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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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눈

시각(視覺, 문화어: 눈점)은 을 통해 인지하는 감각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를테면 눈을 통해 사물의 크기와 모양, 빛깔, 멀고 가까운 정도를 인지할 수 있다.

개요[편집]

유글레나는 편모의 기부에 '안점'이라고 하는 세포 기관이 있는데, 이것으로 명암을 느껴서 빛의 방향으로 이동한다. 또한, 해파리는 우산 모양의 갓 가장자리에 감각 세포가 모여 있는데, 이것도 역시 안점이라고 한다. 한편, 지렁이는 피부에 빛을 감각하는 시세포가 있어서 명암을 느낀다. 이들 안점이나 시세포는 모두 빛의 강약만을 구별하는 것에 불과하다. 플라나리아는 머리에 2개의 눈이 있는데, 술잔 모양의 색소 세포층 중앙에 시세포가 모여 있어서, '배상안'이라고 한다. 이 시세포는 명암 외에 빛의 방향까지도 알 수 있으나, 물체의 형태나 색깔은 구별하지 못한다. 연체동물 중 달팽이·전복·앵무조개 등은 배상안이 분화된 '공안'을 가지고 있다. 공안은 수정체가 없고 조그만 구멍이 있는 카메라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에 시세포층에 상이 거꾸로 맺히나,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어서 상은 매우 어둡다.[1]

한편 연체동물 중 두족류인 오징어·낙지·문어 등의 눈은 카메라눈으로서, 척추동물의 눈과 같이 사진기의 얼개로 되어 있다. 그리하여, 수정체로 빛을 굴절시켜 물체의 상을 맺으며, 물체의 모양·색깔·빛의 방향 등을 구별할 수 있다. 절지동물에서 볼 수 있는 홑눈은 간단한 구조이나, 수정체가 있는 눈으로 빛의 명암뿐만 아니라 방향도 구별할 수 있다. 거미·지네 등은 홑눈만 가지고 있고, 새우·게 등의 갑각류는 낱눈이 여러 개 모여서 된 겹눈을 1쌍 가지고 있다. 특히, 곤충은 3개의 홑눈과 1개의 겹눈을 가지고 있는데, 겹눈은 물체의 형태를 구별하고 물체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느낀다. 상은 정립상이다.[1]

척추동물의 눈은 두족류의 눈과 같은 카메라눈으로 흔히 사진기의 구조와 비교된다. 빛의 양을 조절하는 홍채는 사진기의 조리개와 같은 구실을 하며, 빛의 굴절을 조절하는 수정체는 사진기의 렌즈, 상이 맺히는 망막은 사진기의 필름에 해당된다. 수정체를 통해 들어온 빛은 망막 위에 도립상을 맺는다. 망막은 크게 수용기층·쌍극 세포층·시신경절 세포층의 3층으로 분류할 수 있다. 수용기층에는 빛 자극에 대해 흥분하는 2가지 세포, 즉 막대 모양의 간상 세포와 원뿔 모양의 원추 세포가 있다. 간상 세포는 주로 어두운 곳에서 빛이 약할 때 작용하며, 원추 세포는 주로 밝은 곳에서 강한 빛을 받아들이고, 물체의 형태 외에 색깔을 구별한다. 간상 세포는 박쥐, 올빼미 등의 야행성 동물에서 발달되어 있으며, 원추 세포는 주행성 동물에서 발달되어 있다. 한편, 망막의 제2층인 쌍극 세포층의 작용은 분명하지 않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수용기를 통해 들어온 정보는 제3층인 시신경절 세포에서 전기적인 자극으로 바뀌면서 중추에 전해져 물체의 색깔, 형태 및 움직임 등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1]

이론[편집]

초기[편집]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 에우클레이데스 등은 눈에서 나오는 무형의 선을 어떤 물체가 가리게 될 경우 그 물체를 인지하는 방식으로 시각이 작동한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2] 갈레노스[3] 물체에서 발산되는 무언가가 눈에 들어옴으로써 시각이 작동한다고 보았는데, 이는 실제 눈이 물체를 인식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실험적으로 유도된 이론은 아니었지만, 아이작 뉴턴존 로크 등 18세기 영국의 학자들은 이 이론을 지지하였다.[4]

