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19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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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규(박홍규, 1919-1994)는 대한민국의 형이상학자이다. 호는 소은(소은). 1919년 광주 서창면 서창리에서 박하정과 송계남의 3남1녀 중 2남으로 태어났다. 광주 서방소학교와 서 중학교, 서울 중앙중학교, 일본 와세다 제1고등학교를 거쳐 와세다 대학 법학부에 입학했다가 다시 와세다 대학 철학과에 입학하여 졸업했다. 해방 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불어 강사로 출발하여 1955년부터 같은 대학교의 철학과 교수로 활동했다. 그 사람은 죽을 때까지 평생 공부만 했으나 그 사람이 남긴 글은 논문 7편뿐이었다. 이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던 제자들이 그 사람의 강의를 녹음했고 이 녹음은 그대로 녹취되어 그 사람이 죽은 뒤에 전 5권의 박홍규전집으로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그 사람은 특히 플라톤과 베르크손을 가장 완벽한 형이상학자로서 소개했는데 지금 남은 강의도 주로 그 두 사람에 관한 것이다.

철학[편집]

그 사람의 철학은 한마디로 실증성을 띤 형이상학이라 할 수 있다. 학문이 專門에 속하지 않는 생각이나 사상과 다른 점은 그것이 단순한 의견[1]이 아니라 참된 인식[2]이라는 것이다. 철학도 학문이라면 당연히 참된 인식이어야 한다. 어떤 생각이 참된 인식이 되려면 주장하는 내용이 근거가 있어야 하고 근거가 있으려면 주장하는 정보[3]에 부합해야 한다. 즉 참된 인식인지 아닌지의 기준은 정보라는 것이 그의 철학의 출발점이다. 철학은 특히 정보 일반을 상대로 삼은 반성이므로 우선으로 정보 일반을 상대로 삼은 분류(classification)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모든 존재자를 상대로 삼아 하나도 소홀하지 않게 자기동일성이 주어져야 한다. 어떤 존재자를 다른 것으로 환원하지 말고 그것을 바로 그것으로 인정해야 분류도 제대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각 존재자의 이데아를 확립하는 작업인데 이 세상의 각 존재자는 서로 구별될 뿐만 아니라 서로 연관한다. 그렇게 연관하게 하는 원리가 아페이론이다. 세계는 이데아들과 아페이론[4]이 섞여서 이루어진 것인데 이 둘은 성질이 반대되는 것이므로 가만히 놓아 두면 서로 섞일 수가 없어서 이것을 섞어 주는 원리가 필요한데 그것이 능동성을 띤 운동이다. 이데아, 아페이론, 능동성을 띤 운동 이 세가지가 기본이 되는 형이상학상 원리가 되는데 이것은 플라톤의 세 원인 그대로이므로 플라톤의 최대 업적은 이 세 원리를 발견한 것이라고 박홍규는 생각하나 철학이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는 플라톤을 넘어서서 능동성을 띤 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베르크손의 철학이다. 그 사람의 지속은 끊임없이 움직이면서도 자기동일성을 잃지 않는 운동이다. 현대의 형이상학은 모두 그 사람의 능동성을 띤 운동에 기초하고 이루지는 변형이다.

저서[편집]

박홍규 전집

         1. 희랍철학 논고, 1995, 민음사.
         2. 형이상학 강의1, 1995, 민음사.
         3. 형이상학 강의2, 2004, 민음사.
         4. 플라톤 후기철학, 2004, 민음사.
         5.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 강독, 2007, 민음사.

연구서[편집]

  • 최화, 박홍규의 철학. 형이상학이란 무엇인가, 2011,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각주[편집]

