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파동)


간섭(干涉, 영어: interference)은 둘 이상의 파동이 같은 영역에서 중첩될 때 위상차에 따라 합성파의 진폭이나 세기가 달라지는 현상이다. 위상이 같은 파동은 서로 더해져 보강간섭을 만들고, 위상이 반대인 파동은 서로 상쇄되어 상쇄간섭을 만든다. 간섭은 빛·전파·소리·물결·중력파·물질파 등 다양한 파동에서 관찰된다.
역사
[편집]토머스 영은 1800년 무렵 음향학과 광학 이론을 전개하면서 interference라는 말을 사용했다.[1] 영의 이중 슬릿 실험은 두 경로의 차이로 밝고 어두운 무늬가 번갈아 나타나는 간섭 무늬를 보여 주었으며, 빛의 파동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실험이 되었다.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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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동의 중첩 원리에 따르면 같은 종류의 파동 두 개 이상이 한 점에 도달할 때 합성파의 변위는 각 파동 변위의 벡터 합으로 주어진다.[2] 마루와 마루가 만나면 진폭이 더해지고, 마루와 골이 만나면 진폭의 차가 된다. 상쇄간섭으로 한 점의 변위가 0이 되더라도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상적인 매질에서는 에너지가 다른 위치로 재분배되며, 파동이 경계에 도달하거나 흡수될 때 매질에서 빠져나간다.
두 파동의 위상차를 라고 하자. 위상차가 (정수 )이면 보강간섭이, 이면 상쇄간섭이 일어난다. 두 파동의 진폭이 같지 않거나 위상차가 그 사이의 값이면 합성파의 진폭은 두 극단 사이의 값을 갖는다.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두 파동
[편집]진폭과 진동수가 같은 두 파동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는 진폭, 는 파수, 는 각진동수, 는 위상차이다. 두 파동을 더하면 삼각함수의 합 공식에 따라
가 된다. 따라서 합성파는 원래 파동과 같은 진동수로 진행하며, 진폭은 이다. 이면 진폭이 인 보강간섭이 되고, 이면 두 파동이 완전히 상쇄된다.
간섭무늬
[편집]두 점에서 발생한 물결처럼 파원에서 나온 파동이 여러 경로를 거쳐 같은 영역에 도달하면, 위치에 따라 경로차가 달라져 밝고 어두운 띠 또는 마루와 골이 반복되는 무늬가 나타난다. 두 평면파의 경우에는 파동이 이루는 각도와 파장에 따라 무늬의 간격이 정해진다.
간섭무늬가 안정적으로 관찰되려면 파동 사이의 위상 관계가 관측 시간 동안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성질을 결맞음이라고 한다. 진동수가 다른 파동이 섞이거나 위상이 빠르게 변하면 무늬가 시간에 따라 이동하거나 평균되어 뚜렷한 간섭무늬가 사라질 수 있다.
평면파와 구면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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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평면파가 같은 진동수로 서로 의 각도를 이루며 교차하면 두 파가 이동한 거리의 차이에 따라 공간적으로 일정한 간섭무늬가 생긴다. 파면이 만나는 기준점에서 위상이 같다고 하면 위치 에서의 위상차는
가 된다. 따라서 보강간섭선 사이의 간격은 이며, 파장이 길거나 두 파가 이루는 각도가 작을수록 간격이 넓어진다.
점파원은 구면파를 만들며, 두 점파원의 파동이 겹치면 파장과 파원 사이 거리, 관측 위치에 따라 위상차가 달라진다. 관측면이 파원에서 충분히 멀면 구면파는 거의 평면파처럼 보인다.[3]
광학적 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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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전기장은 매우 빠르게 진동하므로 직접 관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광학 실험에서는 주로 간섭무늬의 세기를 측정한다. 두 파동의 세기를 각각 , , 위상차를 라고 하면 합성 세기는
로 표현된다. 두 파동의 세기가 같을 때 위상차가 0이면 개별 파동의 세기가 네 배가 되고, 위상차가 이면 이상적으로 세기가 0이 된다. 서로 다른 편광 상태의 빛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완전히 서로 상쇄되지 않으므로, 간섭 실험에서는 광원의 결맞음과 편광 상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인 광학적 간섭 현상은 이중 슬릿 실험, 비누막·박막의 간섭색, 반사 방지 코팅, 간섭계, 회절격자의 무늬이다. 여러 번 반사된 빛이 간섭하는 패브리-페로 간섭계도 분광과 정밀 측정에 이용된다.
