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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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처벌 
저자 미셸 푸코
원제 Surveiller et punir
국가 프랑스 프랑스
언어 프랑스어
주제 감옥의 역사
페이지 465페이지
ISBN 대한민국 ISBN 978-89-300-3248-3

감시와 처벌》(Surveiller et punir)는 철학자 미셸 푸코가 1975년에 지은 철학서이다. 중세시대부터 현대까지의 감옥의 역사를 통해, 그 속에 숨겨져 있는 권력관계를 파헤치는 책이다. 감옥의 각종 장치의 발견을 통해서 권력은 어떻게 한 개인의 신체를 조종하려고 하는지에 관해 언급되어 있다. 대한민국 초판은 오생근의 번역을 통해 1994년 6월 15일에 나왔고, 이어서 개정판이 2003년 10월 5일에 발매되었다.

주요 내용[편집]

신체형[편집]

중세시대에는 신체형이라는 형벌이 종종 발생하였다. 범죄자에게 벌을 주는 권력은 왕권 그 자체였다. 왕권은 신민들에게 자신의 권위를 알리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따라서 신체형은 하나의 성대한 의식처럼 진행되었다. 광장에서 진행되는 신체형은 범죄자에게 각종 신체적 형벌을 가한다. 이 형벌의 전체 과정을 신민에게 보여줌으로써, 왕권은 신민들에게 왕권의 높은 권위, 즉 자신들은 신민이기 때문에 왕이라고 함은 쳐다보지 못할 존재라는 사상을 무의식적으로 주입한다.

하지만 종종 이런 의식은 몇몇 부작용이 드러나곤 했다. 왜냐하면 그러한 의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죄인이 자신의 억울함,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만감을 대중들에게 표출하는 경우가 발생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신민들에게는 죄인이 불쌍하다는 인식, 사회에 대한 불만을 폭발하게 만드는 요소로 나타나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폭동과 같은 불상사가 발생하곤 했다.

감옥의 등장[편집]

신체형의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결국 권력은 신체에 대한 처벌에 대해 한계점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 상황에서 등장한 형벌은 감옥살이이다. 과거 신체형이 인간의 신체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면, 감옥살이는 인간의 정신 개조를 목적으로 한다. 이 정신 개조라 함은 한 개인이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해 반성할 수 있게 만드는 형태이다. 재판을 통한 징역 기간의 설정은 범인이 개심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설정되어야 한다. 그러한 개심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화, 즉 권력에 이익이 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 죄인은 이러한 권력의 존재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한다. 이러한 비가시성, 그게 권력이 원하는 바이자 과거 중세 시대의 왕권과의 차이이다.

감옥의 규율[편집]

권력의 가르침을 죄수들에게 주기 위해, 감옥 내에서 권력은 여러 가지 규율을 만들어 냈다. 이 규율은 감옥 그 자체에서 새로 생성된 법이 아니다. 이미 권력이 한 개인을 사회화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다른 시스템에서 차용된 내용들이 가득하다. 학교, 군대, 수도원, 병원에서 이미 그 효과를 입증하였던 규율은 감옥에서도 죄수들을 반성하게 하는데 이용한다. 규율을 통해 권력은 인간의 신체가 아닌, 인간의 정신을 공격해 들어온다.

감옥, 형벌제도와 함께 발전한 학문[편집]

형벌제도의 발달 때문에 권력은 그와 관련된 여러 가지 학문이 발달하였다. 일망감시시설(panopticon), 즉 교도관 한명이 여러 죄수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은 관리의 효율성을 불러 일으켰다. 건축학, 광학은 이 시스템을 바탕으로 발전해 오게 되었다. 재판 과정에서 죄인의 죄를 측정하기 위한 심리학, 병리학의 발달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즉, 권력은 자신이 필요한 학문만을 발전시키는 경향이 있다.

