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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금지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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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의 원칙(영어: principle of proportionality)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는 공권력을 행사함에 있어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합리적인 균형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행정법상의 핵심 원칙이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와 학계에서는 이를 주로 과잉금지의 원칙이라고 칭하며,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심판에서 기본권 제한의 헌법적 정당성을 심사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로 활용한다.[1] 이 원칙은 "참새를 잡기 위해 대포를 쏘아서는 안 된다"는 법언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역사 및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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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의 원칙은 19세기 후반 프로이센을 비롯한 독일의 경찰행정법 영역에서 태동하였다. 당시 독일 행정법학의 거두인 오토 마이어와 플라이너 등은 경찰권 발동이 공공의 안녕과 질서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경찰비례의 원칙을 주장하였다. 1882년 프로이센 고등행정법원의 크로이츠베르크 판결은 경찰권이 소극적인 위험 방지 목적을 넘어서 미관이나 도시 계획과 같은 적극적 목적을 위해 행사될 수 없음을 판시하여 이 원칙의 기초를 닦은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초기에는 경찰행정의 조리법상 원칙으로 시작되었으나, 이후 행정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일반 행정법 원리로 발전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약국판결 등을 통해 비례의 원칙을 헌법적 차원의 원리로 격상시켰다. 오늘날 이 원칙은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 사법 재판소유럽 인권 재판소의 판례를 통해 유럽 전역의 공통된 법 원리로 자리 잡았으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대륙법계 국가들의 헌법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헌법적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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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이 조항의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라는 문구에서 비례의 원칙이 도출된다고 본다.[2] 이는 국가 작용이 헌법적 한계를 준수해야 한다는 법치국가 원리의 파생 원칙이기도 하며,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 침해 금지 규정과 결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강력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구성 요소 및 심사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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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의 원칙은 논리적으로 연결된 네 가지의 단계적 하위 원칙으로 구성된다. 헌법재판소의 심사 실무에서는 이 네 가지 요건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해당 법률이나 공권력 행사는 헌법에 위반되는 것으로 판단한다.[3]

목적의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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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이나 행정 작용이 헌법이 인정하는 정당한 목적을 추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에 명시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가 이에 해당한다. 헌법재판소는 동성동본 금혼 규정에 대해 "사회적 타당성과 합리성을 상실하여 인간의 존엄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며 목적의 정당성 자체를 부정한 바 있다.[4]

수단의 적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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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된 수단이 입법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방법의 적정성'이라고도 한다. 수단이 목적 달성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거나 최선의 방법일 필요는 없으며, 목적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다면 족하다.

침해의 최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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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여러 유효한 수단 중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가장 덜 침해하는 수단을 선택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를 '필요성의 원칙' 또는 '최소 침해의 원칙'이라고도 한다. 입법자는 행정제재보다는 지도를, 형벌보다는 과태료를 선택해야 하며,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완화된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

법익의 균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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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을 비교 형량했을 때, 공익이 사익보다 크거나 적어도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상당성의 원칙' 또는 '협의의 비례 원칙'이라고도 불린다. 아무리 공익이 중요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기본권을 무의미하게 만들 정도의 과도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적용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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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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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기본법 제21조는 "행정청은 재량이 있는 처분을 할 때에는 관련 이익을 정당하게 형량하여야 하며, 그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비례의 원칙을 명문화하고 있다.[5] 행정청이 재량권을 행사할 때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면 재량권의 일탈 또는 남용이 되어 위법한 처분이 되며, 이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

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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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는 정신적 자유권(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입법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한 잣대로 비례의 원칙을 적용한다. 반면 경제적 자유권이나 사회적 입법에 대해서는 입법자의 재량을 존중하여 다소 완화된 심사 기준(자의금지의 원칙 등)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엄격한 심사를 하기도 한다.

주요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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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위헌 소송 (1999. 12. 23. 98헌마363): 헌법재판소는 6급 이하 공무원 채용 시 제대군인에게 만점의 3~5%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여성과 장애인 등의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해당 제도가 공직 진입 자체를 가로막을 정도로 과도하여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했다고 보았다.[6]
  • 인터넷 실명제 위헌 사건 (2012. 8. 23. 2010헌마47): 인터넷 게시판 이용 시 본인 확인을 강제하는 '제한적 본인확인제'는 본인 확인이라는 수단이 불법 정보 게시를 막는다는 목적 달성에 적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익명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여 침해의 최소성과 법익의 균형성에 위배된다고 결정하였다.[7]
  • 야간 옥외집회 금지 사건 (2009. 9. 24. 2008헌가25):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옥외집회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직장인이나 학생 등 낮 시간에 집회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의 집회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고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므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8]

비판 및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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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의 원칙은 기본권 보호를 위한 강력한 도구이지만, 적용 과정에서 재판관의 주관적 가치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크다는 비판이 있다. 특히 '법익의 균형성' 단계에서 공익과 사익의 무게를 비교하는 것은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법부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의 횡포로부터 소수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서 그 중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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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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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영, 《한국헌법론》, 박영사, 2022.
  2. 헌법재판소 1990. 9. 3. 선고 89헌가95 결정
  3.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10.
  4. 헌법재판소 1997. 7. 16. 선고 95헌가6 결정
  5. 대한민국 행정기본법 제21조 (재량행사의 기준)
  6. 헌법재판소 1999. 12. 23. 선고 98헌마363 결정
  7. 헌법재판소 2012. 8. 23. 선고 2010헌마47 결정
  8. 헌법재판소 2009. 9. 24. 선고 2008헌가25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