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협주곡 (글리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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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협주곡 내림 마장조 작품번호 74》는 라인홀트 글리에르가 1938년에 작곡한 협주곡이다.

개요[편집]

작곡 과정[편집]

글리에르의 하프 협주곡은 1938년에 작곡됐는데, 그가 남긴 협주곡 중 최초의 것이다. 흔히 자주 선택되는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가 아닌 하프를 택한 것이 꽤나 특이한데, 러시아/소련 작곡가들 중 하프 협주곡이라는 장르에서 곡을 남긴 이들이 거의 없던 것을 생각해 보면 나름대로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

곡을 쓰면서 글리에르는 하피스트인 제냐 에르델(Xenia Erdel)에게 지속적으로 자문을 구했는데, 글리에르의 말에 따르면 그녀는 단순한 조언자 이상의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련 국립음악 출판사에서 악보를 출간할 때 공동 작곡가로 등록하려고 했지만, 에르델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그저 '편집자' 로만 등록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초연은 작곡된 해의 11월 23일에 모스크바에서 진행되었고, 독주는 당연히 에르델이 맡았다. 이 곡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서방에도 소개되었고, 소위 '소련 3인방'이라는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 하차투리안의 작품 만큼은 아니었지만 하피스트들의 인기를 얻은 작품이 되었다. 글리에르는 이후에도 에르델과 계속 친교를 나누었고, 1947년에는 하프와 피아노 이중주곡 《즉흥곡》을 써서 그녀에게 헌정하기도 했다.

특징[편집]

이 곡은 연주자와 의논하면서 쓴 곡인 만큼 독주 파트는 해당 악기에 가장 적합한 어법과 기교로 쓰였는데, 하프 주법의 백미라는 아르페지오나 글리산도 스케일이 무척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이 곡이 하피스트들에게 연주하기 쉬운 곡이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글리에르의 협주곡들은 해당 독주 악기 혹은 독창자에게 굉장히 까다로운 기교나 체력을 요하는 것으로 악명높다.)

그리고 스스로를 러시아 낭만주의의 적자로 여긴 보수적인 인물의 작품인 만큼, 곡 자체는 후기 낭만 어법에서 거의 벗어나는 일이 없다. 다만 악장 구성으로 봤을 때 좀 특이한 컨셉을 취하고 있는데, 1악장은 보통 속도인 모데라토를 취해 그렇게 빠르지 않은 템포에 러시아 식의 서정성을 녹여내고 있다. (특히 악장 서두에서 관현악의 배경을 뒤로 하고 아르페지오 화음 연주로 당당하게 주제를 제시하는 하프는 굉장히 인상적이다.)

협주곡에서 대개 느리고 서정적인 역할을 하는 2악장의 경우에는 변주곡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아마 피아노 협주곡 제 1번에서 비슷한 시도를 했던 글라주노프의 아이디어를 차용한 것 같다. 전 악장 중에서 가장 길고 또 드라마틱한 대목인데, 그렇다고 해서 관현악이 하프를 잡아먹는 일은 없다.

통상적인 해피 엔딩 역할을 하는 3악장은 러시아 민속 춤곡의 경쾌한 냄새도 풍기면서 소위 '사회주의 사실주의' 가 요구하는 통속성과 낙관주의를 꽤 명확하게 제시하는데, 정권 입장에서는 모더니즘에 발을 담가 속을 썩이던 인물들보다는 훨씬 더 받아들이기 쉬운 음악이었을 것이다.

이 곡의 관현악 편성은 그리 크지 않게 짜여있다. 2관 편성의 목관에 금관악기는 트럼펫 2대와 호른 3대가 전부고, 타악기는 팀파니와 트라이앵글만 쓰고 있다.

악기편성[편집]

독주 하프,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3, 팀파니, 트라이앵글, 현5부

연주시간[편집]

  • 약 28분

각주[편집]

http://byundaeri.tistory.com/509 [머나먼정글 잡설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