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때리기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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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라는 허수아비와 그 제작자들을 캐넌으로 공격하는 미국 대통령 윌리엄 매킨리를 풍자한 시사만화.

허수아비 때리기(attack a straw man)란 논증의 한 종류이며, 동시에 상대방의 입장을 곡해함으로써 발생하는 비형식적 오류이다.[1] 상대방의 입장과 피상적으로 유사하지만 사실은 비동등한 명제(즉, "허수아비")로 상대방의 입장을 대체하여 환상을 만들어내고, 그 환상을 반박하는 것이 바로 허수아비 때리기이다. 이때 환상을 아무리 공격해 보았자 상대방의 원래 입장은 전혀 반박되지 않은 채 고스란히 남아 있다.[1][2] 이 수법은 유사 이래 수없이 많은 격렬한 논쟁, 특히 긴장이 잔뜩 고조된 감정적 이슈에서 빈번히 사용되어 왔다.

논리적 구조[편집]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는 다음과 같은 논증에서 발생한다.

  1. 사람 갑이 입장 X를 취하고 있다.
  2. 사람 을이 X의 특정 요점을 무시하고, 대신 X와 피상적으로 유사한 입장 Y를 제출한다. Y는 X의 왜곡된 버전이며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1. 상대방의 입장에 대한 허위 진술을 제출한다.
    2. 상대방의 발언을, 맥락을 거세하고 인용한다—i.e., 상대방의 실제 의도를 반영하지 못하는 발언을 취사선택하여 인용(탈맥락적 인용의 오류 참조)한다.[2]
    3. 입장의 옹호자들 중 옹호를 영 좋지 못하게 하는 사람을 하나 골라잡아서 그 사람의 주장만 반박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 입장을 지지하는 모든 사람들이 패배했으며 그 입장 자체도 패배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1]
    4. 당대에 비난받는 행동이나 신념을 가진 가공의 페르소나를 만들어내고, 그것이 발화자가 비판하는 집단을 대표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5. 상대방의 주장을 지나치게 단순화. 그리고 그 지나치게 단순화된 버전에 기초하여 공격한다.
  3. 을은 Y를 공격하고, X가 거짓/부정확/오류라고 결론내린다.

특정 입장의 왜곡된 버전을 공격하는 것은 실제 쟁점이 되는 입장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추론은 잘못되었다. 을이 만들어낸 표면적인 논증은 다음과 같은 꼴을 하고 있다.

"X를 지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X는 용납할 수 없는(또는 터무니없는/모순되는/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을의 논증의 실제 꼴은 다음과 같다.

"X를 지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Y는 용납할 수 없는(또는 터무니없는/모순되는/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논증은 말도 되지 않는다. 이것은 불합리한 추론에 해당한다. 을은 논쟁의 관전자들이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음에만 의지하고 있을 뿐이다.

예시[편집]

공적인 토론에서도 허수아비 때리기가 종종 발생할 수 있다. 다음의 가상적인 토론에서의 예시를 보자.

예시 1[편집]

갑: 우리는 맥주 관련 법을 완화해야 합니다.
을: 안 됩니다. 도취성 물질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지 않는 사회는 모두 당장의 욕구충족에 눈이 멀어 노동윤리관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갑의 제안은 맥주 관련 법을 완화하자는 것이었다. 을은 이 입장을 보다 방어하기 어려운 입장으로 비약시켜버리고 있다. 갑은 "도취성 물질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지 말자"고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을의 발언은 논리적 오류이다.

갑: 맑은 날이 좋아.
을: 만약 매일매일 맑기만 한다면 비가 오지 않을 테고, 비가 오지 않으면 우린 다 굶어 죽을 거야.

이 경우, 을은 갑의 주장을 불성실하게 표현함으로써 갑이 맑은 날 좋아한다는 느낌을 주고, 그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갑은 맑은 날이 좋다고 주장했을 뿐, 비오는 날에 대해서는 가타부타 언급한 바가 없다.

예시 2[편집]

갑과 을은 대한민국 내에서 정부 수립 후, 친일파 처단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게 어떤 문제점을 가져왔는 지, 또는 왜 처단하지 못할 수 밖에 없었는 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갑: 대한민국은 친일파를 제대로 처단하지 않았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친일파로 인해 나타난 여러가지 문제들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어.
을: 북한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았어.

이 경우, 을은 갑의 주장을 확대재해석하여 대한민국을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착각한 다음, 대한민국과는 반대격 국가인 북한의 친일파 등용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갑은 대한민국이라는 틀 내에서 친일파가 어떻게 처리되었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파생된 문제점에 대해 논했다. 동시에 갑은 북한과 대한민국을 비교하면서 북한을 옹호한 관점이 없기 때문에 이 경우는 을이 논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볼 수 있다.

예시 3[편집]

갑과 을은 무정부적인 자본주의가 사회에 어떠한 문제점을 발생하게 하는 지, 또 이러한 무정부적인 자본주의가 과연 옳은 것인 지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다.

갑: 주류 경제학에서도 밝히는 바에 따르면, 사회의 제동이 없는 무정부적 자본주의는 빈부격차의 주요한 원인이야, 빈부격차를 줄여서 국민복지를 실현하려면, 이러한 무정부적 자본주의를 사회적 측면에서 어느정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
을: 공산주의를 해서 복지가 제대로 된 나라가 있기나 해?

이 경우, 을은 갑의 무정부적 자본주의 비판을, 자본주의의 정반대격인 '공산주의'와 동일시하여 갑의 논거를 공격했으나, 갑은 무정부적 자본주의를 비판함과 동시에 이를 막을 수 있는 여러 사회 정책들의 필요성을 언급했을 뿐, 공산주의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을은 논리적 오류를 범했다고 할 수 있다.

주석[편집]

  1. Pirie, Madsen (2007). How to Win Every Argument: The Use and Abuse of Logic. UK: Continuum International Publishing Group, 155-157쪽. ISBN 978-0-8264-9894-6
  2. The Straw Man Fallacy. 《Fallacy Files》. 2007년 10월 12일에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