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위키마니아 장학금/2023년/리포트/Twotwo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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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Twotwo2019 본인은 2023년 8월 16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위키마니아 2023에 여행 장학금을 받아 참여했습니다. 아래는 금번 위키마니아를 다녀온 후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이번 위키마니아의 주제는 "Diversity. Collaboration. Future."로 다음 3가지 주제어에 따라 리포트를 작성하였습니다.

다양성[편집]

위키마니아에서 가장 많은 발표가 이루어진 주제는 Diversity, 다양성으로 세계 각국의 위키 운동가, 혹은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커뮤니티에서의 여러 성과나 문제, 한계, 분석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위키매니아 중 동아시아 지역에서 참여자가 많았던 유저그룹 이상의 지부는 위키미디어 타이완 쪽으로, 타이완인들이 적극적으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참여, 다양한 성과를 소개했습니다. 타이완에서 온 사람들은 한족 외에도 대만 원주민이 절반 이상 참여했으며, 그 중에서는 아미족, 파이완족, 아타얄족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수문화를 보존하는 방법 중 하나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를 이용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오랜 기간 소수민족을 차별하고 소수민족의 언어도 사용이 어려웠는데, 개방적인 시대에서는 사멸 위기에 처한 소수민족의 문화와 여러 언어를 보존, 전파하기 위해 위키백과와 위키미디어 공용, 위키데이터를 사용하면서 일어난 여러 일을 소개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자신들의 민족과 문화를 설명하는 글을 중국어 위키백과영어 위키백과에 써서 싣고, 부족한 출처는 현지의 역사재단이나 문화재단, 소수민족과 관련된 시민단체를 통해 직접 현지인과 인터뷰, 촬영, 지역 방송국과의 협조로 기사를 싣는 방식으로 사진이나 줄글 자료를 추가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자신들의 언어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으로 아미어(ami), 파이완어(pwn) 위키백과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소개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이런 문화보존을 위한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사용은 단순히 위키백과와 위키공용 2개만 사용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위키미디어 프로젝트라는 거대한 하나의 생태계(ecosystem)을 유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키백과, 위키낱말사전, 위키문헌, 위키배움터, 위키인용집... 등등을 묶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 각각의 위키미디어 자매프로젝트를 하나로 묶어주는 위키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한 위키베이스의 활용도 제안했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주민족인 말레이 민족 외에도 오랑울루인(Orang-Ulu)이나 카다잔두순인(Kadazan-Dusun) 등 말레이시아의 여러 소수민족과 말레이인이 자신들의 문화를 위키백과에 보존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위키미디어 말레이시아 지부의 경우 유저그룹이 박물관과만 전문적으로 접촉하는 팀, 지역 방송국이나 지역재단과 전문적으로 접촉하는 팀 등 중요한 자료를 받기 위해 사용자들이 분업해 적극적으로 컨텍하여 받아오고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큰 기여를 했다는 점이 인상에 남았습니다.

위키매니아에서 발표된 각 커뮤니티의 성과 관련 발표 중 가장 큰 인상에 남았던 두 건이 바로 타이완과 말레이시아 내에서의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성과 발표였습니다. 두 발표 모두 공통적으로 위키백과에 대한 참여 저하라는 문제를 '소수민족'이라는 특수성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이를 돌파, 성공했다는 사례였습니다. 한국어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서는 이를 직접적으로 이용하긴 어렵겠으나, 제주어와 같은 제주도만의 독특한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포섭, 이용하거나 각 지역별 자료를 사용자들이 컨텍하는 방향으로 일종의 지역별 다양성이라는 무기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협력[편집]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협력하는 그 과정이 필요합니다. 위키마니아에서는 위키우먼(wikiwoman)이나 인종에 관한 다양성을 위해 협력하는 방안에 대한 모색이 많았습니다.

위키마니아 기간 중 위키미디어 ESEAP(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지부 간 협력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같은 동아시아이면서도 위키미디어 지부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고 협력하는 유저가 많은 위키미디어 한국과 타이완 간에 컨텐츠나 유저끼리의 협동편집이나 교류 제안도 있었습니다. 한국어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의 가장 강력한 점인 한국어 내에는 찾기 어려운 해외 컨텐츠를 직접 가져와 소개하기 매우 쉽다는 점을 이용해 한국어 내에서 가장 빠르고 유용한 '다양한' 컨텐츠 확보 수단으로 해외인과의 협력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의 '다양성' 문단에서 언급한 여러 시도를 한국어 위키백과에서 적용하기 위한 '협력' 수단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한국어'에 특화된 그 컨텐츠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편인데, 이를 위한 한국 내 컨텐츠에 대해서는 폐쇄적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이번 위키마니아 발표 중에서도 위키데이터 관련 주제 발표 중 한국의 문화재청과 정부저작물 발표에서 "한국 정부에는 정말 다양하고 많은 컨텐츠가 있으나 대부분 공공누리를 사용하여 위키미디어 프로젝트가 이용할 수 없고 너무 폐쇄적이라 외국인의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키미디어 프로젝트 차원에서 한국의 여러 실정법 관련 문제를 고치는 시도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번외로, 위키미디어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사람들의 주도로 동티모르 정부에게 동티모르의 저작권법 개정 과정에서 정부저작물을 퍼블릭 도메인으로 풀어달라는 서한을 보내는 운동이 있었고, 세계 각국에서 참여한 다양한 위키미디어인 명의로 공동서한을 작성해 동티모르 정부에게 이를 보내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는 저작권법 개정과 카피레프트 운동을 위해 전 세계 위키미디어인과 협력하여 운동하는 방향으로도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미래[편집]

