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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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 방언(東南方言)은 영남 지방에서 사용되는 한국어방언이다. 사용 지역은 경상남도, 경상북도, 대구광역시, 부산광역시, 울산광역시의 행정 구역과 대체로 일치하며 영남 방언(嶺南方言), 경상도 방언(慶尙道方言), 경상어(慶尙語)라고도 불린다.

음운[편집]

음운 체계의 특징[편집]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단모음은 /ㅏ, ㅓ, ㅗ, ㅜ, ㅣ, ㅐ/ 6개 모음 체계이다. 서울 방언에서의 /ㅓ/와 /ㅡ/가 /ㅓ/ 하나로 합류되며 /ㅐ/와 /ㅔ/가 /ㅐ/ 하나로 합류되어 있다. /ㅓ/의 음성은 서울 방언과 달리 중설(中舌) 모음 [ə]이다. /ㅐ/는 젊은 세대의 서울 방언과 마찬가지로 [ɛ][e]의 중간 소리다.

모음 ‘ㅓ’
서울 방언 동남 방언
언어 /어너/ [ʌnʌ] /어너/ [ənə]
은어 /으너/ [ɯnʌ]

일부 지역에서는 비모음(鼻母音)이 존재한다. 주로 [n], [ŋ]과 같은 비음(鼻音)이 [i]과 결합될 경우에 비모음이 된다.

  • [aĩda] < 아니다

반모음에는 /j/, /w/ 두 가지가 있지만 출현 환경에 제약이 있다. 특히 /w/는 어두 이외의 위치나 /ㅏ/ 이외의 모음 앞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 /사가/ < 사과

자음된소리 /ㅆ/이 없는 지역이 많다. 따라서 서울 방언의 ‘(도시락을) 샀다’와 ‘(도시락을) 쌌다’는 둘다 ‘샀다’로 발음된다.

높낮이[편집]

동남 방언에는 단어의 뜻을 가리는 높낮이가 있다. 예를 들면 ‘말이’에서 ‘말’을 높게 발음하면 ‘동물 말(馬)이’라는 뜻이 되고 ‘이’를 높게 발음하면 ‘언어가’라는 뜻이 된다.

음운 변화[편집]

동남 방언에는 아래와 같은 특징적인 음운 변화가 있다.

전설모음화(前舌母音化)를 널리 볼 수 있다. 모음 /ㅏ, ㅓ, ㅗ, ㅡ/가 /i/ 또는 /j/를 포함한 음절 직전에서 각각 /ㅐ, ㅐ, ㅐ, ㅣ/로 발음된다. 유사한 전설화 현상은 서울 방언에서도 볼 수 있다.

  • /매키다/ < 막히다 cf. 서울 방언: /매키다/
  • /매기다/ < 먹이다 cf. 서울 방언: /메기다/
  • /앵기다/ < 옮기다 cf. 서울 방언: /웽기다/
  • /지기다/ < 죽이다 cf. 서울 방언: /쥐기다/

연구개음 /ㄱ, ㅋ, ㄲ/은 모음 /i/ 또는 반모음 /j/ 앞에서 구개음화되어 /ㅈ, ㅊ, ㅉ/로 발음된다.

  • /짐치/ < 김치
  • /지럼/ < 기름

마찬가지로 성문음 /ㅎ/은 모음 /i/ 또는 반모음 /j/ 앞에서 구개음화되어 /ㅅ/으로 발음된다.

  • /심/ < 힘
  • /숭하다/ < 흉하다

어두에서 예사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현상을 널리 볼 수 있다.

  • /까자/ < 과자

'ㅓ'와 'ㅜ' 모음은 섞여서 많이 쓰이며, 'ㅕ'는 'ㅐ'로 발음되는 경향이 있다.

  • /어무이 또는 어머이/ < 어머니
  • /아부지 또는 아버지/ < 아버지
  • /라맨/ < 라면
  • /개럴/ < 겨를[暇]

문법[편집]

아래에 동남 방언에 특징적인 문법 형식을 중심으로 기술한다.

체언[편집]

동남 방언에 특징적인 조사류는 다음과 같다.

  • 주격: -이가 (표준어: -이)
    • 가심이가 아푸다.
  • 대격: -로 (표준어: -을/-를)
    • 묵고
  • 여격: -인대 (표준어: -에게)
    • 이거 내인대 있던 거 아이가?
  • 공동격: -캉 (표준어: -와/-과)
    • 같이 가자.

용언[편집]

활용[편집]

용언 ‘-아-/-어-’형에서 양모음 어간의 경우라도 ‘-어-’가 붙을 수 있다.

