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바
함바(はんば, 飯場)는 건설 현장 안에 지어놓은 간이 식당을 부르는 말로[1] 일본어에서 유래하였다.[2] 함바집[3], 현장 식당[4], 건설현장 식당[5]이라고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토목 공사나 광산 등지에서 동원된 노동자들이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서 임시로 지은 간이 건물을 ‘함바(はんば)’라고 불렀다. 한자어 그대로 하자면 ‘밥을 먹는 장소’가 된다.[6] 본래는 숙식을 모두 해결하던 건물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현재에는 식사를 제공하는 간이 건물이라는 뜻으로만 사용하고 있다.[7]
과거 일본에서는 광산·토목·건축공사 등 현장 인근에 마련된 근로자 합숙소를 지칭하였다.[8][9] 현대 일본에서는 건설공사 현장에 있는 식당이라는 의미로 이 단어를 사용하기는 하나, 가혹한 노동과 청결치 못한 시설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사용 빈도가 적다.[10]
역사
[편집]일본
[편집]일본에서 광산, 토목, 건축현장에 작업자를 위한 급식 및 숙박시설을 함바(はんば)라 불렀다.[8] 현재는 시내 건설공사 현장의 (숙박을 동반하지 않는) 휴게소나 식당의 의미로 사용되는 편이다. 그런데 함바(はんば)란 말은 가혹한 노동과 노무자들의 힘든 삶, 위생적이지 못하고 낙후된 시설 등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근래들어서는 사용 빈도가 적고[10] 그 대신 숙소(しゅくしゃ, 宿舎)나 기숙사(りょう, 寮)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에 산간 오지 노동현장에 노동자가 머물며 작업에 종사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임시 건물인 함바를 여러채 만들어 사용했다. 대부분이 허술한 건물인 경우가 많았기에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근로기준법이 개정되어 함바 시설 개선이 이루어졌다.[11][12]
한국
[편집]일제강점기 때 건설 노동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들이 집단수용되어 숙식하던 간이건물을 지칭하는 말로 함바를 사용하였다. 그러다가 광복이후 건설 현장 안에 있는 식당만을 부르는 말로 바뀌었다. 1997년 문화체육부가 발간한 《국어순화용어자료집》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순화어로 ‘현장 식당’을 제시했다.[4] 건설현장에서 식사를 공급하는 함바집 운영은 공사 기간 동안 현장 노동자들을 상대로 독점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수익이 발생하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7]
우토로 분쟁
[편집]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일제는 교토 군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인 1,300여 명을 강제징용했다.[13] 조선인 징용자들을 집단 합숙시키지 위해 공사장 주변 토지 21만㎡(6,000평)에 간이건물인 함바(はんば, 飯場)를 대규모로 만들었다.[14] 자연스럽게 그 주변에 마을이 형성되며 우토로 (ウトロ) 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1945년 일본이 패망후 비행장 건설이 중단되었고, 조선인 징용자들은 일본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었다.[13]
공유지였던 우토로를 매입한 서일본식산이 강제퇴거를 위한 명도소송에서 1998년 승소했다. 주민들이 강제로 쫒겨날 수밖에 없게 된 사정이 알려지자 한국과 일본내에서 도움이 이어졌다. 시민 성금과 한국 정부의 지원금으로 2010년 일부토지를 매입하여 주민들의 거주권이 확보됐다.[15] 2016년에 재개발이 진행되었고[16] 2018년 주민들이 입주했다.[17] 2022년에 '우토로 평화 기념관'이 들어섰는데,[18] 기념관 앞마당에는 우토로 주민들이 오랫동안 실제 거주했던 '함바(はんば, 飯場)'라고 불린 조선인 합숙 시설 일부 건물도 옮겨 놓았다.[19]
함바 게이트
