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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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韓地誌"
”大韓全圖”

대한지지(大韓地誌)[1][2][3]대한제국 개화기에 현채(玄采)가 번역 편집한 지리 교과서이다. 대한지지 자료의 저본 저자 및 연대는 미상이나 주로 고마쓰 스스무(小松運)의 『조선팔도지(朝鮮八道誌)』(1887)[4]와 마쓰모토 니키치(松本仁吉)의 『조선지지요략(朝鮮地誌要略)』(1894)[5]이며, 그들의 기술체제를 따랐다고 평가된다고 한다.[6][7][8] 현채의 자서에 일본인들의 여러 조선지지류를 기본으로 삼아 조선의 동국여지승람 연혁조 등을 참고하여 서술하였다고 밝히었다.[9][10]

1899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1901년에 재판이, 그리고 1906년에 3판이 발행되었다. 19세기 말 한반도의 지리를 간략히 설명한 책으로, 한국의 학교 교육에서도 사용되었으나 1909년 일본 통감부의 교과용 도서 검정 규정에 의하여 금지 처분을 받고[11] 다시 1910년 7월 1일 내부 교과서용도로 불인가 도서로 지정되었다가,[12] 1910년 11월 19일 자 조선총독부 관보제69호 고시제72호로 금서처분을 당하였다.

평가[편집]

현채 대한지지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보면 우선 국내에서 출간된 최초의 근대적 지리학 교과서로서 당시에 혁신적 문체였던 국한문 혼용체를 씀으로써 대중에게 쉽게 읽히는 가독성 제고, 지리 용어를 범례에서 해설하여 지리 관념의 소통에 기여, 산천의 자연지리적 경관 특징으로 지명을 분석하였고 인문지리적 특징과 사건을 열거하여 이해에 기여, 연해 지구와 도서에 대하여 수심, 해저지형의 기복 등 자연지리적 특징이 항구 발달에 미치는 인문지리적 영향을 기술하는 등, 자연지리적 과학 지식을 도입, 전통적 자연관이 극복되고 합리적 자연관 인식의 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 등이다.[13]

대한지지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는 근대적 사고와 방법론을 이해하여 생산한 자생적 근대 지리학 저술이 아니라 일본인 저술의 장점과 단점을 평가와 비판 없이 수용, 전통 지리 지식을 덧붙이는 번역 편집 접근법의 한계로 인하여 일본인의 관점 하에서 생산된 누락, 오류, 내지 왜곡된 지식 혹은 정보를 국내에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지적이 있다.[14][15][16][17] 특히 일각에서 해당 지도서를 독도의 역사적 소속 혼동이나 일본해라는 명칭에 대한 뒷받침으로서 들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주의계 측의 그러한 비판은 더욱 강하다.

각주[편집]

  1. 호사카 유지 (2010) <대한민국 독도>. BM성안당 (Book Media 책문). ISBN 978-89-315-7483-8(04900). 117-223 쪽; 본래 서지학적 주제인 본 글이 다루는 대한지지를 자료로 1954년 2월 10일 일본 외무성이 논란을 제기한 이래 이 주장을 객관적으로 균형 있게 조망한 자료로 이 책이 주로 참조되었다.
  2. Н.В. 뀨네르(Кюнер Н.В.) 저 (1912).『한국개관(Очерк Кореи)』1부. 러시아 동방학연구소. 김종헌 번역 (2012). 동북아역사재단; 또한 한국의 지리를 다룬 1912년 러시아 관찬 지리서 한국개관이 참조되었다.
  3. 홍정원 (2012). 근대 문헌에 보이는 독도(우산도, 석도) 연구. in 근대 이행기의 한일 경계와 인식에 대한 연구 - 독섬(石島)과 Liancourt Rocks를 중심으로. 정영미 외. 동북아역사재단. 2012. ISBN 978-89-6187-274-4
  4. 朝鮮八道誌 小松運 http://db.mkstudy.com/mksdb/e/korean-geography/book/9836/
  5. (新編) 朝鮮地誌要略. 松本仁吉(松本謙堂) 1894. http://db.mkstudy.com/mksdb/e/korean-geography/book/9892/
  6. 강철성(2006), 「현채의 대한지지 내용분석 - 자연지리를 중심으로 -」,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지』 14(2),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 117~118.
  7. 홍정원 (2012), 136
  8. 윤소영(2013). 근대 일본 관찬 사찬 지리서에 나타난 독도 인식.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월례발표회 292. p. 19
  9. 광무 3년 12월 25일 자 대한지지 발문(후서) 전문: 大韓地誌跋 余所編地誌 本 諸日人所記, 叅 諸輿地勝覽旁 及部府掌 故而其所敍述 略倣, 古山水記, 簡嚴之意少而悠揚之詞多蓋變體也. 舍正體而爲變體 者奈何 余以爲今便 小學童子課習地誌, 而其文簡湥(淚?)一如禹貢水經之 爲則其不便有四, 難讀一也, 難記一也, 難欽動一也, 難開發一也, 以此四 難望其成功不亦迂乎! 故余之爲此也. 要使難易適得相半難不至太蕀 而不至太俚渙然冰釋怡然理順俱其名勝. 敍述本出於日人一時遊歷 之際其於山脈水脈或不能無失之病 而顧以敎課事急不能磨歲月 博考腒此 其所愧也. 世之君子其或蹋而輯之匡余過誤而歸于至當則 斯厚幸云 光武三年十二月二十五日 白堂 玄采跋
  10. 호사카 유지 (2010) 117쪽; 1954년 2월 10일 자 일본 외무성의 독도는 조선의 영외 언급과 관련하여 현채 후서를 언급, 일본인 저술에 의존하여 번역했음을 처음 지적한 연구자는 호사카 유지로 보인다.
  11. 대한지지, 내용 조, 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encykorea.aks.ac.kr/Contents/Index?dataType=0201&contents_id=E0015197
  12. [신편] 한국사. 근대편. 45권. 신문화 운동Ⅰ. (5) 교과서의 실태. 라. 학부불인가 교과용도서 (1910년 7월 1일 현재) http://contents.history.go.kr/mfront/nh/view.do?levelId=nh_045_0020_0050_0030_0050 Archived 2016년 8월 7일 - 웨이백 머신
  13. 강철성(2006), 118.
  14. 호사카 유지 (2010). 117
  15. 홍정원 (2012), 136
  16. 윤소영(2013). p. 19; 그러나 윤소영의 평가에 부기된 문구 중 오류가 있다. 대한지지에 이른바 "조선 동극지 경도는 울릉도까지"는 대한지지의 소위 조선사극지 경위도 문구의 옳은 해독이 아니다. 울릉도 역시 누락되었음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호사카 유지 (2010) 122쪽을 보시오.
  17. 이와 같은 문제점은 유독 현채의 대한지지에 한정된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봉희의 다음 언급을 보시오. "당시 번역되었던 번역서의 일부는 외국 서적의 잘못된 내용을 고증 없이 그대로 옮기는 데 그쳐 많은 폐단이 야기되었다. ... 교과서 본연의 성격을 잃고 말았다." 김봉희 (1999). 한국개화기서적문화연구.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ISBN: ISBN 897300364X. 129-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