  • 받어- < 받아-

모음어간 용언의 ‘-아-/-어-’형에서는 표준어와 다른 축약형이 있을 수 있다.

  • 비비- < 비벼-
  • 조- < 줘-

표준어의 불규칙 용언 중 ㅂ 불규칙과 ㅅ 불규칙은 동남 방언에서 규칙 용언으로 나타난다.

  • 더버- < 더워-
  • 나사- < 나아-

한편 동남 방언에서는 동사 ‘묵다’(표준어: 먹다)가 다음과 같이 불규칙 용언으로 나타난다.

표준어 동남 방언
먹- 묵-
먹으면 무우면
먹어서 무우서

평서형[편집]

평서형에는 아래와 같은 형식들이 있다.

  • -ㅁ니더/-심니더 (합쇼체)
  • -내 (하게체)
  • -ㄴ다/-넌다 (해라체)

서울 방언의 해요체에 해당되는 형식으로는 ‘-얘’를 붙는 형식이 있다.

  • 여기 잇어얘. (서울 방언: 여기 있어요.)
  • 여기 잇넌대얘. (서울 방언: 여기 있는데요.)

의문형[편집]

의문형에는 다음과 같은 형식들이 있다.

  • -ㅁ니꺼/-심니꺼 (합쇼체)
  • -넌교/-(으)ㄴ교 (합쇼체)
  • -넌가/-(으)ㄴ가 (하게체)
  • -나 (해라체)

동남 방언 의문형의 최대 특징은 판단 의문과 의문사 의문이 형식을 달리한다는 점이다. 우선 의문의 대상이 체언인 경우 자음 'ㄱ'이 사용되며, 용언인 경우 'ㄴ'이 사용된다. 판단 의문의 경우에는 모음 ‘ㅏ’로 끝나는 형식이 사용되며 의문사 의문의 경우에는 ‘ㅗ’로 끝나는 형식이 사용된다.

판단 의문 의문사 의문
체언 -가 -고
용언 -나 -노
  • 여기가 너거 집이가?(체언에 대한 판단 의문)
  • 이거는 어대 쓰는 물건이고?(체언에 대한 의문사 의문)
  • 집애 가나?(용언에 대한 판단 의문)
  • 어대 가노?(용언에 대한 의문사 의문)

따라서 의문사가 미지(未知)의 뜻이 아니라 불특정의 뜻으로 사용될 경우에는 의문사 의문형이 아니라 판단 의문형이 사용체된다. 서울 방언에서 구별이 되지 않는 형식이 동남 방언에서는 구별이 되는 것이다.

  • 거기 누가 있나? (의문사가 불특정, 즉 ‘누군가’의 뜻. 판단 의문문)
  • 거기 누가 있노? (의문사가 미지의 뜻. 의문사 의문문)

또 체언이 서술어가 될 경우에 해라체 의문형은 서울 방언과 달리 서술격 조사 ‘-이-’ 없이 의문형 어미 ‘-가/-고’가 직접 체언에 붙을 수 있다. 이 형식은 중세 한국어에서도 볼 수 있는 오래된 특징이다.

  • 이건 니 책가? (판단 의문문)
  • 이건 누구 책고? (의문사 의문문)

일부 지역(진주시 등)의 젋은층 사이에서는 '-네'가 의문형 어미로 쓰이기도 한다.

  • 머라 하네? (타 경상도 지역 : 뭐라카노?)
  • 이거 안하네? (타 경상도 지역 : 이거 안하나?)

명령형, 청유형[편집]

명령형은 아래와 같은 형식들이다. ‘-거라’는 서울 방언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형식이지만 동남 방언에서는 자주 쓰인다.

  • -(으)시이소, -(으)이소 (합쇼체)
  • -(아/어)라~-거라 (해라체)

청유형의 형식들은 다음과 같다.

  • -(으)입시더 (합쇼체)
  • -자 (해라체)

부정형[편집]

불가능을 나타내는 서울 방언의 부정 부사 ‘못’에 해당되는 것으로 동남 방언에는 ‘몬’이 있다.

  • 몬 하다, 몬 오다

인용형[편집]

인용형을 만드는 어미는 ‘-꼬’(서울 방언: -고)이다. ‘-꼬’ 직후에 용언 ‘하다’가 올 때는 융합되어 ‘-카다’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경상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꼬'가 생략되고 '하' 발음이 약화되어 '-라다'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 머라꼬예? (서울 방언: 뭐라고요?)
  • 머라 캣노? (서울 방언: 뭐라고 했냐?)
  • 머라카노? (서울 방언: 뭐라고 했니?) - 영남 전역
  • 머라노? (서울 방언: 뭐라고 했니?) - 경남 일부
  • 머라(카)네? (서울 방언: 뭐라고 했니?) - 경남 일부

관형형[편집]

관형형 중 과거형으로서 선어말어미 ‘-앗-/-엇-’(서울 방언의 ‘-았-/-었-’에 해당)에 형재 관형형 ‘-넌’(서울 방언의 ‘-는’에 해당)이 붙은 ‘-앗넌/-엇넌’이란 형식이 있다.

