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여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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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적 여성주의(영어: Radical feminism, 急進女性主義)은 가부장제를 사회를 지배하는 권력구조로 보고 남성 우월주의가 여성을 억압한다는 관점의 여성주의이다.

남성혐오 내지는 남성 공포증을 수반하는 것은 아니며, 급진적 여성주의가 여성 우월주의와 다른 점은 급진적 여성주의는 여성남성보다 지적,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견해를 반드시 내포하고 있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급진적 페미니즘은 1960년프랑스미국에서 처음 등장하여 1980년대에는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 확산되었다.

개요[편집]

역사[편집]

1,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의 대부분 국가에서는 여성에게 선거권을 주었고, 여성의 형식적, 기본적인 평등을 일차적으로 주장한 자유주의적 여성주의 진영은 목적성을 잃고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사민당의 여성운동도 보수화되었다.

이런 와중에 1968년 68운동으로 인해서 학생운동과 함께 여성주의 운동은 불타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진보 운동에 참여한 여성들은 운동권 내에서도 조차 남성들은 주요 역할, 여성들은 보조 역할을 강요되는 것을 보았고, 이에 대해서 성차별주의가 존재한다고 재인식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은 흑인민권운동에서 나타났다. 이에 여성운동가들은 남성 중심의 운동권에서 탈피한 새로운 여성운동 단체의 결성을 선언하였다.

새로운 여성운동은 이전의 여성운동과 다르게 남성과 다른 여성적 차이를 강조하였는데, 과거 여성운동의 경우, 여성에 대한 성차별에 대한 개혁 이전에 기존 정치이론의 범주에서만 이론적 전개를 했던 반면, 새로운 여성운동은 전통적인 정치에 비롯된 여러가지 사고방식에 도전했다.

이론[편집]

이들은 여성의 불평등이 단순한 사회의 형식적 또는 제도적 제한의 결과가 아니라 고착화되고 조직화된 남성중심주의적인 사고방식이라고 여성주의 이론을 재구성하였다. 다시 말하면, 이들은 어느 여성으로의 기득권 배분을 주장하기 보다, 사회에 만연된 기본 가치체계 모두를 문제삼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과거 여성운동이 여성을 생산영역에 진입할 기회를 높이는 생산권(노동권)의 쟁취와 관련되었다면, 새로운 여성운동은 여성의 재생산 권리를 강조했다. 이것은 경험, 차이, 재생산 등등의 이슈를 여성운동 안으로 끌어들이는 원인이 되었고, 사회 심리학의 정통 이론이나 성별 정형화에 이의를 제기했다. 급진주의적 여성주의 흐름은 미국에서 생겨났는데, 가장 강세를 보였던 여성주의자는 바로 파이어스톤이었다. 그녀는 미국의 급진적 여성운동 단체인 레드스타킹즈의 발기인이었으며, 여성은 임신과 출산을 하기 때문에 생리구조적으로 남성에 의존 할 수 밖에 없었으며, 남성은 여성의 성과 출산을 통제함으로써 여성을 지배해왔고 이러한 생물학적 통념 구조가 남성-여성-자녀로 구성되는 생물학적 가족 체계를 만들었으며, 이러한 체계를 여성 억압을 낳는 핵심요인이라고 주장을 펼쳤다.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은 성애(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성적 본능에 의한 애욕)의 문제를 중시한다.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표어에서도 드러나듯, 이들은 이제껏 가려져왔던 각종 '사적인 문제'들을 공론화 해 왔다. 그 중에서도 남녀간의 가장 가장 내밀한 관계인 성애는 각별한 관심의 대상이다.

성애에 숨어있는 지배 관계를 밝혀내는 작업에서 중심되는 것은 이성끼리의 사랑만을 정상적인 것으로 여기는 이성애 중심적인 사고와 관행이다.

대안으로는 이성애를 평등한 관계로 변화시키는 것에서부터 이성애 자체를 거부하는 것에 이른다. 그리고 이러한 기조에서 '레즈비언 여성주의'와의 연계가 맺어진다.

딱히 레즈비어니즘까지는 아니더라도 여성들 사이의 자매애를 강조하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며, 자매애는 여성이 남성의 보조적, 부차적인 존재라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주체적인 존재로 서게 해주는 핵심 요소이며, 남성들에게 억압당한다는 점에서 같은 처지에 놓인 여성들이 대동단결하는 출발점이다 방식이다.

여성이 총체적인 억압 체제 속에 놓여 있다고 보는 급진적 여성주의의 주된 공헌은 남성중심적인 문화가 얼마나 뿌리깊은 것이며, 얼마나 다양한 국면에서 여성의 삶을 지배하는지를 밝혀낸 바 있는데, 탐구대상이 되지 않았던 '성', '출산', '육아'같은 다양한 '사적인 문제'들을 정치적으로 학문적인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또한 가부장제라는 용어를 여성주의 진영 뿐만 아니라 사회학적으로도 대중적인 용어로 등장시켰으며, 여성 대중을 일깨우고 여성 억압체계에 대한 분석을 자극하였다.