민중 신문[편집]

민중 신문은 이러한 권력에 대해 부정함이 있음을 인정한다. 그 신문들은 죄인들이 마치 혁명가 내지는 독립적인 존재로써 알리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이 죄수들의 보도를 통해 권력의 부당함을 알리는 데 목적을 둔다.

『감시와 처벌』: 권력의 미시물리학과 담론[편집]

권력-지식 연계의 계보학, 또는 권력의 미시물리학은 『감시와 처벌』에서 완숙한 형태로 논변된다. 여기서 푸코는 모든 사회에서의 담론의 형성, 유통, 분배와 소멸은 권력의 작용과 불가분리적으로 서로 얽혀있다고 주장한다. 이제 그는 배제하고 억압하며 검열하는 권력의 얼굴은 일면적이며, 근대화된 권력은 오히려 적극적으로 어떤 대상을 구성하고 학문적 체계를 생산하며 주체를 만들어낸다고 역설한다.

푸코적 권력론과 담론 이론의 통찰은 아래와 같은 사실을 보여 준다. 즉 권력과 지식은 서로 반대항이 아니며, 근대 이후 서로 갈수록 정교하게 얽혀가게 된다는 것이다. 합리성을 주창한 계몽주의의 득세 이후, 보다 세련된 권력일수록 스스로 진리와 객관성을 자임하고 채택하는 형태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진리나 합리성의 이념 자체가 '일정한 권력효과를 동반하면서 사용되는 말의 흐름과 쓰임으로서의 담론'인 것이다.

이성/비이성의 구분과 연관된 담론 효과에 대한 사례를 들어 보자. 예컨대 '오리엔탈리즘'은 동양(Orient)에 대한 어떤 이미지나 관점을 총칭한 것으로서 대부분 부정적인 요소들, 즉 동양이 미신적이고 퇴영적이며 후진적이라는 등의 이미지들로 채워져 있다. 동양이 이런 방식으로 채색되면 서양의 이미지는 당연히 그 반대가 된다. 즉, 서양적인 것은 과학적이고 진보적이며 선진적이라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오리엔탈리즘이란 용어 자체가 서양 여러 나라들이 제국주의적 경략에 여념 없던 시절 서양인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쓰여졌다는 사실이다.

서양인들은 자기의 기독교적 문화나 가치관과 다른 중동 이슬람세계를 정복할 때 처음에는 군사력 같은 물리력에 의존했다. 그러나 물리적 강압만에 의한 지배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다. 약소국의 시민들이 강국의 가치관과 문화를 부러워하고 자신의 것을 오히려 부끄러워할 때 강대국의 헤게모니가 뿌리내리기 시작한다. 강대국의 관점과 자신들의 시각을 약소국 주민들이 동일시할 때 강국의 지배는 거의 영속화된다. 결국 동양에 대한 서양의 지배는, 부정적인 동양관과 긍정적인 서양관을 동양인들 자신이 자발적으로 수용할 때 완성되는 것이다.

오리엔탈리즘에서 표출되는 역사의 공식이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삶을 명징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푸코 이론의 실천성을 생생히 증명한다. 서양-중동의 구도가 바로 미국-한국의 구도로 이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천 년에 이르는 중국문명의 대(對)한반도 헤게모니는 우리 선조들이 한글을 '천한 글', 즉 언문(諺文)으로 비하하고 한문을 '참 글', 즉 진서(眞書)로 받아들이면서 '소중화(小中華)'를 자처했을 때 완결 단계에 이르렀다. 또한 일본 제국주의의 지배는 조선인들이 스스로를 '엽전'으로 비하했을 때 깊이 뿌리내린 것이다.

이런 푸코적 담론 개념을 배경에 깔고 지금부터 『감시와 처벌』의 문제설정을 본격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여기서 푸코는 근대적 감옥 제도의 형성이 근대 권력에 어떤 변화를 초래했는지를 해부한다. 즉 18세기에 발생한 형벌제도의 대대적 변화가 진정으로 무엇을 겨냥했는가를 실증적으로 묻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계몽주의의 확산과 더불어 도입된 처벌의 인간화는 표면적인 관대함과는 달리 사실상 처벌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장치다.

