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달
열전달(熱傳達, 영어: heat transfer) 또는 전열(傳熱)은 온도 차이 때문에 열에너지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현상 및 이를 다루는 학문 분야이다.[1] 열은 전도·대류·복사의 방식으로 전달되며, 실제 장치에서는 이들이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열전달은 열역학이 열평형 상태와 에너지의 관계를 주로 다루는 것과 달리, 온도 분포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를 다룬다.
계가 주고받는 열의 양은 계의 처음 상태와 끝 상태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어떤 과정으로 열이 이동했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경로량이다. 공학에서는 단위 면적을 지나는 열의 전달률을 열유속으로 나타내며, 표면과 유체 사이의 열전달은 열유속과 온도 차이의 비인 열 전달 계수로 나타내기도 한다.
열전달 방식
[편집]- 이류
- 이류는 액체나 기체 같은 유체가 이동하면서 그 안의 열에너지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현상이다. 따뜻한 물이 흐르는 배관, 해류에 따라 이동하는 해수, 바람에 실려 이동하는 공기가 그 예이다. 유체 내부의 열 이동에서 이류는 유체 전체의 운동에 따른 전달을 뜻하고, 대류는 보통 이류와 유체 내부의 전도가 함께 일어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 전도
- 열전도는 물질이 전체적으로 흐르지 않아도, 입자와 전자의 미시적인 운동으로 열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금속은 자유 전자가 에너지를 운반하므로 대체로 열전도율이 크다. 균질한 물질에서 열 흐름의 밀도는 온도 기울기에 비례하며, 이를 푸리에의 법칙이라 한다.
- 여기서 는 열유속, 는 열전도율, 는 온도이다. 음의 부호는 열이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 흐름을 나타낸다.
- 대류
- 대류는 액체나 기체가 움직이면서 열을 옮기는 현상이다. 고체 표면과 그 주위 유체 사이의 열전달은 유체의 유동과 전도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밀도 차이로 유체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연대류와, 팬·펌프 등으로 흐름을 만드는 강제대류로 나뉜다. 표면과 유체 사이의 대류 열전달은 보통 뉴턴의 냉각 법칙으로 근사한다.[2]
- 여기서 는 대류 열전달 계수, 는 표면적, 는 표면 온도, 는 표면에서 멀리 떨어진 유체의 온도이다.
- 복사
- 열복사는 물질의 온도에 따른 전자기파 방출과 흡수로 열이 전달되는 현상이다. 매질 없이도 전달될 수 있으므로 태양에서 지구로 오는 에너지의 전달은 복사에 해당한다. 이상적인 흑체가 단위 면적에서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 유속은 절대온도의 네제곱에 비례하며, 실제 물체에서는 표면의 방사율을 함께 고려한다.[3]
- 여기서 는 단위 면적당 방출 복사 열유속, 는 방사율, 는 슈테판-볼츠만 상수, 는 절대온도이다. 서로 마주 보는 두 표면 사이의 순복사 열전달은 두 표면의 온도·방사율과 서로 보이는 정도를 함께 고려하여 계산한다.
열복사선을 얼마나 흡수하거나 반사하는지는 물체 표면의 재질·거칠기·도장 상태와 파장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흑색에 가까운 무광 표면은 가시광선과 열복사를 잘 흡수하는 경우가 많고, 광택이 있는 금속 표면은 반사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표면의 색만으로 열복사 흡수율을 판단할 수는 없으며, 실제 열전달 계산에서는 해당 파장에서의 흡수율과 방사율을 사용한다.
상전이와 열교환
[편집]물질이 녹거나 끓거나 응축할 때에는 온도가 거의 변하지 않아도 에너지가 출입한다. 이를 잠열이라 하며, 단위 질량당 필요한 에너지는 융해열·기화열 등으로 나타낸다. 액체 표면에서의 증발은 주변에서 열을 빼앗아 표면을 식히며, 수증기의 응축은 그 에너지를 다시 방출한다. 보일러, 냉동기, 공기 조화 장치에서는 이런 상전이에 따른 열전달을 이용한다.
해석과 이용
[편집]온도 분포는 보통 열방정식으로 나타낸다. 물질 전체의 이동을 무시할 수 있고 열전도율이 일정하며 내부 열발생이 없는 균질한 물체에서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여기서 는 열확산율이다. 물체 내부의 열전도, 표면에서의 대류와 복사, 내부 발열을 함께 고려하면 건물 단열, 열교환기, 전자 부품 냉각, 금속 가공, 지구의 에너지 수지 등을 해석할 수 있다.
정상 상태에서는 온도 분포가 시간에 따라 바뀌지 않아, 물체의 한 부분으로 들어오는 열전달률과 다른 부분으로 나가는 열전달률이 평형을 이룬다. 반면 가열·냉각 중인 물체에서는 온도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비정상 상태 해석이 필요하다. 단순한 형상에서는 해석해를 구할 수 있지만, 실제 장치에서는 수치 해석이나 실험적 상관식을 쓰는 경우가 많다.
열의 이동을 줄이려면 열전도율이 작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두께를 늘리고 공기층을 두어 단열재를 만든다. 벽·관·다층 재료를 통한 열의 흐름은 재료의 두께와 열전도율에 따른 열저항으로 다룰 수 있다. 반대로 열교환기에서는 넓은 표면적, 얇은 벽, 적절한 유체 흐름을 이용해 열전달을 크게 한다. 열전달 방식과 속도는 장치의 효율, 안전성, 재료의 수명에 영향을 준다.
유체를 아래쪽에서 가열할 때에는 전도와 자연대류가 서로 경쟁한다. 이때 레일리 수는 부력에 따른 대류와 열전도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내는 무차원 수이다. 레일리 수가 충분히 크면 온도 차이로 생긴 밀도 차이가 유체의 순환을 일으켜 자연대류가 뚜렷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