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속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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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속 이론은 유엔 산하 라틴 아메리카 경제 위원회(ECLA)의 논문에서 발전했다.

종속 이론(從屬理論, 영어: dependency theory)은 국제정치학의 구조주의 이론 중 하나로서 국제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불평등한 교환이 "중심부"와 "주변부"의 구조를 형성하여 부의 비대칭적 이동을 초래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2, 3차 산업 중심의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중심부의 선진국들은 1차 산업 중심의 저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주변부의 후진국과의 거래에서 비대칭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거래가 진행될수록 부는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이동되어 주변부의 경제가 중심부의 경제에 종속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이 같은 종속 관계는 견고한 구조를 형성하므로, 주변부 국가들은 발전이 어렵다. 이와 같은 종속 이론은 근대화론에 대한 반작용으로 등장하여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유행하였다.

역사[편집]

종속 이론은 1949년에 발표된 두 논문에서 유래하는데, 하나는 한스 징거의 논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라울 프레비시의 논문으로, 저자들은 선진국에 대한 저개발국의 교역조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되어 저개발국은 같은 양의 원재료를 수출하고도 선진국에서 점점 더 적은 양의 완제품만을 구매할 수 있게 됨을 관찰했다. 이 주장은 프레비시-징거 명제라 불린다. 유엔 라틴아메리카 위원회(UNCLA)에서 일하던 아르헨티나 경제학자인 프레비시는 저개발국이 자급적 발전 경로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무역에 어느 정도의 보호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수출주도형 산업화가 아니라 수입대체 산업화(Import-substitution Industrialisation, ISI)가 저개발국의 최선의 전략이라 주장했다.[1] 이 이론은 폴 A. 베런(Paul A. Baran)이 1957년 저서 《성장의 정치 경제》에서 제시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을 발전시킨 것이다.[2] 종속 이론은 로자 룩셈부르크,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장한 이전의 마르크스주의, 제국주의 이론들과 유사한 관점을 가졌고, 마르크스주의자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았다. 일부 학자들은 종속 이론을 두 개의 사상 조류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프레비시, 셀소 푸르타도(Celso Furtado), 아니발 핀토(Aníbal Pinto) 등 유엔 라틴아메리카 경제위원회(ECLAC, 스페인어 약자 CEPAL)의 연구가 중심이 된 라틴아메리카 구조주의자들이 하나요, 폴 A. 베런, 폴 스위지, 안드레 군더 프랑크(Andre Gunder Frank) 등 미국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다른 하나이다.

종속 이론은 1960대와 1970대 근대화 이론을 비판하면서 크게 유행했는데, 세계적으로 빈곤이 계속 확산되면서 근대화 이론은 급격히 인기를 잃었다. 1960년대까지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종속 이론에 기반해 수입대체 산업화를 발전 전략으로 채택했다.[3]

그러나 1980년대 제3세계 부채위기와 1990년대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지속적 경기침체는 종속 이론에 기반한 발전 전략의 유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었다.[4]

주변부 국가로 여겨지던 인도와 동아시아 일부 국가들이 경제 성장에 성공하면서, 종속 이론은 예전의 위상을 잃었다. 그러나 여전히 공정무역 등 몇몇 NGO 운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같이 보기[편집]

각주[편집]

  1. Short Prebisch biography 보관됨 2009-08-12 - 웨이백 머신 at Newschool; retrieved July 2009.
  2. Matias Vernengo (2004). “Technology, Finance and Dependency: Latin American Radical Political Economy in Retospect” (PDF). 5쪽. 2012년 3월 17일에 원본 문서 (PDF)에서 보존된 문서. Working Paper No. 2004-06, University of Utah Dept. of Economics.
  3. 이연호 외 (2017). 《EU와 국제개발협력》 1판. 박영사. 79쪽. 
  4. Vernengo, Matías and David Fields. 2016. “DisORIENT: Money, Technological Development and the Rise of the West.” Review of Radical Political Economics 48(4):562–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