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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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론(形態論)은 단어의 어형 변화를 다루는 문법의 한 분야이며, 어형론(語形論)이라고도 한다. 형태론은 형태소를 분석하고형태소들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형태소[편집]

  • 형태소(形態素, morpheme) : 의미를 가지는 언어 단위 중 가장 작은 언어 단위.[1] 형태소는 상보적 분포를 가지는 이형태의 집합으로 볼 수 있다.
  • 이형태(異形態, allomorph) : 환경에 따라서 다른 형태를 띤 형태소. '-을/-를', '-이/-가', '-d/-ed'(영어의 과거형 접미어)는 동일 형태소의 이형태이다.[2]
  • 기본형(基本形, basic allomorph) : 이형태중 가장 그 본래의 형태에 가까운 것.

형태와 이형태[편집]

형태론에서 형태소(Morpheme)가 주위 환경에 따라 모습을 바꿀 때 그것들을 각각 형태(morph)라 한다.

예를 들면, '붓는다'의 '붓-'은 '부어라, 부으니'에서는 [부-]으로, '붓지, 붓고'에서는 [붇-]으로, '붓는다'에서는 [분-]으로 실현된다. '소리를'에서 목적격조사 '를'도 앞의 말이 자음으로 되어 있으면 '방송을'과 같이 '을'로 실현된다. 즉, '[분-, 부-, 붇-]', '을/를' 은 각각 형태이다. 여기서 '붓-'이 [분-, 부-, 붇-] 등으로 그 음상(phonetic shape)을 달리하였는데, 이와 같이 하나의 형태소가 음상을 달리하는 현상을 교체(alternation)[3]라고 하며, 교체에 의한 형태소의 교체형들은 각각 그 형태소의 이형태(Allomorph)[3]라 한다. 즉, [분-]은 '붓-'의 이형태, [붇-]은 '붓-'의 이형태, [부-]은 '붓-'의 이형태라 각각 부를 수 있다.

이형태들은 서로 나타나는 환경이 겹치지 않는데 이를 상보적 분포(complementary distribution)[3]라 한다.

위와 같이 형태소는 모습이 일정하지 않으며, 특히 문법적인 기능을 표시하는 형태소들은 환경에 따라 다른 형태로도 나타난다. 형태소와 형태의 차이는 형태소는 추상적인 단위이며, 형태는 형태소의 구체적인 실현형, 즉 환경에 따라 다른 모습을 나타내는 형태소의 모습이다는 점이다. 이형태는 '붓-'의 경우처럼 하나의 형태소가 여러 개의 형태를 가질 수도 있을 때 이들 형태들 간의 관계를 표현하기 위한 용어이다. 이형태와 형태는 같은 게 아니나 특별히 둘에 대한 언급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거나[4], 그게 많은 경우 추상적인 단위로서의 형태소와 그 구체적인 실현형으로서의 형태소의 개념을 구별하지 묶어서 형태소라고 불리기도 한다.[3]

이형태 교체의 양상[편집]

두 개 이상의 음운론적 이형태들의 형식적인 관계는 교체(alternation)라 불린다[5].

교체의 기준[편집]

이형태의 교체는 환경, 동기, 성격을 기준으로 분류 가능하다. 환경을 기준으로는 음운론적 교체와 비음운론적 교체, 교체 동기로는 자동적 교체와 비자동적 교체, 성격으로는 규칙적 교체와 불규칙적 교체로 나뉜다[6].

음운론적 교체, 비음운론적 교체[편집]

이형태 '주격조사 '이/가', 목적격조사 '을/를'은 앞에 오는 체언의 받침소리가 자음이냐 모음이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또 과거시제를 나타내는 선어말어미의 경우 '보았다'에서 볼 수 있듯이 앞에 오는 어간이 양성모음(ㅏ, ㅑ, ㅗ, ㅛ 등)이면 어미가 '-았-', 음성모음(ㅓ, ㅕ, ㅜ, ㅠ 등)이면 '-었-'으로 출현한다. 이러한 형태들의 교체관계를 이형태를 음운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교체(phonologically conditioned alternation)라고 하는데, 이때의 음운론적 조건이란 그 내용으로 음소 또는 음절, 음절말 또는 음절초와 같은 음운론적 단위나 경계를 포함한다[7][6].

하지만 음운론적 교체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예시들이 있다.