이들 중 아이작 뉴턴은 실험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각론을 뒷받침할 근거를 얻었다. 뉴턴은 프리즘을 통해 빛에 여러 종류의 색이 혼합되어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눈에 들어옴으로써 색채를 인식하게 된다는 추정을 가능케 하였다.[5]

현대[편집]

헤르만 폰 헬름홀츠로부터 현대의 시각 인지 연구가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헬름홀츠는 1867년 눈을 분석한 결과 눈으로는 인간이 현재 보고 있는 것처럼 완벽한 시각을 구현해낼 수 없으며, 따라서 "무의식적 추정"이라는 방법을 통해 현재의 시각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가 불완전한 시각 정보들을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재구성하여 현재 보는 시각을 만들어낸다는 이론이다.[6]

우리가 익숙한 자극과 다른 종류의 자극이 들어올 경우 어색함을 느끼는 것이 무의식적 추정의 결과이다. 거꾸로 된 얼굴,[7] 바닥에서 바라본 물체, 밑에서 비추는 빛 등의 자극에 대해 어색함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1930년대와 1940년대에는 게슈탈트 심리학이 부흥하며 시각에 새로운 해석의 여지를 부여한다.[8]

1960년대에는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기술이 개발되며 안구의 움직임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다. 책이나[9] 그림을[10] 볼 때 시야가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대표적이다.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사람이 물체는 수월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로부터 얼굴과 물체를 인식하는 원리가 서로 다르다는 것도 알게되었다.[11] fMRI전기생리학적 기술을 통해 두 방식이 뇌에서도 구분되어있음이 밝혀졌다.[12]

시각과 생리학[편집]

생리학에서는 눈의 구조와 시각정보의 전달과정을 주요 관심사로 다루고 있다. 각막을 통해 들어온 빛은 수정체에서 굴절되어 유리체를 통과하고 망막에 상이 맺힌다. 그 다음 시신경을 통해 에 전달되는 순서이다. 뇌에는 시각과 깊은 관련이 있는 특정부위가 있어 눈에서 전달된 정보를 처리한다.

시각과 심리학[편집]

심리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이 눈이 사물을 인지하는 기본적인 기준으로 색채 지각과 깊이거리의 지각을 제시하고 있다.[13] 색채지각을 통해 색상을 구분하며 상대적 기준에 의해 판단되는 깊이 및 거리 지각으로 사물의 모양, 크기, 멀고 가까움을 구분한다.

깊이 및 거리의 지각의 상대적인 기준[편집]

  • 중첩: 두개의 사물이 겹쳐 보이면 가려져 있는 것이 멀리 있다고 판단한다.
  • 상대적 크기: 동일한 모양의 사물들이 있다면 작은 것이 멀리 있다고 판단한다.
  • 상대적 높이: 동일한 모양의 사물들이 있다면 시야에 들어오는 각도가 큰 것이 높다고 판단한다.
  • 표면의 겉: 겉을 이루는 무늬가 촘촘할수록 멀다고 판단한다.
  • 크기에 대한 친숙성: 익숙한 물건으로 크기를 판단한다.
  • 직선조망: 곧게 뻗은 길 옆의 가로수는 마주 보는 사이가 짧을수록 멀다고 판단한다.
  • 대기조망: 주변의 풍경을 보며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 멀리 있다고 판단한다.
  • 운동단서: 차를 타고 가며 보이는 빠르게 지나가는 가로수가 천천히 지나가는 것보다 가까이 있다고 판단한다.

체계화[편집]

주관적 윤곽현상

인간은 눈으로 본 것을 이해 하기 위해 본 것을 해석한다. 오른쪽 그림을 보고서 두 개의 사각형이 있다고 인지하는 것을 주관적 윤곽현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은 자신이 본 것을 종합적으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있다.