[편집]함바집 운영은 큰 수익을 안정적으로 보장받는 사업이다.[20][21] 음식값이 시중보다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공사 기간 동안 현장 노동자들과 건설사 직원을 상대로 식사를 독점적으로 제공할 수 있고, 임대료, 수도, 전기요금도 부담하지 않기 때문이다.[22] 한 번 계약하면 그 건설사가 맡는 다른 공사현장의 운영권을 따내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에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23] 공개입찰도 진행하나 이는 형식적이며 인맥 없이는 운영권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24] 이런 이유로 함바집 운영은 건설현장의 대표적인 이권사업이자 비리의 온상으로 꼽혀왔다.[24]
2010년에는 함바집 운영권을 둘러싼 대형비리 사건이 발생했다.[25] 일명 ‘함바게이트’를 촉발시킨 '함바왕' 유상봉은 함바집 브로커로 활동하며 예비 식당업주로부터 미리 돈을 받아 착복하거나 건설사 관계자와 정관계 인사 14명에게 뇌물을 주고 로비를 벌리다 적발되었다. 뇌물을 받은 이들은 배건기 전 청와대 감찰팀장, 장수만 전 조달청장, 강희락 전 경찰청장 등 전현직 공무원과 건설사 임원 등이다.[26] 2012년 11월, 유상봉은 함바 운영권 수주 및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건설사 임원들과 전·현직 경찰 간부, 고위공무원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27] 유상봉은 구속집행정지 기간이던 2012년 4월에도 비슷한 사기를 벌리다가 적발되어 추가로 처벌을 받기도 했다.[28]
각주
[편집]- ↑ [네이버 국어사건] 함바집
- ↑ [ 다음백과 ] 함바 (はんば, 飯場)
- ↑ 함바집 비리 사건 장수만 소환[깨진 링크(과거 내용 찾기)]《한국일보》2011/02/18 21:05:50
- ↑ 가 나 국립국어원 - 현장 식당[깨진 링크(과거 내용 찾기)]
- ↑ '건설현장 식당비리' 이길범 전 해양청장 등 3명 기소《YTN》2011-02-18 17:11
- ↑ [네이버 지식백과] 함바 (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어원 500가지, 2012. 1. 20., 이재운, 박숙희, 유동숙)
- ↑ 가 나 [네이버 지식백과] 함바집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일제 강점기 당시 건설현장에 강제 동원되던 조선인의 임시 숙소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해방 이후 이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면서 현재 건설현장 안에 임시로 설치된 식당만을 일컫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 ↑ 가 나 [ Goo 辞書 ] はん‐ば, 飯場 の解説......鉱山・土木・建築工事などの現場近くに設けられた、労働者の宿泊所
- ↑ [네이버 일본어 사전] はん‐ば (飯場)
- ↑ 가 나 [https://web.archive.org/web/20190215100031/http://www.kenchikuyogo.com/511-ha/044-hanba.htm Archived 2019년 2월 15일 - 웨이백 머신 [ TAKUMI 設築用語集 ] 飯場 (はんば])......建設現場の作業員が利用する給食施設、休憩施設、宿泊施設のこと。山奥のダムなどの工事現場にかぎらず、町中で行われる建設工事現場の休憩所(食事場所)も含めて用いられる。現場代理人がつめて、日中だけ現場事務を行う仮設建築物である仮設事務所とは異なり、飲食をしたり宿泊するといった日常生活の場になる。労務者も住み込みではなく通いが多くなったので、飯場は山奥の現場などに見られる程度に少なくなった。日雇い労務者を宿泊させる人出し飯場は、街中にあることが多い。飯場という言葉は、過酷な労働と労務者たちのすさんだ生活を想像させるので、最近では使われなくなっている。
- ↑ “事業附属寄宿舎規程”. 厚生労働省. 1947年. 2021년 8월 28일에 확인함.
- ↑ 일본 법령에서는 기숙사라고 하며 근로기준법 제10장(제94조~제96조의3)에 기숙사에 관한 일반적 규정이 있다.또 토목·건축공사 시 일시적인 기숙사에 대한 세칙이 건설업 부속 기숙사 규정(1947년 노동성령 제27호)에 있고 그 이외의 기숙사에 대한 세칙이 사업 부속 기숙사 규정(1947년 노동성령 제7호)에 있다.
- ↑ 가 나 [네이버 지식백과] 우토로마을 [ウトロ地区(-지구)]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 ↑ [네이버 지식백과] 우토로 마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 ↑ 이은지. ‘무한도전’ 우토로 마을 사연에 노무현 정부 재조명… “30억 지원해 주민 거주권 확보” Archived 2015년 9월 15일 - 웨이백 머신. 쿠키뉴스. 2015년 9월 5일.