예제 설명
(1)

    임꺽정→임꺽[쩡], 얻-+-다→얻[따]
    안+-다→안[따], 서슴+-다→서슴[따]
    cf.미란다, 웃-+-는-+-다→운는[다], 갈-+-다→갈[다], 오-+-다→오[다]

어미 '-다'는 평파열음 뒤나 비음으로 끝나는, 용언의 어간에 붙을 때 경음화가 되어 [따]로 발음된다. 용언의 어간말이 비음이라는 것은 비음운론적 정보이다.
(2)

 하+았다→하였다
 이르+어→이르러
 주+오→다오

특정 어휘의 어간 뒤에서만 교체가 실현됨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와 같이 특수한 말에 국한하여 출현하는 교체를 형태론에서는 형태어휘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교체(morpholexically conditioned alternation)라 한다[7]. 줄여서 형태론적으로 조건지어진 교체라고도 한다.
(3)

 mouse vs mice, lay vs laid, teach vs taught
 cf. louse vs louses, itch vs itched

교체는 복수형과 과거형과 같은 형태론적 조건이 있고, 그 양상을 모든 비슷한 형태에 일반화할 수 없고 특정한 어휘에 나타나는 것이다. louse의 복수형은 lice가 아니라 louse이며, itch의 과거형은 itchaut가 아니다. 또한 연계된 교체를 예상할 수 있는 어떠한 음운론적 조건도 없다.

이렇게 (1), (2), (3)과 같은 교체들은 음운론적 단위나 경계로 비슷한 형태들을 예상할 수 없으며, 그 형태들은 언어 사용자가 성장함에 따라 하나씩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교체를 비음운론적 교체(non-phonological alternation)라 한다[8].

어휘론적으로 조건 지어진 이형태라고 할 때는 결합의 모습인 접두사+어근, 어근+접미사, 어간+어미, 체언류+조사에서 '어간+어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어간이 어근일 때 어미는 어근 뒤에 온다.

자동적 교체, 비자동적 교체[편집]

자동적 교체(automatic alternation)는 음성적 교체(phonetic alternation)이라고도 하며 음운 체계의 안에서 강한 음운론적 제약을 반영한다[9]. 비자동적 교체(non-automatic alternation)는 형태음운론적 교체(morphonological alternation)라고도 하는데 음운 제약이 약하므로 필수적이지 않다.[7][6][9] '꽃과'와 '꽃을'에서 '[꼳-]'과 [꽃-], '긁다'와 '긁는'에서 [극-]과 [긍-]은 국어의 받침규칙과, 음절 배열제약으로 오는 비음동화 때문에 자동적 교체이다.[10][11][꼳-]'과 [꽃-], [극-]과 [긍-]은 나타나는 위치가 겹치지 않는다. 반면에 주격조사 '이'와 '가'의 교체는 자음 또는 모음 뒤에 '이' 혹은 '가'가 꼭 와야 하지 않으므로 비자동적 교체이다.[7] 그밖에도 음운론적인 이형태들에는 불규칙 활용으로 나오는 형태들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자면 '듣다'와 '들어'에서 '듣-'과 '들-', '긋다'와 '그어'에서 '긋-'과 '그-', '흐르다'와 '흘러'에서 '흐르-'와 '흘ㄹ-'의 관계이다. 자동적 교체와 형태음운론적 교체의 차이를 표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12].

자동적 교체 형태음운론적 교체
오직 음운론적으로 조건 지어짐 최소한 형태음운론적 또는 어휘적으로 조건 지어짐
음성적으로 일관적 필연적이게 음성적으로 일관적이지 않음
교체형들은 음성적으로 가까움 교체형들은 음성적으로 멂
간단한 형태소에 의해 모순되지 않음 파생된 환경에 제한될 수 있음
차용어에 뻗침 차용어에 뻗치지 않음
발화 방식에 선택적이고 민감할 수 있음 발화 방식에 민감하지 않음
새로운 분절음의 창조가 가능 일반적으로 새로운 분절음으로 이어지진 않음
단어의 층위(level)에 필연적으로 제한되지 않음 일반적으로 단어 층위에 제한됨

단어[편집]

