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실재론
과학적 실재론(科學的 實在論, Scientific realism)은 과학에 의해 묘사되는 우주(관측 가능한 측면과 불가관측한 측면 모두 포함)가 우리의 지각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검증된 과학 이론은 실재하는 것에 대한 적어도 근사적으로 참인 묘사라는 철학적 견해이다.[1]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일반적으로 과학이 성공적일 때 직접 관측할 수 없는 실재의 측면을 포함하여 자연에 대한 참된(또는 근사적으로 참인) 지식을 밝혀낸다고 주장한다.[1]
과학철학 내에서 이 견해는 종종 "과학의 성공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제시된다. 이 문맥에서 과학의 성공에 대한 논의는 주로 과학 이론이 언급하는 것으로 보이는 불가관측 존재자들의 지위에 집중된다. 일반적으로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도구주의와 반대로, 불가관측 존재자에 대해서도 관측 가능한 것과 동일한 존재론적 지위를 갖는 유효한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20년 PhilPapers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계 철학자의 72%가 과학적 실재론을 선호했으며, 반실재론을 선호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했다.[2]
주요 특징
[편집]과학적 실재론은 두 가지 기본 입장을 포함한다:
- 이상 이론 테제. 과학이 근사하고자 목표로 하는 이상적인 과학 이론에 대한 일련의 기준을 제시한다.
- 수렴 테제. 적어도 일부 잘 확립된 영역에서 과학자들이 현재 수용하는 이론은 이미 그 이상에 근사하고 있으며, 탐구가 진행됨에 따라 더욱 밀접하게 근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3][4]
실재론자들은 종종 이 테제를 선택적으로 채택한다. 즉, 기초 물리학과 같이 성숙한 분야에 대해서는 실재론자일 수 있지만, 덜 정립된 영역에 대해서는 불가지론적 입장을 유지할 수 있다.[5]
실재론적 관점에서 이상적인 과학 이론은 서로 연결된 세 가지 약속을 충족한다.[6]
- 의미론적: 이론의 핵심 주장은 실제 세계를 묘사하고자 하므로 참이거나 거짓이다.
- 형이상학적: 이론이 상정하는 존재자(예: 전자, 유전자)는 객관적으로 그리고 마음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 인식론적: 이론의 설명적, 예측적 성공은 이론이 적어도 근사적으로 참이 아니라면 일어나기 힘든 일이므로, 우리는 그러한 주장들 중 상당수를 믿을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이를 종합하면, 처음 두 약속은 이상적인 이론이 실제로 존재하는 존재자에 대해 확정적인 단언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세 번째 약속은 그러한 단언의 상당 부분을 믿는 것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실재론자들은 과학이 진보한다고 주장한다. 즉, 나중의 이론은 일반적으로 더 많은 질문에 답하거나 더 정확하게 답하며, 자연에 대한 문자 그대로 참인 설명이라는 이상에(비록 반드시 도달할 필요는 없더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것이다.[7]
특징적 주장
[편집]다음 주장들은 과학적 실재론자들이 보유하는 전형적인 견해들이다. 과학의 성공의 성격과 그 성공에서 실재론의 역할에 대한 폭넓은 이견으로 인해, 과학적 실재론자는 다음 입장 중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에 동의할 것이다.[8]
- 최선의 과학 이론은 적어도 부분적으로 참이다.
- 최선의 이론은 지시 대상이 없는 표현인 핵심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 이론이 근사적으로 참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이론의 예측적 성공의 정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된다.
- 이론의 근사적 진리성은 그 예측적 성공에 대한 유일한 설명이다.
- 이론이 지시 대상이 없는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 과학 이론은 근사적으로 참일 수 있다.
- 과학 이론은 물리 세계에 대한 참된 설명을 향한 역사적 진보 과정에 있다.
- 과학 이론은 진정한 존재론적 주장을 한다.
- 과학 이론의 이론적 주장은 문자 그대로 읽어야 하며 확정적으로 참이거나 거짓이다.
- 이론의 예측적 성공 정도는 그 핵심 용어의 지시적 성공에 대한 증거이다.
- 과학의 목표는 물리 세계에 대한 문자 그대로 참인 설명이다. 과학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는 이것이 과학이 진보해 온 목표였기 때문이다.