  • 밥 무웃넌 사람 (서울 방언: 밥을 먹은 사람)

어휘[편집]

어중에 ‘ㅂ, ㅅ’이 나타나는 단어 중 몇몇은 옛 시대의 특징을 유지한 것이다. 이들은 중세 한국어에서 ‘ㅸ, ㅿ’으로 나타나는 것들이다.


서울 방언 동남 방언 중세 한국어
새우 새비 사ᄫᅵ
무우 무시 무ᅀᅮ

중세 한국어 모음 ‘ㆍ’(아래아)는 서울 방언에서 일반적으로‘ㅏ’로 합류되었는데 동남 방언에서는 그중 순음 직후에 있는 것이 ‘ㅗ’와 합류되는 경우가 있었다.

서울 방언 동남 방언

중세 한국어
ᄑᆞᆯ
빠르다 뽀리다 ᄲᆞᄅᆞ다

방언 고유 어휘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그중 몇몇은 서남 방언(전라도 방언)과 공통된다.

동남 방언에서의 ‘밀대’는 서울 방언과 다른 뜻으로 쓰인다.
서울 방언 동남 방언
사내아이 머시마
계집아이 가시나
대걸레 밀대

동남 방언에만 존재하는 어휘로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서울 방언 동남 방언
들러 붙어 귀찮게 하다 앵기다
멋있고 보기 좋다 까리하다

친족 관련 어휘는 경상도에 본적을 두는 재일교포 사이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서울 방언 동남 방언
아버지 아부지
할아버지 할배, 할바이
할머니 할매, 할마이
어머니 어무이
삼촌, 아저씨 아제, 아지벰
고(이)모, 아주머니 아지메,아주멤

사회적 인식[편집]

동남 방언은 신라 천년동안 중심언어였다. 동남 방언은 소백산맥으로 고립된 지리적 특성상 제주방언과 마찬가지로 다른 방언에서 사라진 중세국어의 성조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다. [1] 동남방언은 수도권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사회적 이유로 표준말투의 사용을 요구받는 경우, 수도권 말씨에 적응하는 편이나, 동남 방언 화자들은 서부 지역(호남, 충청) 방언 화자들과 다르게 무뚝뚝하면서 딱딱한 억양을 지닌다. [2]

“머라카노”, “우야꼬” 등 동남 방언을 타 지역 사람들이 들으면 일본어 같다는 소리를 많이 한다. [3] 동남 방언은 독일어 내지 영국영어처럼 딱딱하게 들리고, 서남 방언은 프랑스어 내지 미국영어처럼 부드럽게 들린다. 서울말이나 서남 방언은 발음을 길고 짧게 하는 장단(長短) 언어이지만, 동남 방언은 음의 높낮이가 있는 성조(聲調) 언어로 서남 방언 화자들이 표준어에 쉽게 적응하는 반면 경상도 사람들은 억양을 고치기 어려운 이유이다. [4]

지역별 차이[편집]

경상북도경상남도는 같은 방언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이를 보인다.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상북도의 경우, 많이 딱딱하고 좀더 억센 느낌이지만, 경상남도부산광역시의 경우, 딱딱하나 좀더 부드러운 느낌이다. 구체적인 차이를 든다면, 대구광역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상북도은 단어의 한자한자를 띄어서 발음하고, 경상남도부산광역시의 경우에는 단어의 한자한자를 붙여서 발음한다. 단, 문경의 경우, 충북과 경계가 맞닿아 있어서 간혹 충청도 방언과 섞이기도 한다. 강원도 강릉이면 이북 억양같이 굉장히 억세다.

참고 문헌[편집]

  • 김영송(1977) 〈경남 방언 [3] 음운〉, 《한글》 159, 한글 학회
  • 나진석(1977) 〈경남 방언 [2] 말본〉, 《한글》 159, 한글 학회
  • 方言硏究會(2001) 《方言學辭典》, 태학사
  • 이기갑(2003) 《국어 방언 문법》, 태학사
  • 河野六郎(1945;1979) 〈朝鮮語方言學試攷―「鋏」語考―〉, 《河野六郎著作集1》, 平凡社

각주[편집]

외부 링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