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는 아쉽게도 정보가 정리되어 있는 백과사전을 지향하는 사이트가 전무한 수준이다. 예를 들어 어떠한 사람의 일생과 업적을 전반적으로 다룬 내용을 찾고 싶으면 각개 정보가 있는 자료들을 알아서 찾아서 수집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것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 뿐더러 객관성도 보장하지 못한다. 뉴스를 검색하면 단편적인 사건만 나오고, 블로그나 카페에서 누군가 정리해놓은 글들을 보면 근거 없는 개인적인 생각이 담긴 글들이 천지다. 위키백과는 설립된지 10년이나 됐고 한국어 위키백과도 거의 1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이렇다할 정리된 정보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사이트가 없다. 이러한 점을 아쉽게 생각해온 끝에 우연히 위키백과를 알게 됐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위키백과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한민국은 인터넷이 발달하던 2000년 전후부터 포털사이트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대한민국 대표 포털사이트는 야후 - 다음 - 네이버로 변화해왔다. 야후는 검색 서비스로 점유율을 높였고, 다음은 카페와 메일 서비스로 성공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지식인이라는 질문, 답변 서비스로 성공하게 됐는데 이것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지식인은 자신의 상황에 맞는 맞춤식 답변이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스스로 정보를 찾을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피드백이 거의 되지 않으며, 업데이트도 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한계에서 작성된 근거 없는 지식들이 무분별하게 퍼져 나갔다. 객관성이 떨어진 광고와, 복사한 글, 그리고 자신에 맞는 답변이 달리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이러한 가공된 지식에 열광했고 사이트는 흥행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에서는 이미 집단지성을 이용한 위키백과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정보량은 엄청나게 발전해나갔다. 문서의 양은 물론 질적으로도 훌륭한 수준이 되었다. 특히 영어 위키백과에서 조회수가 높은 문서는 피드백이 매우 활발하여 신뢰성이 기타 백과사전과 비교해서도 손색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위키백과는 사용자가 많을수록 신뢰도가 높아지는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적은 상태에서 훼손, 잘못된 정보 기재가 되면 사용자가 많은 언어판 위키백과는 금방 복구되지만, 사용자가 적은 위키백과는 그렇지 못하다. 잘못된 정보가 오랫동안 방치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본인도 위키백과를 처음 접했을 당시 '잘못된 정보가 수정되는데 얼마나 빠른지' 실험해보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써넣어본적이 있다. 영어판과 한국어판의 복구시간에서 많은 차이가 났다. 특히 해당 문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애매하게 잘못된 정보의 경우는 복구가 안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이런 것은 대책이 없다. 사용자들이 최근 바뀜을 열심히 보거나, 주시 문서를 추가해놓고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 아무도 못보면 고쳐지지 않는다. 영어판과 비교해서 이러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위키백과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서두에 언급한바와 같이 정리된 지식의 場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인터넷 속도와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정리된 지식 백과사전이 없다는건 부끄러운 것이다. 소위 뻘글이나 유머, 기타 가십거리식의 잉여정보는 엄청나게 많은데, 그중에 양질의 정보가 생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한계점은 더 분명하게 드러나며, 지식인에 대한 피로도도 날로 상승하고 있다. 예전엔 '지식인에 물어봐'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지만, 이제는 더이상 지식인을 믿을만한 정보의 장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알바 천국, 복사글 천지, 초딩 놀이터라고 보는 사람이 훨씬 많다. 일부 포털은 변호사, 의사답변 시스템도 추가했다고는 하지만 휘발성 정보가 대부분인건 변함이 없고,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위키백과의 단점도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정보가 올라온다는 것이다. 이는 최대의 장점이면서 단점이 되었다. 뭐든 완벽한 것은 없다. 위키백과가 진입장벽이 없는 누구나 편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만큼 발전해왔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이것을 단점이라 지적하며 위키백과는 못믿겠다고 단정지어 말하는 것은 궤변에 불과하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싶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인가? 지식인? 블로그? 카페? 동호회 게시판글? 위키백과보다 신뢰성은 높은 브리태니커나 네이버 두산동아백과도 있지만 업데이트가 몇개월 이상 걸릴 정도로 느리며, 등재 기준도 매우 엄격해 최신 화젯거리는 등재 안된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양적으로도 매우 작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이렇게 보수적인 백과사전은 독자들을 빠르게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신뢰성을 운운하기 전에 양적 성장이 시급한 상황인 것이다. 또한 위키백과의 신뢰성 지적에도 불구하고 위키백과는 대한민국에 유행하는 지식인과 비교해서 훨씬 믿을만한 정보, 지속성과, 생명력 있는 정보들이 많다. 누구나 편집할 수 있어 발생하는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영어권에서는 이미 구글의 놀, 시티즌디움 등 색다른 정책들을 가진 다양한 인터넷 백과사전이 활성화 되어있다. 이런 백과사전들은 상호보완 형태로 공존하며 서로의 단점을 극복해 나가는 정책을 만들고 있다. 놀은 한국어판도 있지만 글이 거의 없어 참고할만한 백과사전이라고 보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위키백과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백과사전과의 공존을 통해 양질의 정보를 늘려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아니 한국어판 인터넷 백과사전은 위키백과밖에 없기 때문에 아낄수밖에 없다. 본인 역시 위키백과에서 좋은 정보를 얻어간 적이 있기 때문에 고마운 마음이 있었고, 나도 그만큼 베풀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마음 한편에는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던것도 사실이다. 