역사
[편집]과학적 실재론은 합리론과 형이상학적 실재론을 포함한 훨씬 더 오래된 철학적 입장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20세기에 발전된 과학에 관한 테제이다. 과학적 실재론을 고대, 중세, 근대 초기 사촌들의 관점에서 묘사하는 것은 기껏해야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과학적 실재론은 주로 논리실증주의에 대한 반작용으로 발전했다. 논리실증주의는 20세기의 첫 번째 과학철학이자 과학적 실재론의 선구자로서, 이론적 용어와 관측 용어 사이에 날카로운 구분을 지을 수 있으며, 후자는 관측적 및 논리적 용어로 의미 분석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논리실증주의는 다음과 같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 검증주의 의미론—헴펠(1950) 참조.
- 분석-종합 구분의 문제—콰인(1950) 참조.
- 관측의 이론적재성—핸슨(1958), 쿤(1970), 콰인(1960) 참조.
- 용어의 관측 가능성에서 문장의 관측 가능성으로 이동하는 것의 어려움—퍼트넘(1962) 참조.
- 관측-이론 구분의 모호성—G. 맥스웰(1962) 참조.
논리실증주의의 이러한 어려움들은 과학적 실재론을 암시하지만 필연적으로 수반하지는 않았으며, 과학철학으로서 실재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실증주의 이후 실재론은 지배적인 과학철학이 되었다.[9]: 70 바스 반 프라센은 그의 저서 《과학적 이미지》(The Scientific Image, 1980)에서 실재론의 대안으로 구성적 경험주의를 발전시켰다. 그는 과학적 실재론에 반대하여 과학 이론이 불가관측 존재자에 대한 진리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10] 반 프라센에 대한 응답들은 실재론적 입장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었고 과학적 실재론의 일부 수정을 이끌어냈다.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찬반 논거
[편집]기적 불가 논증
[편집]과학적 실재론의 주요 논거 중 하나는 과학 지식이 본질적으로 진보적이며 현상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개념에 중심을 둔다.[11] 많은 과학적 실재론자들은 이론의 조작적 성공이 그 이론의 더 불가관측한 측면들이 존재한다는 생각에 신빙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그것들이 이론이 예측을 추론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과학적 실재론자는 과학이 원자를 사용하는 모든 이론의 탁월한 현상론적 성공으로부터 존재론적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논거는 종종 귀추법 또는 "최선의 설명으로의 추론"에 호소한다(Lipton, 2004). 예를 들어 흔히 사용되는 논거인 "기적 논변" 또는 "기적 불가 논증"은 과학 이론이 다양한 현상을 매우 정확하게 예측하고 설명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라는 관찰에서 시작한다. 따라서 최선의 설명—즉 과학의 성공을 힐러리 퍼트넘이 말하는 "기적"이 아니게 만드는 유일한 설명—은 우리의 과학 이론(또는 적어도 최선의 이론들)이 세계에 대한 참된 묘사 또는 그에 근사한 묘사를 제공한다는 견해라고 주장된다.[12]
바스 반 프라센은 진화론적 비유로 응답한다: "나는 현재 과학 이론의 성공이 기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것은 과학적(다윈주의적) 사고방식에는 놀라운 일조차 아니다. 왜냐하면 모든 과학 이론은 치열한 경쟁, 즉 이빨과 발톱이 붉은 정글 속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오직 성공적인 이론들—실제로 자연의 실제 규칙성을 포착한 이론들—만이 살아남는다." (The Scientific Image, 1980)
비관적 귀납
[편집]비관적 귀납은 실재론에 반대하는 주요 논거 중 하나로, 과학의 역사에는 한때 경험적으로 성공적이라고 여겨졌으나 지금은 거짓으로 믿어지는 이론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과학의 역사에는 경험적으로 성공적이었으나 그 불가관측 용어들이 진정으로 지시한다고 믿어지지 않는 많은 이론들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정전기에 대한 유출물 이론(16세기 물리학자 윌리엄 길버트의 이론)은 핵심 불가관측 용어들이 나중의 이론들에 의해 대체된 경험적으로 성공적인 이론이다.
실재론자들은 특정 실재론적 이론이 더 나은 이론으로 대체되는 것은 과학 지식의 진보적 성격 때문에 예상되는 일이며, 그러한 대체가 일어날 때 불필요한 불가관측자들만 탈락한다고 응답한다. 예를 들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이론은 빛의 에테르 개념이 역학과 전자기학 이론의 성공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탈락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면에 이론 대체가 일어날 때 원자 개념과 같이 잘 뒷받침된 개념은 탈락되지 않고 어떤 형태로든 새 이론에 통합된다. 이러한 응답은 과학적 실재론자들을 구조 실재론으로 이끌 수 있다.