  1. 意見;doxa;opinion. 『국가』편의 맥락에서 의견은 지식과 agnoia와 대비를 이루며 구분된다. gnosis의 대상이 있는 것(to on)이고 agnoia의 대상이 있지 않은 것이라고 할 때 doxa의 대상은 있는 것도 있지 않는 것도 아니라서 doxa은 agnoia도 gnosis도 아니다. doxa는 sapheneia에서 gnosis을 능가하지도, asa -pheia에서는 agnoia를 능가하지도 못한다. gnosis보다 어둡지만, agnoia보다는 밝은 doxa은 gnosis와 agnoia의 중간이다. 혼이 어둠과 섞인 것(완전한 어둠인 無와 밝음인 존재의 중간)에, 즉 생성 소멸하는 것에 고착할 때는 doxa을 갖게 되고 이런 doxa를 이리저리 바꾸어 가짐으로써 혼이 침침한 상태에 있게 된다. 『국가』편478b-d, 508d참조
  2. 참된 認識;episteme;knowledge. 『국가』편의 맥락에서 episteme는 doxa와 구분된다. episteme와 doxa는 그것이 관계하는 諸 대상에 따라서 나뉜다. Episteme는 있는 것(to on)에 관계하는 것을 있는 그대로 아는 능력이며, 잘못할 수 없는 것(to anamarteton)인데 doxa의 대상은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며, doxa는 오류 가능성이 있다. 『국가』편478b-d, 508d참조
  3. 내용을 상대로 삼은 자료
  4. ἄπειρον;apeiron. 고대 철학자 아낙시만드로스의 핵심 개념으로서 우주의 근원으로 불멸하는 무규정자나 무한정자를 이른다. '없다'를 뜻하는 그리스어 ἀ[아]와 '한계' 혹은 '끝'을 뜻하는 πεῖραρ[페이라르]의 합성어로서 ‘무한’을 이른다. 고대 사상가들이 세계의 기원을 사유할 때에는 chaos, formless, 어두움의 개념이 주로 사용되었다. 기원전 8세기의 그리스 시인 헤시오도스에 의하면 원초가 되는 신은 chaos나 바닥이 없는 abyss다. 그리스 철학자인 탈레스는 우주의 기원을 물로 생각했지만, Pherecydes of Syros는 물을 역시 혼돈으로 생각하였다. 고대의 창조설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초가 되는 세계는 물의 심연으로, 무형이었고 비어 있었다. 바빌로니아의 창세 서사시인 에누마 엘리쉬나 창세기에서도 우주의 초기 단계는 물의 혼돈으로 묘사된다. 이 혼돈은 헤시오도스에게 불확정스럽고 규정되지 않은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러한 사유가 추상화하여 아페이론이라는 개념으로서 발전되었다. 세상의 근원이 신비주의다운 혼돈이나 무형과 같은 개념에서 합리하고 추상화한 개념인 아페이론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아낙시만드로스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아낙시만드로스의 이전 철학자들이 자연의 근본이 되는 원소를 물, 공기, 불, 흙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신비주의다운 색채가 섞인 원초가 되는 개념이었던 물, 공기, 불, 흙을 관찰한 아낙시만드로스는 서로 반대의 상태에 있는 이런 원소가 파괴되지 않으면서도 서로 섞이거나 분리되면서 조화를 이루어 내는 과정을 발견하였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이 4원소가 각각 반대의 상태에 있어서, 한 상태가 무한정 상태가 된다면 다른 상태의 소멸로 이어지기에 이런 원소 중 어느 한 원소도 원질로 인정할 수 없어서 아낙시만드로스는 존재하는 모든 것의 처음과 근원인 중립이고 미분화한 무한정자 즉 아페이론을 상정하였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근원을 아페이론으로 생각했기에, 모든 사물이 필연으로 아페이론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그곳으로 다시 사라진다고 주장하였다. 그것에 의하면 생성물들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과정은 불의이다. 예컨대 겨울에는 찬 요소가 다른 여러 요소를 침탈하기에 불의를 범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불의를 범한 물질은 다시 정당히 벌받아 여름에 의해 소멸하고 또 다시 시간이 지난 후에 보상받아 다시 생성된다. 4원소가 이렇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은 무한정자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다. 모든 것의 원질인 아페이론 즉 무한정자는 4원소들의 중간에 위치하여 아페이론은 중간자나 중성자라고도 불리는데 이것은 불변하는 중간자다우면서도 규정될 수 없는 원질만이 공간다운 분리와 결합으로써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하고도 개별성을 띤 물질들을 생성한다는 아낙시만드로스의 생각에 토대한다. 아낙시만드로스는 아페이론을 자신의 우주론에 접목하게 했으며 4원소는 생성과 소멸로 말미암아 멈추지 않는 회전운동을 하지만, 아페이론이 지구와 우주의 모든 것을 지탱하는 힘을 필연으로 제시한다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