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Ryuch/백과사전 편집자의 위상(한국의 백과사전 문화)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백과사전은 사전과 함께 가장 권위있는 참고문헌으로 여겨진다. 서양에서 계몽주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왔을 때, 그들은 지식과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 성리학이 정치가의 교양으로 자리잡은 후에 통치와 지적인 소양은 밀접한 관계를 이루었고, 통치자들의 자리는 마땅히 유교적 지식인 계급이 차지 했다. 하지만 서양의 전제군주들은 꼭 지식인일 필요는 없었으며 무력을 통제할 수 있는 장군들과 함께 지식인들의 도움으로 통치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몽주의는 지식의 보편성을 설파했고, 누구나 보편적인 교육을 받아야한다는 깨달음을 전파하였다. 한국에서는 이론적으로 누구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은 이미 오래전에 자리잡았다. 이것은 유교 문화의 큰 축복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항상 현실에 구현되는 것은 아니었다.

프랑스의 백과전서파가 편찬한 백과사전은 지식을 집약하고 지식인을 양성해내는 중요한 도구였다. 유럽에서 한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자가 백과사전에서 그 분야의 집필자가 되는 것이 당연하였다. 백과사전의 한 항목의 집필자라는 것은 그가 그 분야에서 다른 누구보다 더 통찰력있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하였다. 한국에서도 백과사전를 집필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으로 한 개인이 자신이 정리할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정리한 것이었지, 영어권과 같이 항목별로 집필자를 따로 두고 협업에 의하여 백과사전을 편찬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에서 위키백과가 부진한 것은 백과사전에 대한 문화, 즉 그 중요성과 신뢰성에 대한 인식이 서양에서의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의심을 해 본다. 서양인들은 기꺼히 백과사전의 한 항목을 생성하고 자신이 이 일에 자랑스러워하는데에 비하여 한국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서양사람보다 격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혹은 한국에서는 프랑스 혁명처럼 기존 권위에 전적인 반대를 이루어낸 문화혁명이 없었고, 그 과정에서 이성에 기반을 두고 권위에 대해 도전하도록 충동질하던 매체였던 백과사전에 대한 경험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한국어 위키백과가 한국에서 이런 혁명을 이루어 내는 장이 될지 누가 아는가? 한국어 위키백과가 모든 권위를 이성 아래로 끌어내리는 문화적 혁명이 일어나게 하지는 않을까? 거꾸로 한국에서는 이성보다는 권위가, 개인의 자유보다는 집단의 유익이 더 우선 되고 있는 문화가 우세하기 때문에 위키백과가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훌륭한 위키백과 편집자는 지금도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 볼테르와 루소가 백과사전으로 바탕으로 이성에 시대정신의 뿌리를 내리는 문예혁명을 이루어 냈듯이 위키백과 편집자들은 중립적 관점과 참여로 자유문화혁명을 이루어 낼 것으로 믿는다. --케골 2010년 10월 12일 (화) 11:16 (K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