구성주의 인식론
[편집]사회 구성주의자들은 과학적 실재론이 과학 혁명 기간 동안 발생하는 과학 지식의 급격한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 구성주의자들은 또한 이론의 성공이 구성의 일부일 뿐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거들은 많은 과학자가 실재론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시한다. 1920년대 양자역학의 발전 기간 동안 지배적인 과학철학은 논리실증주의였다. 양자역학의 대안적 실재론적 해석인 봄 해석과 다세계 해석은 고전물리학의 개념들과 그렇게 혁명적인 단절을 하지 않는다.
과소결정 문제
[편집]과소결정 문제에서 유래한 과학적 실재론에 대한 또 다른 논거는 앞선 논거들만큼 역사적으로 동기부여된 것은 아니다. 그것은 관측 자료가 원칙적으로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여러 이론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재론자들은 과학의 역사에서 실제 과소결정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반박할 수 있다. 대개 데이터를 설명해야 한다는 요구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서 과학자들은 그것을 충족하는 단 하나의 이론이라도 찾아내면 운이 좋은 것이다. 더욱이 우리가 과소결정 논변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직접 관측한 것에 대해서만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화석 증거가 다른 이론(예: 화석은 정교한 조작이라는 이론)으로도 동일한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공룡이 한때 살았다는 이론을 세울 수 없게 된다.
양립 불가능한 모델 논변
[편집]양립 불가능한 모델 논변에 따르면, 어떤 경우에는 단일 현상에 대해 다양한 모델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반실재론의 증거로 취해질 수 있다.[14] 한 예로 마거릿 모리슨은 핵 껍질 모형과 액체 방울 모형이 두 모델 모두 예측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핵에 대해 모순된 설명을 제공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15]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1 2 Chakravartty, Anjan (2017), 〈Scientific Realism〉 Summer 2017판, Zalta, Edward N. (편집),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etaphysics Research Lab, Stanford University, 2025년 4월 23일에 확인함
- ↑ “Survey Results Philosophical questions”. PhilPeople.org. 2020. 2025년 9월 11일에 확인함.
- ↑ Putnam, Hilary (1976년 6월 1일). 《X—What Is "Realism"?》. 《Proceedings of the Aristotelian Society》 76. 177–194쪽. doi:10.1093/aristotelian/76.1.177. ISSN 1467-9264.
- ↑ Psillos, Stathis (1999). 《Scientific Realism: How Science Tracks Truth》. Routledge.
- ↑ CHAKRAVARTTY, ANJAN (2013년 1월 25일), “Dispositions for Scientific Realism”, 《Powers and Capacities in Philosophy》 (Routledge), 113–127쪽, doi:10.4324/9780203075609-6, ISBN 978-0-203-07560-9, 2025년 4월 23일에 확인함
- ↑ Leplin, Jarrett 편집 (1984년 12월 31일). 《Scientific Realism》.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doi:10.1525/9780520337442. ISBN 978-0-520-33744-2.
- ↑ Niiniluoto, Ilkka (2012년 8월 29일), “Scientific Progress”, 《Philosophy》 (Oxford University Press), doi:10.1093/obo/9780195396577-0055, ISBN 978-0-19-539657-7, 2025년 4월 23일에 확인함
- ↑ Jarrett Leplin 편집 (1984), 《Scientific Realism》,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1쪽, ISBN 0-520-05155-6
- ↑ Garrett, B., Empirical Nursing: The Art of Evidence-Based Care (Bingley: Emerald Publishing, 2018), p. 70.
- ↑ Monton, Bradley; Mohler, Chad (October 2008). “Constructive Empiricism”.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ummer 2017 Edition)》.
- ↑ Cappelen, H., Gendler, T. S., & Hawthorne, J., eds., The Oxford Handbook of Philosophical Methodology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6), pp. 401–402.
- ↑ Chakravartty, Anjan (2018년 7월 10일). 〈Scientific Realism〉. Zalta, Edward N. (편집). 《The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etaphysics Research Lab, Stanford University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경유.
- ↑ Howson, C., Hume's Problem: Induction and the Justification of Belief (2000), Ch. 3: "Realism and the No Miracles Argument".
- ↑ Frigg, Roman and Hartmann, Stephan, Models in Science,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 (Spring 2020 Edition), Edward N. Zalta (ed.).
- ↑ Morrison, Margaret (2011). One phenomenon, many models: Inconsistency and complementarity. Studies in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Part A 42 (2):34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