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상
문법에서 어휘상(語彙相, lexical aspect) 또는 동작류(動作類, aktionsarten)는 상의 하나로, 어휘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상적 의미이다. 어휘상은 문법상과 함께 상을 이루며[1], 시제와 어울려 문장의 의미를 구성한다.
하나의 동사는 단 하나의 어휘상으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결합하는 논항에 따라 둘 이상의 어휘상을 갖는다. 이때 동사구 전체가 갖는 어휘상의 의미를 그 동사의 상황유형(狀況類型, situation type)이라고 한다.[2] 이 관점에 따르면 하나의 동사는 여러 개의 상황유형을 가질 수 있다.
분류 기준
[편집]미국의 언어학자 제노 벤들러(Zeno Vendler)는 동사가 나타내는 사건이나 상태[주 1]의 양상에 따라 동사를 분류하는 세 개의 기준을 제안하였다. 우선 동사가 기술하는 사태에 자연스러운 끝점(final point)이 존재하는지의 여부(telic / atelic)로 동사를 구분하여, 자연스러운 끝점이 존재하는 상황을 기술하는 동사는 종결성(終決性, telos)을 갖는다고 하였다. 다음으로 사태에 시폭(time span)이 존재하는지의 여부(durative / non-durative)로 동사를 구분하여, 시폭이 존재하는 상황을 기술하는 동사는 기간성(期間性, duration)을 갖는다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사태가 정적인지 아닌지, 즉 사태의 내부가 분석이 불가능한지 가능한지의 여부(static / dynamic)로 동사를 구분하여, 지속적인 상황을 기술하는 동사는 역동성(力動性, dynamism)을 갖는다고 하였다. 이에 따른 분류는 아래와 같다.[3]
역동성(dynamism) | 기간성(duration) | 종결성(telos) | |
---|---|---|---|
상태(state) | - | + | - |
행위(activity) | + | + | - |
완수(accomplishment) | + | + | + |
달성(achievement) | + | - | + |
1976년 영국의 언어학자 버나드 콤리(Bernard Comrie)가 다섯 번째 어휘상 부류인 순간(semelfactive)을 추가하였다.[5] 이 유형에 속하는 동사는 자연스러운 끝점이 존재하지 않고, 시폭이 드러나지 않는 사태를 기술한다.
어휘상 부류
[편집][-역동성]을 [+상태성]으로 대체하고, 순간(semelfactive) 범주를 추가한 어휘상 부류는 아래와 같다.
상태성(state) | 기간성(durativity) | 종결성(telicity) | |
---|---|---|---|
상태(state) | + | + | - |
행위(activity) | - | + | - |
완수(accomplishment) | - | + | + |
달성(achievement) | - | - | + |
순간(semelfactive) | - | - | - |
부류 | 동사 |
---|---|
상태 동사(state) | 똑똑하다, 아름답다, 사랑하다, 알다, 믿다 |
행위 동사(activity) | 뛰다, 걷다, 수레를 밀다 |
완수 동사(accomplishment) | (집 한 채를) 짓다, (빵을) 만들다, 원을 그리다 |
달성 동사(achievement) | 태어나다, (역에) 도착하다, (물건을) 발견하다, 깨닫다 |
순간 동사(semelfactive) | 기침하다, (침을) 뱉다 |
의미론자이자 통사론자인 미국의 언어학자 데이비드 다우티(David Dowty)는 어떤 동사가 어떤 어휘상에 속하는지를 판별하는 기준을 제안하였다. 아래 표에서 ‘d.n.a.’는 “이 유형의 동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라는 의미이다.
기준 | 상태 | 행위 | 완수 | 달성 |
---|---|---|---|---|
1. 진행형을 나타낼 수 있는지 | no | yes | ? | yes |
2. 단순 현재시제에서 습관을 나타낼 수 있는지 | no | yes | yes | yes |
3. φ for an hour, spend an hour φ-ing | OK | OK | bad | bad |
4. φ in an hour, take an hour to φ | bad | bad | OK | OK |
5. φ for an hour가 φ at all time in the hour를 함의하는지 | yes | yes | d.n.a. | no |
6. x is φ-ing가 x has φ-ed를 함의하는지 | d.n.a. | yes | d.n.a. | no |
7. stop의 보어가 될 수 있는지 | OK | OK | bad | OK |
8. finish의 보어가 될 수 있는지 | bad | bad | bad | OK |
9. almost의 애매성 | no | no | no | yes |
10. x φ-ed in an hour가 x is φ-ing during that hour를 함의하는지 | d.n.a. | d.n.a. | no | yes |
11. studiously, attentively, carefully 등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지 | bad | OK | bad | OK |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내용주
- ↑ 이하에서는 ‘사건(event)이나 상태(state)’를 모두 ‘사태(eventuality)’로 통일한다.
- 참조주
- ↑ 고영근 (1986). “국어의 시제와 동작상”. 《새국어생활》 (서울: 국립국어원).
- ↑ 구본관 외 2015, 321쪽.
- ↑ Kate Kearns 2011, 157쪽.
- ↑ Kate Kearns 2011, 158쪽.
- ↑ Bernard Comrie 1976, 42-43쪽.
- ↑ 강범모 2018, 125-126쪽.
참고 문헌
[편집]- Bernard Comrie (1976). 《Aspect: An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verbal aspect and related problem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0521211093.
- Kate Kearns (2011). 《Semantics》 제2판. Hampshire: Palgrave Macmillan. ISBN 9780230232303.
- 강범모 (2018). 《의미론: 국어, 세계, 마음》. 서울: 한국문화사. ISBN 9788968176012.
- 구본관 외 (2015). 《한국어 문법 총론 I –개관, 음운, 형태, 통사-》. 경기: 집문당. ISBN 9788930316736.
- 이영헌(역자); Kate Kearns(원저자) (2003). 《의미론의 신경향》. 서울: 한국문화사. ISBN 978897735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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