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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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도 시제4호와 5호 친필

오감도〉(烏瞰圖)는 작가 이상의 15편으로 된 연작 시로 조선중앙일보에서 연재하였다. 본래 30회를 예정해 연재했으나 항의 투서(投書)가 빗발치면서 결국 15회 만에 연재를 중단하였다.

제목의 유래[편집]

새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것과 같은 상태의 도면을 '조감도(鳥瞰圖)'라 하는데, 여기서 '새 조(鳥)'의 한 획을 빼서 '까마귀 오(烏)'로 바꾸어 쓴 것. 이러한 특이한 제목 때문에 초기 조판 과정에서 몇 번이나 조감도로 수정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러한 제목은 불안 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의도적인 표현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전통적으로 불행을 의미했던 까마귀라는 단어 또한 이 시의 분위기를 꺼림칙하게 하고 있다.

오감도 시제1호[편집]

烏瞰圖 詩第一號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오.
(길은막다른골목길이適當하오.)

第一의兒孩가무섭다고그리오.
第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四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五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六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七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八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九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一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二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第十三의兒孩도무섭다고그리오.
十三人의兒孩는무서운兒孩와무서워하는兒孩와그렇게뿐이모혓소.
(다른事情은업는 것이차라리나앗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운兒孩라도좃소.
그中에二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그中에一人의兒孩가무서워하는兒孩라도좃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適當하오.)
十三人의兒孩가道路로疾走하지아니하야도좃소.

해석[편집]

보통, 193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식민지인들은 어디를 가건 불안에 떨며 절망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이상은 폐병을 앓고 있었기에 죽음의 그림자가 늘 그를 따라다녔다. 삶의 의미와 방향을 잃고 상호 불신과 맹목적인 경쟁 속에서 불안 의식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13인의 아해는 바로 우리 민족의 자화상이요, 이상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이 시는 암울한 시대를 불안과 공포로 가슴 졸이며 살아야 했던 식민지 지식인의 공포와 좌절, 그리고 희미한 희망의 불꽃이라도 잡아 보려고 하는 위기 의식을 '막다른 골목'과 '뚫린 골목'이라는 역설적 상황으로 표현하고 있다.

참고 문헌[편집]

  • (주)도서출판 디딤돌 고등학교 문학(하) 교과서, 331 ~ 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