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비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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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 이탈리아어: Le quattro stagioni)는 이탈리아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1723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품 번호는 Opus 8, No. 1-4이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에 가장 유명한 곡으로서 또한 가장 사랑받는 바로크 음악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곡은 본래 열두 곡이 포함된 《화성과 창의의 시도》의 일부분으로 출판되었으나, 사계절을 묘사한 첫 네 곡이 자주 연주되면서 현재와 같이 따로 분리되어 사계로 불리게 되었다.

각 곡은 3악장으로 되어 있고, 빠른 악장들 사이에 느린 악장이 하나씩 끼어져 있다. 곡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제목이 붙여 있다.

사계를 구성하는 네 개의 협주곡은 각 계절을 잘 묘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겨울"은 어둡고 우울한 반면에 "여름"의 1악장은 천둥번개를 떠오르게 한다.

사계에는 작가를 알 수 없는 짧은 시(소네트)가 계절마다 붙어 있으며 그것이 곡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 소네트를 비발디 자신이 썼다는 이론도 있다.

소네트의 번역은 아래와 같다.

1. 봄

제1악장. 봄이 왔다. 새들은 즐겁게 아침을 노래하고 시냇물은 부드럽게 속삭이며 흐른다. 갑자기 하늘에 검은 구름이 몰려와 번개가 소란을 피운다. 어느 덧 구름은 걷히고 다시 아늑한 봄의 분위기 속에 노래가 시작된다.

제2악장. 파란 목장에는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목동들이 졸고있다. 한가하고 나른한 풍경이다.

제3악장. 아름다운 물의 요정이 나타나 양치기가 부르는 피리소리에 맞춰 해맑은 봄 하늘 아래에서 즐겁게 춤춘다.

2. 여름

제1악장. 뜨거운 여름이 다가오면 타는듯 뜨거운 태양아래 사람도 양도 모두 지쳐버린다. 느닷없이 북풍이 휘몰아치고 둘레는 불안에 휩싸인다.

제2악장. 요란한 번개 소리에 겁을 먹은 양치기들은 어쩔 줄 모른다.

제3악장. 하늘을 두쪽으로 가르는 무서운 번갯불. 그 뒤를 우레소리가 따르면 우박이 쏟아진다. 잘 익어가는 곡식이 회초리를 맞은 듯 쓰러진다.

3. 가을

제1악장. 농부들이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나누며 술과 춤 잔치를 벌인다.

제2악장. 노래와 춤이 끝난뒤 서늘한 가을밤이 찾아들어 마을사람은 느긋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든다.

제3악장. 이윽고 동이 트면 사냥꾼들이 엽총과 뿔피리를 들고 개를 거느린 채 사냥을 떠나 짐승을 뒤쫓는다.

4. 겨울

제1악장. 얼어붙을 듯이 차가운 겨울. 산과 들은 눈으로 뒤덮이고 바람은 나뭇가지를 잡아 흔든다. 이빨이 딱딱 부딪칠 정도로 추위가 극심하다.

제2악장. 그러나 집안의 난롯가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로 가득차 있다. 밖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고 있다.

제3악장. 꽁꽁 얼어붙은 길을 조심스레 걸어간다. 미끄러지면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바람이 제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겨울이다. 그렇지만 겨울은 기쁨을 실어다 준다.

이 소네트와 더불어, 비발디는 "멍멍 짖는 개"(봄의 2악장 중), "햇살로 인한 나른함"(여름의 1악장 중), "잠에 빠진 술고래"(가을의 2악장 중)와 같이 곡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을 지시사항으로 제공하였다.

결국 사계는 음시(tone-poem)이자 표제음악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구성

  • 협주곡 1번 마장조, 작품번호 8번, RV. 269 "봄"
  1. 알레그로
  2. 라르고
  3. 알레그로 파스트롤레
  • 협주곡 2번 사단조, 작품번호 8번, RV. 315 "여름"
  1. 알레그로 논 몰토
  2. 아다지오 에 피아노 - 프레스토 에 포르테
  3. 프레스토
  • 협주곡 3번 바장조, 작품번호 8번, RV. 293 "가을"
  1. 알레그로
  2. 아다지오 몰토
  3. 알레그로
  • 협주곡 4번 바단조, 작품번호 8번, RV. 297 "겨울"
  1. 알레그로 논 몰토
  2. 라르고
  3. 알레그로

통주저음과 여러 가지 판본

이 곡집은 바로크 시대 작품인 만큼, 최근에는 대개 통주저음(basso continuo)을 살려서 연주하고 있다. 흔히 하프시코드가 통주저음 악기로 사용되고 있지만, 어떤 악보에는 '가을' 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곡에 통주저음용 악기로 오르간이 지정되어 있다. 이를 따라 두 사람의 통주저음 건반 주자를 기용해 연주와 녹음을 하는 이들도 있으며, 루이스 카우프만의 최초 녹음과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의 빈 콘첸투스 무지쿠스 녹음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악보에 지정된 통주저음용 악기 외에도, 당시 관례로는 클라비코드 등 다른 건반악기들이나 류트, 테오르보 등의 발현악기도 연주자들의 재량과 연주 편성, 장소 등에 따라 임의로 사용할 수 있었다는 것을 반영해 통주저음 악기를 다양하게 도입하거나 연주자를 한번에 2인 이상 쓰는 형태의 연주법도 종종 시도되고 있다. 또 야니너 얀선 같은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보통 복수의 합주 형태로 연주되는 반주부의 인원을 파트 당 한 명으로 줄여 6~7명의 인원]나 해금 등의 다른 악기들로 편곡해 연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에 서울 시립 국악관현악단이 국악 관현악용 편곡으로 연주와 녹음을 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초 녹음

이 곡집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녹음은 이탈리아 실내악단인 이 무지치와 바이올리니스트 펠릭스 아요가 1955년에 네덜란드 음반사인 필립스와 만든 것이다. 심지어 이 녹음을 '사계' 의 세계 최초 녹음으로 기록하는 문헌도 있지만(영어판 위키 참조), 실제 최초 녹음은 1947년 12월 말에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루이스 카우프만이 헨리 스보보다 지휘로 뉴욕 필하모닉의 현악 주자들로 결성한 녹음용 임시 악단인 '콘서트 홀 체임버 오케스트라' 와 미국 음반사인 콘서트 홀에서 취입한 것이다.

그러나 카우프만의 녹음은 비발디의 진본이 아닌, 누군가가 첨삭을 가한 필사본으로 연주되어 현재 통용되는 악보의 연주와 상이한 점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 무지치와 아요의 녹음이 최초 녹음은 아니지만, 원전 악보에 충실하게 연주해 만든 첫 녹음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흥밋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