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너 계곡

매리너 협곡은 화성 표면에서 4,000 km 이상 뻗어 있다. 바이킹 1호의 모자이크 영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부분이 적도 바로 아래서 동서 방향으로 뻗어있다. 좌측에는 타르시스 산맥의 세 산이 있으며, 협곡 꼭대기에서는 고대 유로가 에쿠스 절벽에서 카세이 협곡까지 북쪽으로 뻗어있다. 비슷한 유로가 매리너 협곡의 동쪽 끝에서 화성 북반구 저지대로 뻗어있다.

위치 13.9°S 59.2°W
길이 4,000 km 이상
명칭 기원 매리너 9호

매리너 협곡(영어: Mariner Valley) 또는 발레스 마리네리스(라틴어: Valles Marineris)는 화성 표면 타르시스 지대의 동부를 따라 뻗어있는 협곡계다. 길이 4,000 km 이상, 폭 200 km에 깊이는 최대 7 km에 이른다. 이 협곡지대의 명칭은 처음 협곡을 발견했던 화성 궤도 탐사선 매리너 9호의 명칭을 본따 붙여졌다. 매리너 협곡은 태양계에서 가장 큰 협곡으로 손꼽히는데, 이것보다 더 긴 것은 지구의 열곡대와 금성의 발티스 협곡밖에 없다.

매리너 협곡은 타르시스 융기부 동편에서 화성의 적도를 따라 놓여 있으며, 그 길이는 화성의 둘레의 대략 4분의 1에 이른다. 서쪽으로는 녹티스 미로협곡에서 시작하여 동편으로 티소니움 절벽지대와 이우스 절벽지대를 거치고, 그 다음 멜라스 절벽지대, 칸도르 절벽와 오피르 절벽, 코프라테스 절벽, 그 너머로 간게스, 카프리, 에오스 절벽지대를 거쳐 최종적으로 혼잡한 지대가 펼쳐진 유로 outflow channel 지역을 따라가 크뤼세 저평원의 분지에서 끝을 맺는다.

최근에 매리너 협곡이 화성의 지각을 이루는 거대한 판의 "균열"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대부분의 연구진은 이 협곡을 지각이 타르시스 지대 방향으로 부풀면서 만들어진 후 침식에 의해 폭이 넓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균열의 동부 측면 근처에는 물이나 이산화탄소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유로들이 보인다. 매리너 협곡이 파보니스 산의 측면으로 흘렀던 용암 침식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유로라는 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형성

MOLA의 고도 측정 자료를 통해 작성된 매리너 협곡의 지형도. 상단의 코프라테스 절벽과 멜라스 절벽, 우측 상단의 칸도르 절벽, 하단의 카프리 절벽의 일부분이 보인다.

MOLA의 고도 측정 자료에 기반한, 매리너 협곡 및 협곡에 연결된 유로들과 그 주변에 관한 지형도.

해마다 매리너 협곡의 형성에 관해 각기 다른 이론들이 등장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물에 의한 침식이나, 빙하 지대에서 영구동토층이 녹는 열카르스트 활동에 의한 침식 때문일 것으로 생각했다. 협곡의 형성에는 열카르스트 활동이 기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물의 침식 기작은 액체 상태의 물이 현재 화성 표면의 조건에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있었다. 화성 표면은 평균적으로 지구 대기압의 약 1%의 압력만 받고 있으며 온도 범위는 148 K (-125 ℃)에서 310 K (37 ℃)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과거 화성의 대지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흘렀을 것이라는 점은 동의한다. 매리너 협곡은 그 시기에 흘렀던 물에 의해 확장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가설으로는 1972년 매컬리의 가설이 있는데, 협곡이 표면 아래의 마그마가 다시 아래로 스며들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989년 무렵 다나카와 골롬벡은 인장에 의한 균열 tensional fracturing로 설명하는 형성 이론을 주장했다. 오늘날까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이론은 매리너 협곡이 동아프리카 지구대처럼 갈라진 균열로서, 나중에 지구대 절벽의 침식과 붕괴로 더 커졌다는 것이다. 매리너 협곡이 흐르는 용암 때문에 형성되었다는 설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매리너 협곡의 형성은 타르시스 융기부의 형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타르시스 융기부는 화성의 노애키언기에서 히스퍼리언기 후기에 이를 무렵까지 세 단계를 거치며 형성되었다. 처음 단계는 화산활동과 지각 평형에 의한 융기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곧 지각이 화산활동으로 타르시스에 가중된 무게를 지지할 수 없을 정도로 부하를 받으면서 넓은 지구가 높은 타르시스 지대에서 형성된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화산활동이 더욱 활발했고, 지각 평형에 의한 평준화는 약세였다. 화산활동의 발원지가 타르시스의 아래에서 벗어나면서 하중을 매우 크게 만들었다. 결국, 지각이 타르시스를 지지하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방사형 균열 radial fractures이 생성된다. 이미 파단점에 이른 지각은 그 자리에 머물며 어린 화산들만 형성했다. 타르시스 화산활동에는 매우 점성이 낮은 마그마가 수반되어 하와이 제도의 화산들과 비슷한 순상화산들이 형성되었다. 그러나 화성은 현재 활동적인 판구조가 없거나 약소하기 때문에 열점 활동은 동일한 열점에서 매우 오랜 시간 동안 화산 분출을 반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때문에 가장 큰 올림푸스 산을 비롯하여 태양계에서 가장 큰 화산들이 생성된 것이다.

사태가 매리너 협곡의 바닥에 수많은 광상을 남겼으며 협곡의 폭을 넓히는데 기여했다. 사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은 원인으로는 판구조 활동이나 충돌 사건으로 유발된 지진이 있다. 두 사건 모두 지진파를 일으켜 땅과 그 아래를 가속시킨다. 그렇지만 화성은 판구조적으로 지구에 비해 활동이 훨씬 약하다. 화성의 지진은 필요한 규모의 지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화성에서 규모가 큰 크레이터 대부분은 지금으로부터 41억 년에서 38억 년 전(노애키언기), 즉 후기 대충돌기에 형성되었으며, 매리너 협곡의 사태 광상 landslide deposits보다 더 오래되었다. 그렇지만 세 크레이터 (오데만스 크레이터 포함)가 생성 시기의 유사성을 근거로 확인되었는데, 이 크레이터들의 형성으로 협곡에서 일어났던 사태 일부가 유발되었을 것이다.

바이킹 궤도선이 촬영한 매리너 협곡의 모자이크 사진. 좌측에 녹티스 미로협곡이, 중앙에 멜라스 절벽이, 상단 중앙 바로 왼쪽에 헤베스 절벽이 보인다. 그 아래 우측에는 에오스 절벽이 있고, 중앙 바로 우측 상단에 간게스 절벽이 있다.

2001 마스 오디세이의 THEMIS로 촬영한 매리너 협곡의 적외선 모자이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