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혼욕 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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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혼욕 사우나는 누드 사우나라는 명칭과 혼용되어 Kontaktsauna라고 불린다.

개요[편집]

독일의 혼욕 사우나는 고대 로마 시대의 혼탕 문화에서 기인하였으며 의식행위에서 비롯된 측면이 영향을 주었다. 중세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양상으로 변모하다가 근대 이후 독일에서는 나체주의 문화에 부응하여 혼욕 사우나가 많이 발달하게 되었다. 독일의 혼욕 사우나는 기본적으로 건강과 휴식의 공간으로 여겨진다.

기원[편집]

독일의 혼욕 사우나의 기원은 고대 로마 시대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고대 로마 시대에 이미 공중목욕탕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본래 혼욕이 금지되어 있었으나 점차 남탕과 여탕의 기준이 없어졌으며 단순히 목욕의 목적이 아닌 담화실, 스포츠관람실과 같은 레저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였다. 특히 로마 제정시대에 황제의 인기 유지를 위해 다수의 대형 공중목욕탕이 건설되었으며 가난한 로마 시민도 공중목욕탕 출입이 허가되었다. 이러한 목욕탕은 신분의 차별 없이 오전에는 여성들이, 오후에는 남성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였고 초기에는 성적 구별이 매우 엄격했다. 그러나 혼욕이 처음 허용되고 나서 부도덕한 사건이나 관계가 증가하지 않았다. 욕탕에서의 알몸은 자신이 원하던 대로 성의 쾌락을 탐하고 있던 대부분의 로마 남녀들에게는 특별한 자극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로마 시대의 혼탕 문화가 독일 혼욕 사우나 문화로 잔재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중세 시대의 목욕은 계급을 불문하고 즐겨하는 활동이었다. 하천에서 하는 수영 경기와 예배를 할 때 받는 세례 활동에서도 목욕이 함께 병행되었다. 이러한 목욕은 상당히 중요한 의식 중 하나였다. 기사가 되기 전에 몸부터 깨끗하게 씻어 영혼까지 순결하게 한다는 의식으로 목욕을 시행하였다. 심지어 기사가 귀부인을 구애하는 전설에서 명예를 위해 전투하기 전 목욕탕을 걸고 맹세했다는 기록이 존재한다. 목욕을 신성하게 여기는 의식적인 상징성이 남아있어서 독일에서는 결혼 전에 몸을 깨끗이 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 때 신랑과 신부가 함께 목욕을 하며 이것을 독인 혼탕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양상[편집]

중세 유럽의 혼욕탕[편집]

13세기부터 유럽에서 개인 목욕탕이 등장하였으나 당시 대중목욕탕은 널리 보급되어 있었다. 1268년 프랑스 파리 시의 욕탕 규정에는 남녀가 분리된 욕실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남자 탕객 중에 욕실에서 밤을 보내고 아침까지 그대로 머물러 있는 탕객을 막기 위함이었다. 1375년 독일 함부르크 시의 욕탕 규정에도 여자들은 평일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남자들은 해질녘까지 다시 밤까지는 여자가 목욕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는 중벌에 처한다고 욕탕 업주에게 경고했다. 15세기 아비뇽의 욕탕도 비슷한 규정을 내걸었으며, 비슷한 시기 독일에서도 여탕에 강제로 침입한 남자는 체포, 처벌된다는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록들은 당시 그와 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는 목욕탕이 그만큼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창 욕탕[편집]

1470년경 부르고뉴의 한 장식화에도 남녀가 집단으로 벌거벗고, 한데 어울려 목욕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에 대해 ‘사창욕탕’이라는 주장이 유력한데, 당시 창녀가 있는 욕탕은 부르고뉴뿐만 아니라 인접한 프랑스 도시들에도 꽤 많았다고 한다. 아비뇽의 한 목욕탕은 단 한 개의 욕조 시설도 없이 침대만 잔뜩 갖춰놓고 목욕탕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영국에서 ‘증기’라는 의미의 스튜(stew)라는 말이 ‘사창’이라는 말과 같은 의미를 띠게 된 것도 이와 같은 유래에서 비롯된 것이다. 1535년 브장송에서는 한 군데 욕탕만 제외하고 나머지 시내의 모든 욕탕에 공인된 창녀를 두어도 좋다는 허락을 공식적으로 내려졌을 정도로 혼욕탕은 사창욕탕의 모습으로 변모해갔다. 그러나 매독과 같은 성병이 성행하게 되었고 결국 신체접촉에 따른 매독 감염의 방지를 이유로 프랑수아 1세가 남녀 혼욕(混浴)금지령과 같이 여러 규제들을 집행하였다. 또한 16세기 중엽부터 엄습한 흑사병으로 인해 목욕탕은 갑작스럽게 소멸하였다.