처벌의 표면적 유연화는 처벌 효과를 증가시키는 응용방법의 변화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푸코는 주장한다. 개혁의 목표는 불법 행위를 처벌하고 억제하는 것을 사회의 정규 기능으로 확립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그런 만큼 "덜 처벌하는데 주안점이 있지 않았고 오히려 보다 더 효과적으로" 처벌하기 위한 것이었다. 인간의 몸을 구타하는 물리적 가혹성은 줄었을지 모르지만 법과 규율을 어기면 반드시 처벌하고야 만다는 보편성과 필연성을 증가시켰으며 사회 제도 안에 처벌하는 권력을 보다 깊숙이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처벌하는 권력의 새로운 경제학"이 인도주의적 개혁과 함께 동반 성장한 것이다.

푸코에 의하면, 인도주의적 개혁의 결과 사법적 감금이 19세기 초부터 처벌의 주요 형태가 된다. "공개 고문, 인도주의적 개혁, 사법적 감금"이라는 처벌 권력의 세 가지 역사적 존재 형태의 순차적 변화가 이제 완결 단계에 이른 것이다. 사법적 감금은 범죄자에 대한 일련의 평가, 규정, 처방, 판단들이 제도적으로 치밀하게 이루어지고 정교화 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범죄자를 통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그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고 이러한 지식 기제가 범죄자를 교화하는 데 사용된다. 인도주의적 개혁과 사법적 감금은 사회 전체가 범죄에 대한 예방적, 교정적, 공리주의적 처벌의 권한을 갖게끔 유도한다.

그 결과 모든 사회에서 사람의 몸은, 통제하고 금지하며 조절하고 권면하는 권력 앞에 노출된다. 감옥은 다만 그 선명한 축소판일 뿐이다. 감옥뿐만 아니라 군대, 학교, 병원, 공장, 회사 등의 모든 장소에서 몸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일련의 기법을 총동원하는 현상을 보라. 권력 행사에 있어 이성의 시대인 18세기가 새로운 까닭은 '길들여진 몸'을 만들기 위해, 즉 몸의 유순함과 유용성을 증가시키기 위해 전사회적 차원에서 아주 새로운 기법들이 전면적으로 도입되었다는 데 있다. 이 시기에 전체적인 몸뿐만 아니라 그 미세한 운동이나 자세까지도 권력의 대상이 되었고, 그 목적은 몸이 갖는 효율성을 최대한 제고시키는 데 있었다.

길들여진 몸을 만드는 여러 기법들과 전술을 통틀어서 푸코는 '규율'이라고 명명한다. 규율적 권력이 동원하는 세 가지 주요 기법인 "관찰, 규범적 판단, 검사"의 실례들을 예증하는데 『감시와 처벌』의 상당 부분이 할애된다. 이 기법들이 모세혈관처럼 전 사회 영역을 관통하면서 사회 구성원들의 모든 것을 감시하고 규율하는 사회, 나아가 인간의 정체성과 자화상 자체를 창출하는 장소가 바로 '규율 사회'인 현대 사회라는 것이다.

