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KIWI/2023년 3호/위키문헌

옛한글 문헌 전자화 프로젝트 4번째 회차인 2023년 상반기 활동에서는 조선시대 윤리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였습니다.
백성들이 따라 부르기 쉽게 노래로 만든 《오륜가》, 유학의 거두 우암 송시열이 낙향해 있을 때 시집 가는 딸에게 써 준 《우암송선생계녀서》, 부녀자 교육을 위해 작성된 《훈부록》 등 기존의 고전문학 작품에 더해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유교 윤리를 어떻게 민간에 퍼트리기 위해 노력했는지 보여줍니다.
18명의 봉사자들은 아래의 13개 문헌을 문학, 윤리서, 교재 등을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의 문헌을 새로이 위키문헌에 게시하였습니다. 그 중 우수 활동자 Andante0515과 김은경이비다님의 참여 소감 인터뷰를 함께 싣습니다.
- 전자화된 문헌 읽어보기
- 문학
- 윤리서
- 그 외
- 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권2 - 교과서
- 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권3 - 교과서
- 선종영가집언해/권하 - 불경
- 만보전서언해/권1 - 백과사전
- 우수 활동자 인터뷰
Q. 2023년 상반기 옛한글 문헌 전자화 프로젝트 참여소감을 부탁드립니다
Andante0515 -
안녕하세요. 2023년 상반기 옛한글 문헌 전자화 프로젝트에 참여한 andante0515 입니다. 저는 평소 우리글에 많은 애정을 지니고 있었고, 이와 관련된 활동을 찾아보던 중 ‘문 화품앗이’ 에서 해당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오륜가>를 전자화한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 선택한 문헌인만큼 옛한글 입력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오륜가>의 형식과 의미가 무척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모두 6수로 이루어진 연시조, ‘사회적인 안정 회복’을 호소하는 내용은 오늘날에도 충분한 시의성을 지닌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옛한글이 익숙치 않아 더디게 진행되더라도, 오륜가 덕분에 다른 문헌들도 의미를 되새기며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전자화 프로젝트가 특별한 이유는 여러 문헌을 접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어의 아름다움’ 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합용병서, 이체자, 성조를 나타내는 방점... 조형적 아름다움이 가득한 글자는 옛한글의 귀중함을 새삼 깨닫게 하며, 깊은 정체성과 조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전자화를 진행하면서, 더욱 성실하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끝으로, <옛한글 문헌 전자화 프로젝트> 는 많은 분들이 과거의 문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며, 역사적 가치를 이어가는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저 역시 이러한 과정에 동참하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소중한 우리글의 디지털화에 기여하고 싶은 분들께 이 프로젝트를 권하며, 앞으로도 전자화 작업이 오래 진행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김은경이비다 -
현재 문헌정보학과에 재학 중인 저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서지학 분야에 대한 아쉬움이 늘 남아있었습니다. (서지학은 고금의 각종 문헌을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주로 역사가 깊고 소장 가치가 높은 자료를 다룹니다.) 저는 한 번도 배워보지 못한 서지학 분야에 다가가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옛한글 문헌 전자화 프로젝트 참여자 모집 공고를 보았고, 간접적으로나마 옛문헌에 익숙해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저는 한자를 잘 몰라서 처음에는 무턱대고 난이도 하 작품 중 가장 끌렸던 숙향전 권상을 선택하여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생각보다 문헌에 작성된 필체가 일정하지 않고, 글자 모양을 판단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개인마다 느끼는 난이도가 다르겠지만, 저는 오히려 한자를 작성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에 고른 문헌이 ‘보통학교학도용 국어독본 권2와 권6’입니다. 이 문헌은 일제강점기 시절에 사용하던 교과서로,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은 ’우리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부분입니다. 두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아서 부모님은 마음을 졸이는 반면, 아이들은 노느라 시간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분을 디지털화하면서, 저는 ‘부모님이 화내시겠다. 애들 엄청 혼나겠네‘라고 당연히 생각했는데, 결말은 엄마가 무사히 돌아온 두 아이를 끌어안은 것입니다. 결말을 보고 새삼스레 부모님의 마음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생각이 들어 괜한 친근감이 들었던 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자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많이 부족해서 작업한 문헌의 내용을 완전히 흡수할 수는 없었지만, 조금이나마 옛문헌과 옛한글에 익숙해질 수 있었던 시간이어서 매우 뜻깊었습니다. 또한 좋았던 점은 한자를 익히고 공부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한자를 공부해서 유창하게 한자를 이해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자연스럽게 한자에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어서 일석이조였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이번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기회 제공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