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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본부 습격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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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본부 습격 사건은 1949년 6월 6일 한밤중에 중부 경찰서장 윤기병이 지휘하는 40명의 무장경찰이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 본부를 습격하여 특위 위원과 산하 특경대원을 무장해제시키고 체포ㆍ고문한 사건이다.[1] 6.6 사건 또는 반민특위 습격 사건, 특경대 습격 사건 등으로도 불린다.

배경[편집]

반민특위가 진행됨에 따라 친일파들이 구속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노덕술 등 친일파들이 반민특회를 와해시키기 위해 독립운동가 백민태를 고용해 정부 요인들을 암살 시도하였으나 백민태가 자수해 미수로 그치기도 한다.

1949년 5월부터 김약수 등 국회의원 13명을 남로당과 접촉하고 공산당에 협조한 혐의로 구속하기도 한다. 이들은 대부분 반민특위에 참여한 진보 계열 인사로서 이들이 체포되면서 반민특위의 지위도 흔들리게 된다.

그럼에도 반민특위는 흔들리지 않았다.

1949년 6월 4일 서울시경 사찰과장, 친일 경찰 최운하와 종로서 사찰주임 조응선반민특위를 위협하는 대중시위를 조직하던 것이 드러나 반민특위에 체포되었다. 내무차관 장경근과 치안국장 이호는 반민특위에 최운하를 석방하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를 하겠다는 위협하였다.

경과[편집]

반민특위가 석방을 거부하자 이들은 내무차관 장경근[2], 치안국장 이호, 시경국장 김태선의 주도로 6월 6일 오전 7시에 중부 경찰서장 윤기병의 지휘 하에 반민특위 본부 사무실을 습격하여 특경대장 오세륜 등 특경대원 35명을 폭행[3]하고 중부 경찰서와 기타 경찰서로 분산 감금하였다. 이날 현장에 있던 특별검찰관 곽상훈은 몸수색을 당하고 권승렬 특별검찰부장[4] 은 경찰에게 권총을 압수당하고[5] 반민특위 사무실의 서류와 집기도 탈취 당하였다. 이날 강원도 조사부에서도 특경대원이 춘천 경찰서에 의해 무장해제 당했고, 6월 8일에는 충북 경찰청이 충청북도 조사부의 특경대 해산을 요구하였다. 6월 6일 오후에는 서울시경 사찰과 소속 경찰 440명은 반민특위의 간부 교체, 특경대 해산, 그리고 경찰의 신분보장을 요구하며 집단 사표를 제출하고[6] 6월 7일에는 서울시 경찰국 9천여 명이 6월 6일 결의문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는 총사퇴하겠다고 정부를 압박하였다. 이에 이승만은 6월 9일에 경찰에 대한 선처를 약속하고 업무 복귀를 요청하였다.

한편, 사건 발생 직후인 6월 6일 오후 반민특위는 긴급 회의를 갖고 국회에 진상 규명을 제안하였고 국회는 반민특위 원상 복귀와 책임자 처벌을 정부에 요구하였다.[7] 하지만 이승만은 6월 9일 AP 통신사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반민특위 습격은 자신이 직접 지시한 한 것이라고 밝히고[8] 6월 11일에는 반민특위 활동으로 민심이 소요되어 부득이하게 특경대를 해산하였다는 담화문[9]을 발표하며 국회의 요구를 거절하여 반민특위 습격자들을 보호하였다.[1] 이에 국회는 이승만을 압박하기 위하여 의원내각제로의 개헌을 추진한다.

6.6 사건은 반민특위 특경대에 대한 습격으로 시작되었지만 특경대뿐만 아니라 특별조사위원과 검찰관의 가택을 수색하고 특별조사위원회의 사무국과 재판부의 특위관련 서류를 압수하는 등 사전 계획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이후 반민특위 활동은 급속도로 위축되었다.[1] 반민족행위처벌법(이하 ‘반민법’) 제정 당시부터 지속되어오던 특위위원들에 대한 협박에다 이승만 정권의 특위 사무실 습격이 벌어지고 법무부 장관에서 돌아온 이인 의원의 주도로 7월 6일, 반민법 공소시효 단축을 골자로 하는 정부개정안(반민법 2차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에 반대하는 김상덕 위원장[10]을 비롯한 특별조사위원 전원과 특별검찰관[11], 특별재판관[12] 일부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특위활동의 구심적 역할을 하던 특위위원들의 사퇴하고 친일 비호세력을 주축으로 새로운 특위가 구성됨으로써 반민특위의 활동이 부진하게 되었다.

이후 반민특위 법의 개정으로 동년 9월에는 임기 단축, 10월에 해체되었다.