- ↑ 강성철. '재일동포 차별' 상징 日 우토로 마을 철거 개시. 연합뉴스. 2016년 6월 26일.
- ↑ [네이버 지식백과] 우토로 마을 (소년중앙 시사용어)
- ↑ 이상훈 특파원 [동아일보] ‘조선인 차별 역사’ 日우토로에 ‘평화의 상징’ 개관 2022.04.30......재단법인 우토로민간기금은 우토로 마을이 있던 일본 교토부 우지시에 지상 3층, 연면적 461m² 규모의 우토로평화기념관이 30일 정식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중략)....기념관 완공까지 우여곡절도 있었다. 지난해 8월에는 기념관이 들어설 지역에 방화 사건이 벌어졌다. 불을 지른 22세 일본 남성이 경찰 진술을 통해 “한국이 싫었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약자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방화로 기념관 전시를 위해 보관하던 옛날 간판 등 다수 자료가 소실돼 사진 전시로 대체한 것들이 많다.
- ↑ [네이버 지식백과] 우토로 평화기념관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 ↑ [네이버 지식백과] 함바집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가건물 형태로 인부들이 식사를 하는 곳으로,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현장 인부를 상대로 독점 운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 가장 확실한 수익을 보장받는 사업이기도 하다.
- ↑ [시사매거진] ‘함바게이트’ 일파만파, 등장인물은 삼국지 수준 2011.02.08.....1,000세대의 아파트 현장에서 일일 500여 명의 인부가 함바집을 이용한다고 가정해 보면 한 달 매출은 1억 5,000만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것이다. 보통 한 끼 식사는 3,500원에 제공되며 인부들은 이를 하루에 최소 2번 이용하게 된다. 여기에서만 1억 원의 매출이 발생한다. 이와 함께 우유, 빵, 국수, 음료, 주류 등 간식판매 수익까지 합하면 1억 5,000만 원의 매출은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게 된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률이 30% 안팎이라고 볼 때 연간 3억~4억 원의 순수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 ↑ [시사매거진] ‘함바게이트’ 일파만파, 등장인물은 삼국지 수준 2011.02.08.....함바집은 기존 식당과 달리 건물 임대료나 수도 및 전기요금도 부담하지 않기 때문에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리던 시절에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곤 했다.
- ↑ [네이버 지식백과] 함바집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한 번 계약하면 그 건설사가 맡는 다른 공사현장의 운영권을 따내는 데도 유리하기 때문에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한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 ↑ 가 나 [시사매거진] ‘함바게이트’ 일파만파, 등장인물은 삼국지 수준 2011.02.08.....수익이 막대하고 안정적이다 보니 웬만한 인맥 없이는 운영권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함바집 운영권은 건설현장의 대표적인 이권사업으로 꼽혀왔다
- ↑ [일요신문] ‘함바 게이트’ 유상봉의 찬란한 로비행태 2011.01.18....함바집 비리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는 정관계 인사들이 끝을 모를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함바집 브로커 유상봉씨(65.구속기소)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강희락 전 청장(사전구속영장 기각)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대한 검찰의 압박이 경찰 조직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강 전 청장과 이 전 청장은 각각 유씨로부터 경찰관 승진 인사 청탁 명목 등으로 1억 원, 함바집 운영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35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 ↑ [노컷뉴스] "전자발찌 끊고 잠적한 함바왕" 2021.07.15.......유상봉 본인은 징역 1년 6개월 받았고요. 좀 전에 말씀드린 경찰청장, 해양경찰청장 외에도 장수만 방위사업청장, 최영 강원랜드 대표도 유죄 판결 받았습니다. 농림수산부장관도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요. 건설업체 임원도 처벌받았습니다
- ↑ [일요서울] 함바 비리' 식당 브로커 유상봉, 잠적 경찰 추적나서 2013.08.08.....유씨는 지난해 11월 함바 운영권 수주 및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건설사 임원들과 전·현직 경찰 간부, 고위공무원에게 금품을 준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 ↑ [일요서울] 함바 비리' 식당 브로커 유상봉, 잠적 경찰 추적나서 2013.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