ)에서는 “方言”과 中州 “鄕語”를4) 구별하고 있어 매우 흥미롭다. 문맥상으로 “鄕語”는 漢語 안에서의 지리적 분화체를 의미하는바 지리적 위계를 기준으로 “方言”과 “鄕語”를 구분한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요약건대 이 시기까지의 ‘방언’은 주로 ‘중국의 변방어’를 뜻하는 용법으로 사용되었다. 드물지만 ‘방언’이 ‘어느 한 나라에서 쓰는 말’ 정도를 뜻하는 경우도 있었다"
  7. 정승철 2011, 68쪽: "(9ㄱ)은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의 ≪한불뎐(Dictionnaire Coréen-Français)≫(1880),11) (9ㄴ)은 언더우드(Underwood 1859-1916)의 ≪한영뎐(A Concise Dictionary of the Korean language)≫(1890), 그리고 (9ㄷ)은 게일(Gale 1863-1937)의 ≪韓英字典(A Korean-English Dictionary)≫(1897)에12) 나타나는 ‘방언’ 항목이다. (9ㄱ)에서 “方言”은 ‘한 지역(un lieu)에서 쓰이는 특별한(spécial) 관용적 표현(idiome), 억양(accent), 말(langage)’을 뜻하므로13) 현대적 의미의 ‘방언(dialect)’ 즉 ‘지방어’에 상당히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8. 정승철 2011, 66-67쪽: "개화의 시기, 근대화 과정에서 언문일치가 사회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 과제는 대체로 두 가지 방향에서 접근되었는데 하나는 文語로서 한문을 폐지하는 것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그러한 한문을 대신할 글쓰기 언어를 새로 정립하고 그것으로의 통일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9. "지역방언이란 언어내적 요인에 의해 분화된 한 언어의 변종(變種)을 의미하며 지역방언론은 방언구획론에서 구획된 방언을 하나의 단위로 하여 연구 하는 방언학의 한 분야이다"
  10. ""
  11. 최명옥 2005, 53쪽: "사회방언이란 언어 외적인 요인에 의해서 분화된 한 언어의 변종을 의미 하며 사회방언론이란 사회방언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방언학의 한 분야이다. 이러한 사회방언론의 목적은 개별방언에 존재하는 언어변이형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관련된 사회적인 요인-사회계층, 연령, 성(남, 여), 직업, 교육, 경제수준, 종교 등과 관련시켜 설명하는 것이다"
  12. Anttila 1974, 50쪽: "But any speech community displays systematic variation on other scales-social layer (occupation, ethnic background, and so on), age, sex, and social context. The last is known as 'style', or more technically as 'register'"
  13. Anttila 1974, 50쪽: "Most speech communities have at least three varieties: the normal conversational, plus something above it (formal) and below it (substandard, slang). All these factors are systematically incorporated into the speaker's use of the language, and thus should be spelled out in our grammatical descriptions"
  14. Chambers & Trudgill 1998, 45쪽: "All speakers have a social background as well as a regional location, and in their speech they often identify themselves not only as natives or inhabitants of a particular place but also as members of a particular social class, age group, ethnic background, or other social characteristic"
  15. Anttila 1974, 47쪽: "There is no way of telling when a "dialect" ends and a "language" begins, and often an exact boundary between two dialects is equally evasive; but the notion of dialectal variation is quite familiar and useful"
  16. Gordon 2017, 75쪽: "Many people find dialect differences fascinating, and there is a long history of amateur‐led dialect study"
  17. Tang, Chaoju; van Heuven, Vincent J. (May 2009). “Mutual intelligibility of Chinese dialects experimentally tested”. 《Lingua》 119 (5): 709–732. doi:10.1016/j.lingua.2008.10.001. hdl:1887/14919. ISSN 0024-3841. S2CID 170208776. 
  18. 조태린 (2013년). “제주어와 제주방언, 이름의 정치언어학”. 《RISS》. 2024년 2월 2일에 확인함. 
  19. 하신영 2022, 30쪽: "방언은 한 언어의 분화체로서 해당 언어체계 전반을 가리키는 데 반해 사투리 는 표준어가 아닌 것, 즉 해당 언어체계의 일부로서 특정 지방에서만 사용되는 말을 가리킨다"
  20. Anttila 1974, 47쪽
  21. "그리고 지역방언론의 결과는 일반언어학의 이론 창출 에 기여할 수 있으며 지금까지의 단선적인 국어사와는 달리 복선적인 국어사를 가능하게 한다. 끝으로 지역방언론의 결과는 대비방언론을 가능하게 한다"
  22. 김현권 2017, 172쪽: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오랜 과거의 언어들을 연구하려면, 문자의 정체와 역할에 대한 정확한 실체 규명이 선결 요건이다. 특히 소쉬르는 문자가 언어의 실체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를 더욱 경계한다"
  23. 김현권 2017, 172쪽: "더욱이 문자는 언어를 표상하지만 그 정확한 실체를 보여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그 음운체계(즉 음성체계)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24. 곽충구 2015, 207쪽: "어휘는 어휘소의 양이 방대한 까닭에 어휘소들 간의 관계가 느슨하며 사회 문화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 표준어나 방언 간의 접촉에 의해서 어휘 대치가 쉬 일어날 수 있다. 반면, 음운은 체계를 이루는 음소의 수가 적고 또 그들 간의 대립 관계가 견고하므로 형태소 내부에서 의미의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 음운의 대치는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음운과는 달리 어휘에서는 개신파의 발생과 확산이라는 논리만으로는 그 잔재를 논의하기 어렵다"
  25. 곽충구 2015, 207쪽: "이 밖에 문헌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방언에서 쓰이는 단어가, 이 방언에 인접하지 않은 제주도방 언이나 남부방언에서도 나타난다면 그러한 것들도 잔재일 가능성이 높다"
  26. 하신영 2022, 30쪽: "영어 언어학에서 방언과 악센트를 구분하는 데에 관심을 가졌다면 한국어 방언학에서는 방언과 사투리의 개념을 구분한다. 대부분의 방언학 관련 개론서에서는 방언과 사투리를 구분할 것을 요구하는데, 흥미롭게도 사투리라는 개념은 영어학에서 다루고 있는 악센트라는 개념을 뺀 나머지 부분과 일치한다"
  27. 하신영 2022, 30쪽: "방언은 어떤 지역사회에서 사용되는 말 전체라고 한다면 사투리는 해당 방언 에서 사용되는 말 중에서 표준어 어형(단어, 구, 문장)과 다른 어형(단어, 구 문장)을 지칭하는 말이다"

참고 문헌[편집]

같이 보기[편집]

외부 링크[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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