각주[편집]

  1. 사료로 보는 반민특위
  2. 당시 내무장관 김효석은 입원 중이었으며 장경근, 이호, 김태선은 김효석이 용공적이라는 이유로 이전부터 중유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를 배제하고 있었다. 반민특위의 조직과 활동(허종) 351쪽.
  3. 35명 중 대다수가 폭행을 당하여 전치 1개월 이상 2명, 전치 4주 이상 4명, 2주 이상 8명, 1주 이상 8명에 달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반민특위의 활동과 와해(오익환) 142쪽.
  4. 검찰은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가지고 있으나 당시 검찰총장을 겸하고 있던 권승렬의 제지에도 경찰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해방전후사의 인식-반민특위의 활동과 와해(오익환) 141쪽.
  5. 증언반민특위-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정운현) 234쪽.
  6. 6월 6일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이승만 대통령에게 신분보장에 대한 결의문을 전달하였다.
  7. 이재형 의원의 제안으로 반민특위의 무기와 문서의 원상회복과 내무차관 및 치안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는 정부제출 법안과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는 결의안이 찬성 89, 반대 59, 기권 3, 무효 2로 통과되었다. 해방전후사의 인식-반민특위의 활동과 와해(오익환) 144쪽.
  8. 호남신문, 동광신문 1949년 6월 9일자 AP 통신 회견문 내용. “내가 특별경찰대를 해산시키라고 경찰에게 명령한 것이다. 특위해산이 있은 후 국회의원 대표들이 나를 찾아와서 특경대 해산을 연기하라고 요구하였으나, 나는 그들에게 헌법은 다만 행정부만이 경찰권을 가지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특경해산을 명령한 것이라고 말하였다. 특별경찰대는 국립경찰의 노련한 경찰관인 최운하 등을 체포하였는데, 이들은 6일 석방되었다. 현재 특위에 의한 체포의 위험은 국립경찰에 대한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는 국회에 대하여 특위가 기소할 자의 비밀명부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무려 100여 명의 이름이 그들간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그것에는 상관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이와 같은 명부를 우리에게 제출해 주면 우리는 기소자를 전부 체포하여 한꺼번에 사태를 청소할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그런 문제를 길게 끌 수 없다.” 반민특위연구 (이강수) 213쪽.
  9. 담화문 중 일부. “특경대를 설치하고 특별조사위원 몇 사람이 거느리고 다니며 몇 명씩을 잡아 가두고 긴 시일에 걸쳐 심사하는 반면에 소위 유죄하다는 사람들은 아무 일 없이 지내게 되며 한편으로는 위협하여 뇌물을 받는다는 등 불미한 풍문이 유포되기에 이르는 이는 반민족행위처벌법 본의에 배치될 뿐 아니라 민심의 소요됨이 크므로 이 이상 더 방치할 수 없어 부득이 특경대를 해산시킨 바이니...” 해방전후사의 인식-반민특위의 활동과 와해(오익환) 145쪽.
  10. 김상덕 위원장의 사퇴 담화 “특별조사위원회 위원들은 개인적 사정에 의하여 결의한 것이 아니라, 3천만 민족에게 위임받은 신성한 사업을 3천만 민족의 기대에 보답하는 활동을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공소시효 단축으로 1949년)8월 30일까지 이 법의 운영의 완수를 기할 수 없다.”
  11. 권승렬(법무장관 취임으로 사임, 노일환, 서용길, 김웅진 이상 4명.
  12. 신택익, 서순영, 조옥현 이상 3명.

같이 보기[편집]

참고 자료[편집]

  • 강준만, 《한국현대사산책》〈1940년대편 2권〉(인물과사상사, 2004) 155~160쪽.
  • 민족정기의 심판
  • 반민자죄상기
  • 허종, 《반민특위의 조직과 활동-친일파 청산, 그 좌절의 역사 - 현대사총서 3》 선인, 2003-06-25 , ISBN 978-89-89205-51-7
  • 이강수, 《반민특위연구》 나남출판, 2003 ISBN 978-89-300-3996-3
  • 정운현, 《증언 반민특위-잃어버린 기억의 보고서》 삼인, 1999 ISBN 978-89-87519-25-8반민특위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주요 인사 7인이 말하는 최초의 반민특위 관련 증언집
  • 정운현, 《풀어서 본 반민특위 재판 기록》(총4권) 선인문화사, 2009 ISBN 978-89-5933-170-3 1993년 도서출판 다락방에서 출간된 "반민특위 재판기록" 영인본 17권 중 주요 재판기록을 한글로 쉽게 풀어 쓴 책
  • 오익환, 《해방전후사의 인식1권 중에서 2.반민특위의 활동과 와해》 한길사, 2004-05-20 ISBN 978-89-356-5542-7반민특위에 대한 이승만과 친일 세력의 방해를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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