간섭무늬를 만들려면 광원에서 나온 빛을 두 파동으로 나누었다가 다시 겹쳐야 한다. 빔 스플리터로 빛의 진폭을 나누는 방식에는 마이컬슨 간섭계와 마하-젠더 간섭계가 있고, 파면을 공간적으로 나누는 방식에는 영의 이중 슬릿과 로이드의 거울이 있다. 레이저는 좁은 주파수 범위와 높은 결맞음을 가지므로 간섭무늬를 만들기 쉽지만, 원치 않는 반사로 간섭무늬가 생길 수도 있다.[4]
비누방울이나 기름막의 색은 막의 앞면과 뒷면에서 반사된 빛의 간섭으로 생긴다. 막의 두께에 따라 특정 파장의 빛이 보강되거나 상쇄되므로 관측 방향과 위치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양자 간섭
[편집]물질파도 중첩과 간섭을 보인다. 양자역학에서 두 경로에 해당하는 파동 함수를 , 라고 하면 전체 파동 함수는 이다. 관측 확률은 파동 함수의 절댓값 제곱으로 주어지므로
와 같이 교차항이 생긴다. 이 교차항이 양자 간섭을 일으키며, 전자 이중 슬릿 실험과 중성자 간섭계 등에서 관찰된다.[5]
응용
[편집]맥놀이
[편집]맥놀이는 진동수가 조금 다른 두 소리가 간섭할 때 소리의 세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두 음의 진동수 차이가 작으면 음량의 증감이 느리게 들리고, 차이가 커지면 그 변화가 하나의 음높이처럼 들릴 수 있다. 악기를 조율할 때 두 음을 동시에 내어 맥놀이가 느려지는지 확인하는 방법이 쓰인다.
간섭계
[편집]간섭계는 간섭을 이용해 파동의 성질을 측정하는 장치와 방법이다. 광학 간섭계는 길이·굴절률·표면 형상·박막 두께를 정밀하게 측정하며, 마이컬슨-몰리 실험과 현대의 길이 표준 확립에도 사용되었다. 모든 간섭계는 관측 시간 동안 위상 관계가 유지되는 결맞은 파원을 필요로 한다.

천문학의 전파 간섭계는 떨어져 있는 여러 전파망원경의 신호를 합성한다. 같은 위상의 신호는 더해지고 반대 위상의 신호는 상쇄되므로, 가장 멀리 떨어진 안테나 사이의 간격에 해당하는 구경이 큰 망원경에 가까운 각분해능을 얻을 수 있다. 음향 간섭계는 기체나 액체에서 음파의 속력·파장·흡수·음향 임피던스를 측정한다.
소리에서는 여러 스피커의 위상을 조절해 특정 위치의 소리를 키우거나 줄이는 능동 소음 제어에 간섭이 이용된다. 다중 경로를 거치는 무선 신호에서도 경로차에 따른 간섭이 수신 세기를 변화시킨다.
실험
[편집]물결통에서는 두 점파원에서 나온 물결이 중첩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두 파원의 진동수를 같게 하고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 보강간섭선과 상쇄간섭선이 고정된 무늬를 만든다. 토머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에서는 한 광원을 두 슬릿으로 나누어 두 경로의 결맞음을 확보하고, 스크린에 나타난 간섭무늬의 간격으로 빛의 파장을 구한다.
같이 보기
[편집]각주
[편집]- ↑ Kipnis, Nahum (1991). 《History of the Principle of Interference of Light》 (영어). doi:10.1007/978-3-0348-8652-9. ISBN 978-0-534-89717-4
|isbn=값 확인 필요: checksum (도움말). - ↑ Ockenga, Wymke (2011년 6월 9일). “Phase contrast” (영어). 《Leica Science Lab》.
- ↑ Hecht, Eugene (1998). 《Optics》 3판 (영어). Addison-Wesley. ISBN 978-0-201-83887-9.
- ↑ Born, Max; Wolf, Emil (1999). 《Principles of Optics》 (영어). Cambridge University Press. ISBN 0-521-64222-1.
- ↑ Feynman, Richard P.; Leighton, Robert B.; Sands, Matthew. “The Feynman Lectures on Physics, Volume III” (영어).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