개인이 항상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은 그 사람의 복속을 유지케 만드는 요체다. 정보화사회의 현실이 이것을 실감나게 한다. 거리나 건물 곳곳에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감시 카메라의 존재는 단적인 예에 불과하다. 일찍이 조지 오웰은, 모든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이 송두리째 감시되고 사람들의 꿈과 무의식조차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전방위적 감시체계에 의해 조작되는 초(超)전체주의 체제를 소설의 형태로 고발한 바 있다. 오웰의 소설은 물론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옛 공산주의 국가인 소련의 현실을 고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정보화 사회의 진화와 함께 우리 사회도 푸코적인 판옵티콘(Panopticon)1)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얼마 전 논란이 되었던 국가기관의 도청뿐 아니라 아직까지도 정부가 도입을 포기하고 있지 않은 전자주민증의 경우, 한 인간의 모든 중요 이력과 정보를 깨알만한 전자 칩에 담음으로써 국가의 시민 통제가 훨씬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규율 권력으로서의 관찰의 함의는 세계적 차원에서 미국의 위성통신 감청망인 에셜론의 존재에 의해 다시 한번 입증된다. 첩보위성과 초고성능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전 세계를 오가는 E메일, 팩스, 유무선 전화를 무차별적으로 도-감청하고 있는 에셜론은 심지어 통신망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육성조차 마이크로웨이브 기술을 사용해 디지털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녹취함으로써 판옵티콘적 고도 감시체계를 지구적 차원에서 현실화시키면서 미국의 세계 지배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푸코적 규율 권력의 두 번째 기법인 규범적 판단은 사회구성체의 모든 곳을 관류하면서 개체를 부단히 비교, 분리, 계층화, 동질화시키는 데 목표를 둔다. 여기서 우리는 가정, 학교, 공장, 군대, 회사 등의 모든 장소에서 전 방위적으로 동원되는 다양한 규범적 판단들의 실례를 상기할 수 있다. 『감시와 처벌』은 그 생생한 역사적 사례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특히 흥미롭게 잘 읽힌다. 이처럼 우리는 일상생활의 모든 곳에서 항상적으로 규범적 판단과 만난다.

가정에서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라", "손발을 깨끗이 씻어라", "부모님께 효도하라", 학교에서의 "공부 열심히 해라", "주위를 정돈해라", "떠들지 마라", "용모와 복장을 단정히 하라", 회사에서의 "열심히 일하라", "인간관계를 잘 유지하라", 군대에서의 군기 잡기, 교회나 절에서의 영혼과 신앙을 위한 훈화 등도 푸코적 관점에서는 우리의 몸을 주류적 가치관과 생활형태에 맞게 길들이기 위한 규범적 판단의 연속인 것이다.

판옵티콘적 사회에서 그 누구도 이런 규범적 판단의 융단폭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사람이 이 규범적 판단에의 동조를 거부하는 순간 그는 결격자이거나 비정상적인 인간으로 낙인찍혀 사람대접을 못 받게 된다. 이런 규범적 판단의 궁극적 목표는 대상을 '정상화'하는 데 있으므로 정상인은 누구나 이 규범적 판단에 순응해야 하는 것이다.

검사는 규율 권력의 두 기법인 관찰과 규범적 판단을 결합시킨 것이다. 검사는 개개의 대상을 분류하고 객관화시킴으로써 모든 존재를 특정한 방식으로 규격화시킨다. 나아가 검사는 개인과 집단에 대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는 자료 축적과 등록 체계를 수반한다. 검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개인은 기술되고 분석될 수 있는 대상으로 정착된다. 그 결과 개인은 제재되고 조정될 수 있는 가시성의 대상으로 환원되고 만다는 것이다. 정신병원에서의 광인이라는 범주의 탄생, 감옥에서의 범죄자의 정립은 그 단적인 예지만 푸코의 분석은 당연히 특정 규율 권력의 기제를 넘어서는 전체 사회적인 지평을 가리킨다.

끊임없는 판단과 검사를 통해 인간 행동의 객관화와 자료화가 달성되며 이것이 근대 인간과학의 탄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고까지 푸코는 주장하면서 『감시와 처벌』을 마무리한다. "개인은 특별한 규율적 권력 기법이 생산한 실재"라는 것이다. 이 명제는 근 현대를 추동한 서양적 합리주의의 동역학에 대한 푸코적인 바깥으로부터의 사유가 도달한 한 극점으로서, 나중에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함께 보기[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