분류[편집]

파이어스톤의 주장에 따르면 여성이 해방되기 위한 조건은 생물학적 가족이 철폐되고 여성이 출산과 성을 스스로 통제하고 나아가 과학기술을 통해 여성이 출산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파이어스톤의 주장과 그에 유사한 여성주의 기조를 생물학주의라고 불렀다.

그러나, 이에 비해 급진주의 입장의 또 다른 선구자인 여성주의자 밀레트는 생물학보다는 심리적, 문화적 차원을 강조했다. 그녀는 여성 종속이라는 근원보다는 종속을 재생산하는 기제들을 드러내는데 주력했는데, 그녀는 남녀 사이의 지배, 피지배의 권력 관계를 '가부장제'라 부름으로써 이 용어를 대중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가부장제 아래서 구축되어 온 성별, 즉 성적지위, 역할, 기질등을 제거해야 하며, 가부장제 사상과의 싸움이 특히 중요하다는 것이 그녀의 입장이다.

이 같은 차이는 있지만, 여성다움/남성다움 식의 발상이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여기는 점에서는 두 이론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 '여성다움'은 여성을 속박하는 올가미이며, 바람직한 것은 양성성, 즉 개인의 생물학적 성에 관계없이 바람직한 자질들을 자유롭게 발전시켜 나가는 경지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 구조는 이후 바뀌게 되었는데, 바로 여성적인 특질을 적극적으로 재조명하자는 주장이 강해진 것이다. 남과 나를 대립시키고 남을 지배하려는 남성적 성향과 달리 여성상은 남과 더불어 관계를 맺고 남을 돌봐주는 특성을 지닌다. 게다가 이러한 특성을 살리는 것은 여성은 물론 사회 전체에서 보아도 매우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여성상을 억압의 원천이 아닌 긍정적인 자원으로 보는 이 경향은 '문화적 여성주의'라고 불린다.

비판[편집]

베티 프리댄을 비롯한 리버럴 여성주의자들은 급진적 여성주의가 극단적 레토릭으로 반발과 역풍을 불러 오히려 여성운동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사회주의적 여성주의자들을 비롯한 좌파들도 여성에 대한 억압이 모든 억압의 근본원인이라는 급진적 여성주의의 입장에 강하게 반발한다.

또한 급진적 여성주의는 트랜스포비아적 경향을 나타내기도 한다. 1979년 재니스 레이먼드는 《트랜스섹슈얼 제국》에서 트랜스섹슈얼리티는 "가부장적 미신"(patriarchal myth)이라고 주장했다.[1] 많은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이 현재까지도 트랜스섹슈얼리티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며, 성전환 수술은 인권 침해라고 믿고 있다. 예컨대 셸리아 제프리스는 트랜스젠더 수술을 "인체훼손"(mutilation)이라고 부른다.

로즈 캐브니에 따르면, 일부 여성주의자들은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이 트랜스우먼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트랜스젠더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있다.[2] 또한 "많은 젊은 여성들"은 셀리아 제프리스 등의 트랜스섹슈얼리즘 반대에 동의하지 않는다.[2]

급진적 여성주의에 반감을 가진 미국의 작가 밥 블랙1983년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을 나치에 빗댄 페미나치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의 풍자어인 페미나치는 1990년대의 러시 림보의 라디오, 방송 토크 쇼를 통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었고 2000년대에는 일본한국으로도 확산되었다.

또한 가부장제의 강고함과 남성중심문화에 대한 보편성을 강조하다보니 어떻게 이를 넘어설지에 대한 이론은 빈약한 편이며, 모든 여성 억압 현상을 남녀대립이라는 틀로 설명함으로써 문제를 단순화시킨다. 또한 남성, 여성의 특질을 고정화 하거나, 생물학적 특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결정론(모든 일에 대한 결과는 정해져있다는 철학 이론)에 빠지기 쉬우며, 양성을 각자 동질적인 집단으로 처리하여, 각 집단 안의 차별도, 인종, 계급, 민족적인 다른 억압 구조들과의 관계도 묻어 버리고 만다.

관련 항목[편집]

주석[편집]

  1. Filar, Ray. You can't smash patriarchy with transphobia.
  2. Kaveney, Roz, Radical Feminists Are Acting Like a Cult: The Banning of Trans People From RadFem2012 is Just One of the Disturbing Aspects of this Monolithic Conference, in The Guardian, May 25, 2012, 7:07 EDT, as accessed February 24, 2014.

관련 서적[편집]

외부 고리[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