  • 단어(單語, word) : 형태소의 집합 중 자립 가능한 최소 형태.
    • 단어는 내부에 휴지를 둘 수 없다. '단어'에서 '단'과 '어'사이에 다른 글자를 넣을 수 없다.
    • 단어는 분리될 수 없다. '사과나무'에서 '사과'와 '나무'사이에 다른 글자가 단어를 넣을 수 없다.
  • 어휘소(語彙素, lexeme) : 다른 형태를 가지는 여러 단어들의 추상적 집합. 단어 '가다', '가니', '가고'의 어휘소는 '가다'이다. 어휘소는 사전 올림말의 기본형이 된다.
  • 어형(語形, word form) : 단어의 형태. '가다', '가니', '가고'는 어휘소 '가다'의 개별 어형이며 굴절형이다.
  • 어기(語基, base) : 단어의 중심 역할을 하는 형태소.
    • 어근(語根, root) : 어미와 직접 결합할 수 없고 자립형식도 아닌 어기.[1]'시원하다'의 '시원', '급하다'의 '급', '학교'의 '학'과 '교' 등.
    • 어간(語幹, stem) : 어미와 직접 결합할 수 있으나 자립형식은 아닌 어기. '뛰어라'의 '뛰-', '먹다'의 '먹-' 등.
  • 접사(接辭, affix) : 어기와 결합해야 출현할 수 있는 의존형태소.
    • 접두사(接頭辭, prefix) : 어기의 앞에 놓이는 접사. '맨손'의 '맨-', '엇나가다'의 '엇-' 등. 한국어의 모든 접두사는 파생접사이다.
    • 접요사(接腰辭, infix) : 어기 가운데를 파고드는 접사. 한국어를 비롯해 주요 언어들에는 없으나, 영어의 경우 욕설을 접요사로 사용 가능한 경우가 조금 있다.
    • 접미사(接尾辭, suffix) : 어기의 뒤에 놓이는 접사. '울보'의 '-보', '사랑스럽다'의 '-스럽-', '-다' 등.
    • 파생접사(派生接辭, derivational affix) : 어기에 결합하여 새 단어를 만들어내는 접사. '맨손'의 '맨-', '울보'의 '-보' 등.
      • 영변화(zero derivation) : 접사가 없이 파생되는 경우. book은 명사로는 '책'인데 전성되어 동사로는 '예약하다'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 어미(語尾, ending) : 단어의 어미변화를 담당하는 굴절접사(屈折接辭, inflectional affix). 한국어의 모든 굴절접사는 접미사이므로 흔히 어미라 부른다. '뛴다'의 '-ㄴ다', '뛰고'의 '-고' 등.

굴절과 문법범주[편집]

  • 굴절(屈折, inflection) : 어간에 어미가 결합하여 단어의 성격을 바꾸는 현상.
    • 곡용(曲用, declension) : 명사의 굴절. 한국어에서는 곡용어미의 역할을 조사가 해주고 있다.
    • 활용(活用, conjugation) : 용언의 굴절.
  • 문법범주(文法範疇, grammatical category) : 문법적 장치에 의해 구분되는 의미범주
    • 격(格, case) : 한국어에서는 격조사가 영어에서는 he-his-him등의 곡용어미가 담당
    • 수(數, number) : 한국어에는 없고 영어에서는 -s, -es등의 곡용어미가 담당
    • 인칭(人稱, person) : 인칭대명사가 담당(영어에서는 인칭에 따른 동사 활용이 있음)
    • 성(性, gender) : 한국어, 영어에는 없고 독일어, 불어등의 유럽언어들에서는 곡용어미가 담당
    • 시제(時制, tense) : 시제/상/서법/태/비교 등은 활용어미가 주로 담당
    • 상(相, aspect)
    • 서법(敍法, mood)
    • 태(態, voice)
    • 비교(比較, comparison)
  • 어미
    • 선어말어미 : -었-, -겠-, -더-, ...
    • 어말어미
      • 종결어미 : -ㄴ다, -게, -ㅂ니다, ...
      • 비종결어미
        • 연결어미 : -고, -니, ...
        • 전성어미
          • 명사형어미 : -기, -ㅁ, ...
          • 관형사형어미 : -는, ...
          • 부사형어미 : -도록, ...

각주[편집]

  1. 이익섭, 국어학 개설
  2. 이진호 《국어음운론강의》, 2008, 29쪽 참고로 이형태를 발성할 때 나는 소리인, 음소와 운소 중 음소(자음 또는 모음)를 음운론에서는 변이음(變異音, allomorph) 또는 이음이라고 한다. 한 음소를 이루는 변이음들은 출현하는 환경이 서로 겹치지 않는데 이것을 상보적 분포(complementary distribution)를 이룬다고 말한다. 변이음들은 상보적 분포를 이루므로 서로 다른 소리 A, B가 상보적 분포를 이루면 이 두 소리는 별개의 음소라기보다는 한 음소의 변이음일 가능성이 높다.
  3. 고영근·구본관, 《우리말 문법론》, 집문당, 2008, 30쪽
  4. http://plaza.snu.ac.kr/~komorph/qna/qna01.php?boardName=boardQna&mode=view&bNo=19&page=17
  5. Martin Haspelmath, Andrea D. Sims. 《Understanding Morphology》. Hodder Education, 2010, p. 23
  6. 이진호, 《국어 음운론 강의》, 삼경문화사, 2005, 156-160면
  7. 고영근·구본관, 《우리말 문법론》, 집문당, 2008, 30-1쪽
  8. Mike Davenport and S.J. Hannahs, 《Introducing Phonetics and Phonology, Routledge, 2010, p.137
  9. Haspelmath, Martin. 《Understanding Morphology》. London: Arnold, 2002, p.184
  10. 남기심·고영근, 《표준국어 문법론》, 탑출판사, 2011, 134쪽
  11. 이진호, 《국어 음운론 강의》, 삼경문화사, 2005, 108면
  12. Martin Haspelmath, Andrea D. Sims. 《Understanding Morphology》. Hodder Education, 2010, p.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