착시[편집]

인간의 시각은 상대적 기준에 따라 사물을 인지하므로 특정한 조건에서 여러 가지 착시 현상을 겪는다. 주관적 윤곽현상 역시 착시의 일종이다. 마우리스 코르넬리스 에스허르(1898년 ~ 1971년)는 착시 현상을 이용한 판화 작품을 많이 남겼다.

시각 예술[편집]

시각을 주요 매체로 하는 예술을 시각 예술이라 한다. 미술시각 예술중 가장 오래된 분야이자 주된 분야로 종종 시각 예술과 같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설치 미술,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아트 등의 다양한 분야가 생겨나 시각 예술은 점차 시각을 주요 매체로 하는 종합 예술이 되어가고 있다.

시각의 하위 감각[편집]

  • 색각: 색을 인지하는 시각이다.
  • 양감: 사물의 모양을 인지하는 시각이다.
  • 원근감: 멀고 가까움을 인지하는 시각이다.
  • 질감: 표면의 재질을 인지하는 시각이다.

같이 보기[편집]

각주[편집]

  1. 글로벌 세계대백과사전》, 〈시각〉
  2. Finger, Stanley (1994). 《Origins of neuroscience: a history of explorations into brain function》. Oxford [Oxfordshire]: Oxford University Press. 67–69쪽. ISBN 978-0-19-506503-9. OCLC 27151391. 
  3. Finger, Stanley (1994). 《Origins of neuroscience: a history of explorations into brain function》. Oxford [Oxfordshire]: Oxford University Press. 67–69쪽. ISBN 978-0-19-506503-9. OCLC 27151391. 
  4. Swenson Rivka (2010). “Optics, Gender, and the Eighteenth-Century Gaze: Looking at Eliza Haywood's Anti-Pamela”. 《The Eighteenth Century: Theory and Interpretation》 51 (1–2): 27–43. doi:10.1353/ecy.2010.0006. 
  5. Margaret, Livingstone (2008). 《Vision and art : the biology of seeing》. Hubel, David H. New York: Abrams. ISBN 978-0-8109-9554-3. OCLC 192082768. 
  6. von Helmholtz, Hermann (1925). 《Handbuch der physiologischen Optik》 3. Leipzig: Voss. 2018년 9월 27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21년 12월 4일에 확인함. 
  7. Hunziker, Hans-Werner (2006). 《Im Auge des Lesers: foveale und periphere Wahrnehmung – vom Buchstabieren zur Lesefreude [In the eye of the reader: foveal and peripheral perception – from letter recognition to the joy of reading]》. Zürich: Transmedia Stäubli Verlag. ISBN 978-3-7266-0068-6. 
  8. Wagemans, Johan (November 2012). “A Century of Gestalt Psychology in Visual Perception”. 《Psychological Bulletin》 138 (6): 1172–1217. CiteSeerX 10.1.1.452.8394. doi:10.1037/a0029333. PMC 3482144. PMID 22845751. 
  9. Taylor, Stanford E. (November 1965). “Eye Movements in Reading: Facts and Fallacies”. 《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Journal》 2 (4): 187–202. doi:10.2307/1161646. JSTOR 1161646. 
  10. Yarbus, A. L. (1967). Eye movements and vision, Plenum Press, New York
  11. Moscovitch, Morris; Winocur, Gordon; Behrmann, Marlene (1997). “What Is Special about Face Recognition? Nineteen Experiments on a Person with Visual Object Agnosia and Dyslexia but Normal Face Recognition”. 《Journal of Cognitive Neuroscience》 9 (5): 555–604. doi:10.1162/jocn.1997.9.5.555. PMID 23965118. 
  12. Kanwisher, Nancy; McDermott, Josh; Chun, Marvin M. (June 1997). “The fusiform face area: a module in human extrastriate cortex specialized for face perception”. 《The Journal of Neuroscience》 17 (11): 4302–11. doi:10.1523/JNEUROSCI.17-11-04302.1997. PMC 6573547. PMID 9151747. 
  13. <<개정판 심리학의 이해>>, 김정희 외 공저, 학지사, 서울, 2000, pp 67~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