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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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죽을 주재료로하여 만든 죽 요리로, 아시아의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한국[편집]

부산 시장의 팥죽

한국에서 팥죽은 겨울에 많이 먹으며, 특히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에 먹는다. 동지팥죽에는 찹쌀을 동그랗게 빚은 새알심을 나이수만큼 넣어 먹었는데, 이 때문에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있었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민간신앙에서, 빨간색은 귀신들이 두려워하는 색깔이므로 붉은팥으로 끓인 팥죽에는 액운을 물리치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팥죽을 끓이고 먹는 풍습은 잡귀가 가져오는 불운이나 전염병을 막기 위한 주술적인 의미가 있었는데, 팥죽을 먹기 전에 집안의 사당에 팥죽을 먼저 올리고, 부엌, 창고, 대문, 마당 등 집안 곳곳에 뿌렸다.

팥죽을 먹는 풍습에는 풍작을 기원하는 의미도 있다. 과거 한국사회는 농경사회였기 때문에 풍작은 항상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다. 팥죽을 먹는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며 동지를 기점으로 낮이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며, 낮이 길어진다는 것은 곧 농업이 시작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지에 편히 쉬고 건강한 음식을 나누면서 봄에 경작을 준비하고자 했던 것이다.

팥죽은 한편으로 기근음식이기도 했다. 한국인의 밥상은 쌀밥을 주식으로 하여 여러 가지 반찬을 곁들이는 형태인데, 과거에는 겨울에 쌀이 부족해지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상황에서 팥죽은 최소한의 쌀로도 간단히 만들 수 있으면서, 필요한 영양분이 충분히 들어가있는 훌륭한 음식이었다. 팥죽을 만드는 데에는 팥, 물, 약간의 쌀만 있으면 만들 수 있으며 그 외에 다른 어떤 재료나 반찬등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겨울에 팥죽은 경제적으로 곡식을 아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중국[편집]

중국의 팥죽 '홍또우죠우'

중국어로 팥죽은 '홍또우죠우(紅豆粥, hóngdòuzhōu)'라고 하며, 따뜻하고 달콤한 죽요리를 뜻하는 '탕슈에이(糖水 , tángshuǐ)'의 한 종류로 분류된다. 팥죽은 겨울에는 따뜻하게 먹지만, 여름에는 간혹 차갑게 먹기도 하며 남은 팥죽을 얼렸다가 아이스크림처럼 먹기도 한다. 팥죽은 담는 그릇은 일본보다 얕은 편이다.

광둥요리 음식점에서 팥죽은 저녁식사 후 주로 먹는 디저트 중의 하나이다. 대부분 별다른 첨가물 없이 제공하지만, 야자수나무 열매에서 녹말을 뽑아내어 만드는 '사고'와 함께 제공하기도 한다. 팥죽에 넣는 감미료로는 편당(片糖) 또는 돌설탕(rock sugar)을 이용한다.

일본[편집]

일본의 팥죽 '시루코'

일본어로 팥죽은 '시루코(汁粉, しるこ)'라고 하며, 정중한 표현을 만들 때 사용하는 접두사 '오(お)'를 붙여 '오시루코(お汁粉)'라고도 부른다. 팥을 으깨어 죽을 달게 끓이며, 안에 모치를 넣어서 담아낸다. 안에 넣는 것은 모치 뿐만 아니라 밤조림이나 찹쌀만두 등 다양하게 변형이 가능하다.

일본의 팥죽은 팥을 가공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2종류로 나눈다. 2가지 방법은, 팥을 완전히 으깨는 방법과 성기게 으깨어 팥의 원형을 남기는 방법이다. 비슷한 음식으로 팥죽과 거의 비슷하지만 '시루코'보다 물기가 적어 되직한 '젠자이(善哉, ぜんざい)'가 있는데, 서부지방에서는 팥죽의 사투리로 여기지만, 오키나와에서 젠자이란 간 얼음에 팥을 올리고 모치와 연유 등을 얹은 팥빙수와 비슷한 음식을 의미한다.

일본인들은 특히 겨울에 팥죽을 많이 먹는다. 반쯤 녹아 찐득거리는 모치와 달고 따뜻한 팥죽은 일본인들이 무척 좋아하는 음식이다. 일본의 팥죽은 보통 우메보시(매실장아찌)나 시오콤부(소금 뿌린 다시마) 같이 시고 짠 반찬과 제공된다. 왜냐하면 일본의 팥죽은 무척 달아 쉽게 물리거나 질릴 수 있기 때문에 시고 짠 음식으로 입안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가가와 지방을 비롯한 일부 지방에서는 팥죽을 설날 음식으로 먹는다.

베트남[편집]

베트남에는 팥죽과 비슷한 음식으로 '쩨(chè)'가 있다. '쩨'는 재료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바뀌고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팥빙수처럼 얼음을 갈아 , , 녹두, 땅콩, 연유 등을 섞어 차갑게 먹지만, 팥죽처럼 뜨겁게 먹는 쩨도 있다. 뀌년(Qui Nhơn)지방에는 구운 바나나, 땅콩 등이 들어간 따뜻한 쩨쭈 이느엉(chè chuối nướng)이 유명하고, 고산도시 달랏(Đà Lạt)은 날씨가 추워 뜨거운 단팥죽과 비슷한 쩨농(chènóng)으로 유명하다.[1]

같이 보기[편집]

주석[편집]

  1. "[이지상의 세계문화기행]<62>베트남 달랏", 《세계일보》, 2006년 6월 22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