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환자

유럽의 환자 혹은 유럽의 병자[2](영어: Sick Man of Europe), 또는 구주병부(歐洲病夫)는 영국과 프랑스 등 열강들 간의 영토 분쟁 와중에서 쇠퇴 과정을 밟아갔던 19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오스만 제국을 지칭 또는 조롱하는 말이다.[3] 하지만 오늘날에는 유럽에서 경제적인 쇠퇴나 사회 불안, 또는 빈곤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국가들을 통칭하는 말로써 범용되고 있다.[4][5]
19세기 중반, 러시아 제국의 차르 니콜라이 1세가 자국에게 무너지는 오스만 제국을 보며 "병자"라고 말한 것이 유래이다.[6][7] 이미 오래전부터 동방문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었던 오스만의 쇠퇴는, 유럽에서의 힘의 균형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다소 명약관화한 것이었다.[8] 마침내 오스만 제국은 20세기 초 제1차 세계대전에서의 패전과 함께 해체되었다.[6]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걸쳐 대영제국이 전세계에 걸쳐있던 식민지들을 상실하고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잃어버렸을 때에, "유럽의 환자"라는 용어는 다시 쓰이기 시작했다. 당시의 영국은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산업 불안정성으로 인해 IMF에 구제를 요청해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었다. 그리고 2010년대에 브렉시트를 단행한 이래로, 영국에서는 생활비 위기와 산업 분야에서의 분쟁 및 파업이 빈발하고 있다.[9]
2024년 현재, 독일은 코로나 19 범유행을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경제가 침체되었으며,[10]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폭발하면서 에너지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11] 이로 인해 독일은 G7 중 범유행 이전에 비해 GDP 성장률이 가장 낮은 나라가 되었고, 영국 다음으로 "유럽의 환자"라는 명칭으로 불리게 되었다.[12]
어원
[편집]19세기 후반 열강과의 전쟁에 계속 패해 쪼그라든 오스만 제국을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가 "유럽의 병자"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13]
오늘날의 사용
[편집]1960년대부터 1970년대 사이에 "영국병"에 걸린 영국을 유럽의 환자라고 칭했고[14]‘프랑코 시대’의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유럽의 병자라고 칭했고[13] 1990년대 초반 고용 없는 성장에 빠지고 경직된 노동 시장 탓에 독일을 유럽의 환자라 지칭했으며[15] 프랑스의 실업률과 경제 성장률, 경상 수지 등이 날로 악화됨에 따라 프랑스를 유럽의 환자라 지칭하기도 한다.[4][5] 2005년 5월에는 이코노미스트가 이탈리아를 ‘유럽의 진정한 병자’라고 지칭했다.[13]
국가적 이미지
[편집]19세기의 유럽의 병자 이미지는 터키인들에게 국가적 열등감을 갖게 했을 뿐만 아니라 터키가 지독하게 가난하며 지식면에서도 빈약하다는 편견을 심게 하였다는 의견이 있다.[16]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 2023년 기준 6억 9,500만 파운드
- ↑ 김상훈 (2011년 09월).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통아시아사 2》. 다산에듀. 14,190쪽.
- ↑ 김진국 기자 (2014년 4월 14일). “오스만제국 영욕 안고 보스포러스해협을 흐르다”. 인천일보.
- ↑ 가 나 김다정 기자 (2014년 3월 19일). “<시사금융용어> 유럽의 환자(sick Man of Europe) ”. 연합인포맥스.
- ↑ 가 나 전선형 기자 (2014년 2월 23일). “프랑스 ‘유럽의 환자’로 전락하나”. 대한금융신문.
- ↑ 가 나 Karaian, Jason; Sonnad, Nikhil (2019). “All the people, places, and things called the 'sick man of Europe' over the past 160 years”. 《Quartz》 (영어). 2021년 12월 21일에 확인함.
- ↑ “British Battles. Crimea, 1854.”. 《The National Archives' Website: Online Exhibitions: British Battles》. Kew, Richmond, UK. 2006. 2024년 12월 4일에 확인함.
- ↑ Badem, Candan (2010). 《The Ottoman Crimean War, 1853-1856》. citing Eckstädt, 1887. Boston: Brill. 68–69쪽. ISBN 978-90-04-19096-2. OCLC 668221743.
- ↑ Branchflower, David (2017년 7월 24일). “'Britain is fast becoming the sick man of Europe' – experts debate Brexit data”. 《The Guardian》. 2017년 7월 24일에 확인함.
- ↑ “The German problem? It’s an analogue country in a digital world”. 《The Guardian》. 2024년 9월 1일. 2024년 9월 6일에 확인함.
- ↑ “Media’s ‘Sick Man of Europe’ Diagnosis for Germany Needs a Second Opinion”. 《Fairness & Accuracy in Reporting》. 2024년 10월 16일에 확인함.
- ↑ “GDP – International Comparisons: Key Economic Indicators”. 《House of Commons Library》. 2024년 8월 15일. 2024년 9월 6일에 확인함.
- ↑ 가 나 다 손제민 기자 (2006년 4월 12일). ““佛·獨·伊는 유럽의 병든 나라””. 경향신문.
- ↑ 김숙영 (2012년 3월). 《보통남녀 교양인문학 2》. 151쪽.
- ↑ 백종민 기자 (2014년 12월 19일 06시 05분). “英 이코노미스트, '현 경제상황 90년대말 데자뷔'”. 아시아 경제.
- ↑ 《터키 (인사이트 가이드)》. 2003년 09월. 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