독일의 혼욕 사우나[편집]

기본 정보[편집]

독일의 혼욕 사우나는 일본과는 달리 규모가 크며 남녀노소가 많이 이용한다. 특히 바덴바덴프리드리히 온천과 카라칼라 온천이 가장 유명한 남녀 혼탕 사우나이다. 독일의 사우나는 혼탕이지만, 혼탕이라는 명칭보다 ‘사우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수건 대여료는 따로 지불해야하며 아우프구수(Aufguss)라고 해서 매시 정각 또는 매 30분, 15분마다 사우나 내부의 온도를 높인다. 일반적인 가격은 2시간동안 약 10~12유로, 4시간동안 15~17유로, 하루 이용권은 18~20유로 정도 책정된다. 가격은 개별 사우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대부분의 혼욕 누드 사우나의 경우에는 16세의 나이 제한을 둔다. 이는 사우나를 휴식 그 자체로 여기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준비물에는 세면도구와 두 장의 수건 정도이다. 이때 수건의 용도는 한 장은 몸을 말리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한 장은 사우나 내부에서 착석할 때마다 사용할 깔개용으로 쓰인다.

인식[편집]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사우나를 하러 가는 것에 대해 단순히 건강 차원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으며 성적 동기를 가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락 사우나(Kontakt sauna)가 존재한다. 그러나 모든 독일인이 혼탕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 설문기관 엠니트의 FKK 관련 인식 조사[1]에서 대다수의 남성은 이것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반면 이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여성의 비중이 상당히 크다. 실제로 혼욕 사우나의 사용 비율은 남성이 더 높다. 이러한 혼욕 사우나에 거부감을 갖는 여성들을 위해 여성 전용 사우나(Damen sauna)가 존재하거나 여성 전용 일자를 따로 설정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체주의자들의 의해 누드 혼욕이 성행하고 있으며 이를 독일의 나체주의 문화와 연관 짓기도 한다.

Freikörperkultur (FKK)[편집]

혼성 사우나에 대한 독일인들의 비교적 자연스러운 인식은 FKK라고 불리는 19세기 운동에서 기인한다. 이 운동의 핵심은 인간의 자연적인 건강으로써 음주를 피하고 체조를 하며 채식주의와 사우나를 포함한다.[2] 이에 대해 미국의 역사가 닥마르 헤르초크(Dagmar Herzog)는 5,60년대의 엄격함에 대항한 60 ~ 80년대의 저항, 나체 목욕이 일상적이었던 동독(GDR), 그리고 80년대와 90년대의 피트니스와 건강에 대한 인기가 이를 부흥시켰다고 본다.[3]

에티켓[편집]

혼욕 사우나에서는 모두가 친절함을 유지해야한다. 누드인 상태에서는 우울할 수도 있고 품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해주는 형태로 대화를 해야 한다. 대화 주제는 성, 돈, 권력 같은 내용은 배제하여야 한다. 이는 사우나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직장 상사와 같은 주변 인물을 마주쳤을 때는 밖에서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 예의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연인들의 애정행각은 금지되어 있다.

사우나를 드나들때는 최대한 빠르게 문을 여닫는 것이 예의이다. 또한 사우나를 들어갈 때 가운과 샌들을 벗어놓고 들어간다. 이 때 샌들을 벗고 들어가는 이유는 사우나 내부의 나무 재질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누드 사우나를 하는 동안 땀을 바닥에 흘리면 안 되기 때문에 엉덩이에서 발까지 수건을 활용하여 착석한다. 이 역시 땀이나 피지가 사우나 내부의 나무에 스며들면 나무가 손상되기 때문이다.