위키미디어의 미래에 대해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주제는 "AI"였습니다. 특히 언어모델과 ChatGPT에 대한 언급이 많았는데, 기술 부문에서는 ChatGPT가 위키미디어에 영향을 주거나, 반대로 위키미디어가 ChatGPT에 영향을 주는 부문에 대한 토론이 많았습니다.

ChatGPT가 위키미디어에 영향을 준 대표적인 예시로, 영어 위키백과에서 ChatGPT를 사용해 글을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AI가 작성한 글은 저작권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자유 저작물에 속하고 저작권에 관련된 문제는 없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언어 모델 AI에서는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정확한 출처가 없고, 같은 질문도 답변할 때 마다 그 답변이 달라지므로 확인 가능 정책에 어긋나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위키백과가 받는 지적 중 하나가 그 글을 매우 읽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게 쓰인다는 점인데 이를 ChatGPT를 사용해 문체를 좀 더 읽기 쉽게 바꿀 수 있지 않을까라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이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전체적인 맥락은 바꾸지 않은 채 쉽게 바꿀 수 있다면 AI를 위키백과에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위키미디어가 여러 언어 모델 AI에 영향을 주고 있고, 이에 대하여 편집에 대한 책임감도 키워져야 한다는 말도 많았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ChatGPT를 위키백과 글 작성에 쓰는 사람들과 합쳐지면 위키백과가 일종의 상호참조가 되어 출처 없는 서술이 너무 쉽게 위키백과에 삽입되고 퍼뜨릴 수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말도 많았습니다.

AI를 문서 훼손에 대응하는 데 사용하는 방안도 많았습니다. 여러 위키백과에서 시험적으로 편집 양상을 딥러닝에 학습시키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영어 위키백과와 위키데이터에서는 편집을 자동으로 AI가 훼손인지 아닌지 인식해 훼손일 경우 AI가 자동으로 롤백시키는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는 발표도 있었고 흥미로웠습니다.

총평[편집]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싶었던 발표는, 위키미디어 재단의 한 연구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 발표의 대부분은 수학적 논의라 넘어가고 가장 중요한 대목만 언급하자면, 이 연구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자유로운 저작물에 접근하는데 필요한 "보이지 않는 세금"(Invisiable tax)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연구였습니다. 자유로운 저작물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인터넷망과 컴퓨터와 같은 기반시설과 자유로운 콘텐츠가 그 국가에서 얼마나 많이 생산되는지, 또한 자유로운 저작물을 만들기에 국가의 분위기나 환경이 얼마나 조성되었는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데 역시나 선진국일수록 이 비용이 줄어들고, 개발도상국일수록 이 비용이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점으로 선진국 중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이 비용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위키마니아의 주제인 다양성, 협력, 미래는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다양성을 확보하여 서로 협력하는 데 있고, 다양성 확보에는 협력이 중요합니다. 한국어의 위키미디어 프로젝트도 '다양성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여 존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어 위키미디어 커뮤니티 모두가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 간단하게 두 가지 방향의 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1. 더욱 많은 사람들이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편집과 접근에 관련된 도움말을 쉽게 작성하고 갖추어야 합니다.
  2. 또한 다양한 사람들이 위키미디어 프로젝트에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람들이 올 수 있게 적극적으로 다양한 외부 커뮤니티, 단체, 기업, 재단 등과 더욱 협력해야 합니다.

한국 내 단체 특유의 폐쇄성 때문에 타 국가에 비해 후자의 접근 방향이 어렵다는 것은 아쉽지만, 오는 사람이라도 더욱 많이 접근할 수 있도록 위키백과 내 정책, 지침, 도움말의 정비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좋다고 생각합니다. 차후 위키마니아에서는 한국어 위키 커뮤니티의 특성과 함께 한국에만 있는 특유의 또 다른 위키인 나무위키 등도 해외에 소개해 좀 더 많은 사람들과 토론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