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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권(鄭世權, 1888년 4월 10일~1965년 9월 14일)은 일제 강점기 부동산 개발업자로 북촌과 익선동 한옥마을, 봉익동, 성북동, 혜화동, 창신동, 서대문, 왕십리, 행당동 등 경성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건설했다. 당시는 흔히 집장사라고 불렸다.

활동[편집]

1920년대 지금의 익선동 한옥마을(익선동 166번지) 개발을 시작으로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 북촌 한옥마을을 만들고, 봉익동⋅성북동⋅혜화동⋅창신동⋅서대문⋅왕십리⋅행당동 등 경성 전역에 한옥 대단지를 조성한 인물이다. 정세권은 ‘건축왕’이라 불리며 경성의 부동산 지도를 재편하고 도시 스케일을 바꾸었다.

정세권의 경성 개발은 토지를 매입해 대단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도시 개발과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근대적 디벨로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정세권은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라 할 수 있다. 정세권은 시대를 읽는 사업가의 통찰력과 기획력으로 경성 전역의 부동산 개발을 주도했다.

정세권은 전통한옥에 근대적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개량한옥을 대량 공급하며 조선인의 주거지를 확보하고 조선인의 주거문화를 일대 개선한 혁신가였다. 또 부동산 개발로 자수성가한 식민지의 민족자본가로서 조선물산장려운동과 조선어학회 운동의 재정을 담당하며 일제에 맞선 민족운동가였다.

민족운동에 투신[편집]

건축왕 정세권은 식민지 치하에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조선인을 위한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당대 최고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조선인 사회에 큰 족적을 남겼고, 민족자본가로서 민족운동에 재정적 기여를 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기거할 곳이 마땅치 않던 춘원 이광수에게 집을 빌려주고 주택을 지어줬고, 1929년 경성 조선인 사회의 지적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역량이 총집결된 백서 『경성편람』에 건설업계를 대표해 경성의 건축 현황을 조망하는 글을 실었다.

특히 일제에 맞서 신간회, 조선물산장려운동, 조선어학회 등에 참여하며 형성된 언론인 안재홍, 국어학자 이극로와의 동지적 관계는 정세권의 일생과 사업에 큰 영향을 주었다. 조선물산장려운동은 초기 민족운동 명망가들의 관념적인 계몽운동 차원에서 정세권의 참여로 실물 경제 운동으로 발전했고, 정세권은 낙원동에 조선물산장려회 회관을 지어 기증하며 조선물산장려회의 재정을 담당했다. 또 이극로의 열정적 활동에 감명받아 화동에 조선어학회 회관을 지어 기증했고 물심양면으로 조선어학회를 지원했다. 물산장려운동은 정세권의 참여를 분기로 흥망성쇠가 갈렸고, 갖은 고초를 무릅쓰고 참여한 조선어학회 운동은 해방 후 최초의 한국어사전인 한글학회 큰 사전 간행이라는 성과를 남겼다. 민족자본가 정세권의 민족운동 참여는 실제 고문을 받고 재산을 강탈당하는 등 일제의 방해와 탄압을 무릅쓴 것이었고 이후 그의 사업 역시 쇠락의 길에 빠졌다.[1]

경성의 개발시대[편집]

건축왕 정세권의 시대는 일제 강점 후 낡고 오래되고 불편한 전통에서 새롭고 편리하고 현대적인 근대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었다. 일본인들이 이주하며 도시를 점유하고, 근대식 건물과 거리가 만들어지고, 총독부는 근대적 도시 계획을 기획하며 경성을 디자인하고 있었다. 사람과 말이 다니던 거리에 자동차와 전차가 이동할 수 있게 길을 넓히고 새로운 도로를 개설했다, 전통한옥과 초가집들은 헐리고 서양식 문화주택과 일본식 주택이 들어섰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을 거치며 인구가 과밀해져 경성은 도시 문제, 주거 문제에 휩싸였다.

바야흐로 경성은 곳곳이 파헤쳐지고 헐리고 새 도로와 새 건물이 들어서는 대개발의 시대였다. 조선인 디벨로퍼들은 일본인들에게 밀려나면서 고유의 주거지역과 주거방식을 잃어버리게 된 조선사람들을 위한 한옥 대단지를 건설했다. 정세권이 주도한 한옥 대단지 건설은 기존의 토지나 택지를 쪼개 여러 채 작은 규모의 한옥을 대량 공급해 조선인의 주거지역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또 전통한옥에 근대적인 편리함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도시한옥(개량한옥)들이 새롭게 공급되며 조선인의 주거환경을 일대 혁신했다. 1970년대까지 북촌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 남아 있던 대규모 도시한옥 단지들은 이 시기 경성 개발시대의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