아우프구스[편집]

아우프구스(Aufguss)는 특별한 향기가 나는 오일을 활용한 사우나를 지칭한다. 특정 시간대마다 사우나실에서 달구어진 돌 위에 물을 붓는다. 이 때 활용되는 물은 주로 아로마 향이 나는 것으로 매시 정각 또는 매 30분, 15분마다 사우나 내부의 온도를 높이면서 이러한 특별한 향을 내는 사우나가 실행된다. 사우나에서 아우프구스는 매우 인기가 있다. 저마다의 좋은 사우나들은 종종 그곳에서 다양한 아우프구스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제공한다.

아우프구스를 위해서는, 대야에 기호에 따른 선택된 향이 첨가된 약 5리터 정도의 신선한 물이 채워진다. 대표적인 향으로는 독일 가문비 소나무, 유칼립투스, 잣나무, 시트러스향, 멘톨이나 박하가 있다. 이 밖에도 꿀, 호호바오일, 소금, 자작나무액, 아로마향 등 매우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향이 쓰인다. 이러한 향은 몸에 활력을 주거나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공중사우나에서는 "Saunameister"라고 불리는 사우나마스터에 의해서 아우프구스가 수행된다. 방문자가 직접 이를 수행하는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거나 금지돼있다. 아우프구스들은 대부분 비슷한 방식으로 수행된다. 단지 쓰이는 향이 다양할 뿐이다. 아우프구스행사가 진행될 때에는 사우나를 나갈 수 없다. 문을 여는 것이 아우프구스가 가져다주는 효과를 방해하기 때문이다. 너무 덥다고 느끼는 방문자들은 좀 더 깊이 앉는 것을 추천받는다. 물론 정말 중요한 필요성이나 건강상의 문제(혈액순환계통)가 있는 경우에는 사우나룸을 떠나는 것이 허용된다. 덧붙여, 사우나에서는 아우프구스 시 보통 조용히 임하는 것이 휴식을 촉진시키는 길이며 방문자의 예의이다.

아우프구스에 쓰이는 물은 "Löylykelle" 혹은 "Aufgusskelle" 라고 불리는 나무로 만들어진 사우나 국자로 한 스푼씩 사우나오븐의 뜨거운 돌 위에 뿌려진다. 물의 약 3분의 1이 뿌려진 후, 사우나마스터는 사우나 용어로 "Wacheltuch" 라고 불리는 핸드타월을 사용해서 사우나룸의 증기를 휘날리게 한다. 이렇게 타월을 쓸 때에는 특별한 테크닉이 있는데, 가장 흔한 것은 세로로 접힌 타월을 프로펠러처럼 빠르게 돌리는 것과, 사우나 손님들 위 천장의 증기를 "위에서 아래로 치는 것"이다. 대안적으로, "Wachltuch" 대신에 적은 노력으로 증기를 섞기위해서 큰 부채가 쓰일 수 있다.

이렇게 물을 붓고 증기를 흩뿌리는 것은 종종 3번 반복된다. 마지막 3번째 시도 후에 아우프구스는 끝난다. 잘 수행된 아우프구스를 위해서 끝부분에 대부분 미담 작게 박수들을 친다. 가능한 경우에는, 마지막으로 증기를 흩뿌린 후에, 방문자들이 사우나룸을 떠나 신선한 공기와 시원한 물로 몸을 식히기 전에, 1~2분간 더 땀을 흘린다.

이러한 아우프구스의 효과는 추가적인 열 자극에 있다. 뜨겁게 달궈진 돌 위에서 물이 증발하며 발생한 증기가 입욕자의 차가운 피부 위에 응결할 때 열 에너지가 다시 방출된다. 또한 사우나룸에서의 갑작스러운 습도의 증가로 인하여 땀의 증발과 호흡계 점막의 분비는 감소한다. 이로 인하여 피부위의 열작용이 증가한 느낌이 들게 된다. 아우프구스가 진행될 때 입욕자는 수건을 흔들면서 몸을 두드리는데 이것은 피부 위의 온도 균형층 혹은 절연층이라고 불리는 4~8mm 두께의 부착층을 없애기 위함이다. 이로 인해 피부 위의 열전달 감소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되고, 뜨겁다고 확연히 느낄 수 있게 된다.[4]

같이 보기[편집]

각주[편집]

참고자료 및 관련 링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