한국 인터넷을 평정한 지식인의 신뢰도가 워낙 개판이라 한국인들은 위키백과를 대체로 신뢰하는 편이다. 상대평가로 인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키백과에 어떠한 글을 올린다는건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참고한다는 것이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위키백과 특정 문서 조회수 검색 사이트는 매우 매력적이었다. 조회수가 많은 문서는 더 열심히 편집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한때는 위키백과의 빠른 발전을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기대를 접었다. 발전 속도가 빨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위키백과 발전 속도 조회 사이트를 참고해보면 한국어 위키백과는 기하급수가 아닌, 선형적인 발전을 하고있다. 발전속도가 빨라지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집단지성에 참여할 의지가 있는 한국인들이 별로 없다는 점이 가장 크다고 본다. 한국인들은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가 아닌 시간 떼우기용 단순 취미로만 활용해왔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포털사이트의 이해관계도 한몫한다. 지식인 서비스로 흥행한 포털 사이트들은 다른 사이트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두리 양식을 좋아하는 한국의 포털사이트들은 자신의 사이트에 최대한 오래 머물며 궁금한점은 자사 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 지식인에서만 해결하길 바란다.(광고 배너도 많이 눌러주고) 그렇기 때문에 위키백과가 검색 화면에 잘 나오도록 하지 않았다. 반면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진 구글은 단어 1개만 검색했을 경우 백과사전을 검색결과 최상단으로 내놓는 경우가 많다. 연관검색어가 없으면 '정의'를 우선적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구글의 점유율이 높아지는게 한국어 위키백과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일부 포털을 중심으로 검색 초기 화면에 나오게 됐지만 이미 지식인 서비스에 적응해버린 수많은 한국인들은 위키백과를 낮설어하고, 참여할 생각이 없어보인다. 혹자는 이런 주장을 하기도 한다. 기존의 위키백과 사용자들이 강압적이고 권위적이고, 불친절하며, 시스템이 복잡한데 아무도 설명해주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새로운 유저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정도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식인 답변이 훨씬 개판인데도 사용자가 많다는 점을 본다면 위키백과 기존 유저들의 잘못은 매우 제한적이다. 토론 태도가 안좋다는 이야기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나는 위키백과 토론란을 다른 사이트에 올려본적이 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토론을 매너있게 잘한다"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것은 위키백과가 엄청나게 깨끗하다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토론들이 엄청나게 개판이기 때문이다. 욕설은 물론이고 지역감정 분열 조장 글이나, 심지어 죽은 사람에 대한 악플도 심상치 않게 달린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자살한 연예인에 대한 댓글은 쓰지 못하도록 막아놓고 있다. 하지만 위키백과는 이러한 악플이 올라오면 많은 관리자들에 의해 신속하게 차단된다. 이러한 신속, 정확한 대응 시스템은 대한민국 포털사이트에서는 꿈도 못꿀 일이다. 포털사이트가 개판인 이유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이해관계 때문이다. 악플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 많은 사람들을 악플 한두개 남겼다고 다 차단하면 포털사이트 유저들이 다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격하게 차단을 하지 않고, 적절히 타협한다. 결국 포털사이트에서는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아무렇지 않게 욕설과 비방을 해대고 있다.(혹자는 이러한 이유로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위키백과는 익명제인데도 이정도로 유지되는걸 보면 그것도 궤변에 불과하다) 본인도 포털을 오랫동안 지켜봐왔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하지만 위키백과는 비영리 사이트이기 때문에 악의적인 사용자를 가만히 놔둘 이유가 없다. 또한 차단 자체도 위키재단이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관리 측면에서 한국 포털들에 비해서 매우 투명하다. 이러한 투명성은 광고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한몫 한다. 광고를 통해 관리 비용을 충당한다면 광고주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신뢰도 하락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은 더이상 투명한 백과사전이 아니다. 이처럼 위키백과는 최적의 지식이 작성될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도 보완되며 발달해왔다. 후원금을 받으려 정기적으로 손을 벌려야 한다는 점이 문제지만, 아직까지는 이러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여 참여해주고 있어 위키백과가 여기까지 발전해온게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어 위키백과가 갑자기 급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한국인들 사이에서 기존의 휘발성 지식들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진 않는다. 위에 언급했듯이 한국인들은 인터넷을 정보의 바다로 사용하기보다는 취미용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짙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인터넷 인프라는 더욱 빨리 발전했고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큰 화제를 일으킨 사건은 위키백과도 하루에 수천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문서도 있다. 어떠한 상황변화가 일어나면 위키백과 참여자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비록 문서 수가 15만개에 불과하지만, 언젠가 달성할 50만개, 100만개 이상의 많은 문서가 작성된다면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 결과에도 더 많이 노출될 것이고 더 많은 유저들이 들어올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포털사이트에 의한 전폭적인 지원 아래 새로운 형태의 백과사전이 생긴다면 환영이다. 반드시 위키백과가 아니라도,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양질의 품질로 담은 개방형 백과사전은 필요하다. 현재는 이러한 기대를 채워줄만한 것은 위키백과밖에 없는 것 같다. 많은 기여는 아니지만 나의 기여로 인해 위키백과에 오는 사람들이 양질의 정보를 얻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