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학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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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철학입문 후설에서 데리다까지... Philosophie Des 20. Jahrhunderts Von Husserl bis Derria 토마스 렌취 저, 이원석 옳김. 출판:북캠퍼스 17P ~ 21P

서남학파는 빈델반트(1848-1915), 하인리히 리케르트1863-1936), 에밀 라스크(1875-1915)에 의해 주도된다. 빈델반트는 칸트를 넘어 광범위하게 과학 이론의 토대를 마련하고자 연구를 전개했다. 빈델반트에 따르면 자연과학이나 수학은 보편 법칙을 찾아내는 법칙 정립적nomthertisch학문이며, 정신과학이나 문화과학은 개별적 사실, 그증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찾아내는 개성 기술적 학문이다. 실천철학에서 빈델반트는 인간 문화의 토대를 만드는 도덕적 가치의 타당성에 대한 주장을 분석한다.

하인리히 리케르트는 역시 이와 비슷한 생각을 자연과학적 개념 형성의 한계(1896)와 문화과학과 자연과학(1899)을 통해 전개한다. 에밀 라스크는 빈델반트와 리케르트의 탁월한 제자였지만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다. 라스크는 초월철학의 논리적 전제들을 철저하게 되묻는다. 라스크의 이 같은 사유방식은 <범주론과 철학의 논리: 논리적 형식의 지배 영역에 관한 연구>(1911)과 <판단론>(1912)에서 잘 드러난다. 라스크는 '범주들의 범주'를, '형식들의 형식'을 묻는다. 라스크의 사상은 근본적으로 비역사적이고 정적인 시간을 초월한 관념론에 맞서 인간 인식과 범주의 역사성을 강조한다. 라스크는 추상적 보편성에 대하여 개체와 개별적인 것의 환원 불가능한 비합리성을 문제로 제기한다. 라스크는 또 체계적인 철학적 인식에 대해서는 삶과 삶의 범주적 이해 과제를 주제화한다. 이를 통해 라스크는 생철학을 제시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존재가 인식주체에 어느 정도 앞서는지 묻고 "대상의 초월성"과 "물질의 논리적 환원 불가능성"을 언급할 수 있는지 묻는다. 라스크는 논리적 형식의 주체와 무관한 타당성이 너무 강력해져 초월적 논리학이 점점 더 새로운 존재론이 되어가는 경향이 있어 판단의 근본 형식이 '논리적 신화학'에 근접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라스크는 철학적 언어의 논리적 위상을 묻고 또 미래로 가는 문제의 지평을 열어놓는다. 에른스트 블로흐는 이런 라스크를 두고 "칸트주의의 소리 없는 폭발"이라고 하며 "그는 니콜라스였지만 아직 산타클로스는 아니었다"라고 강하게 언급한다. 실제 라스크의 사유에는 체계적으로 문제가 있는 징후들이 다발로 묶여 있었는데, 20세기 철학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노력들(역사 해석학, 사회학 방법론, 기초 존재론, 실존분석과 존재의 역사, 네오마르크스 주의와 유물론 비판, 논리경험주의와 언어철학)로 이어진다. 라스크는 신칸트주의의 헤겔화를 실행하며 철학적 범주 자체의 역사, 즉 사변철학의 역사를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주요 작업들을 마무리하고 존재의 역사에 대한 하이데거의 성찰을 예고한다. 하이데거는 자신의 지적 여정을 담은 <현상학으로 간 나의 길 Mein Weg in die Phanomenologie>(1963)에서 라스크를 프란트 브렌타노나 후설보다 우위에 놓는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비합리성 문제에 관한 라스크의 논의는 그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던 막스 베버의 방법론에 본질적인 부분이 된다.

근본 문제는 개별적인 것이 어떻게 연역적으로 일반 가치에 종속될 수 있느냐다. 이 문제는 당시 막 대두한 사회학, 역사학, 법학의 과학론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다. 라스크는 인간의 삶을 후기 낭만주의의 시적 방식으로 언급하는 대신 체계적인 근본 문제의 정확성을 유지한다. 라스크에 따르면 플로티노스의 신플라톤주의적 접근법을 제외한 서구의 존재론에서 범주는 오직 감각 영역을 위한 것이지 인간의 삶과 자기 이해와 같은 '초감가적' 범주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비경험적인 것의 범주론이라는 과제는 현전성의 존재론에 대한 비판으로 하이데거가 이끈다. 라스크의 유물론적 사유는 네오마르클스 주의로 이어진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라스크는 게오르크 루카치와 친구가 된다. 라스크의 여동생 베르타는 공산당 지하활동가이자 표현주의 선전 드라마를 쓰는 작가였다. 라스크가 수행한 심리학주의의 타당성 개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은 프레게와 후설에 의해 생성된 현상화과 연관을 맺었고 논리적 원형형식에 대한 반성을 통해 비트게슈타인의 초기 논리 분서과 관계를 맺는다. 라스크는 신칸트주의가 지닌 혁신적이고 체계적인 잠재력을 집대성했으나 이른 죽음을 맞으며 업적도 대부분 잊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