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피어-워프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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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어-워프 가설은 한 사람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과 행동이 그 사람이 쓰는 언어의 문법적 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언어학적인 가설이다.

인간은 객관적 세계에서만 사는 것도 아니고 보통 이해하는 것처럼 사회활동의 세계속에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표현수단이 되는 특정한 언어에서도 상당히 영향을 받는다. 사람이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본질적으로 현실에 적응할 수 있고 언어는 의사전달이나 사고의 반영의 특정한 문제를 해결해 주는 우연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사실인즉 현실 세계는 상당한 정도로 그 집단의 언어습관의 기반 위에 형성이 된다. ... 우리의 공동체의 언어습관이 해석에 대한 어떤 선택의 경향을 주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처럼 주로 보고 듣고 아니면 경험을 한다.

에드워드 사피어, 언어(1929, p207)[1]

사피어의 초기 가설[편집]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는 주장은 6세기 인도의 시인 바르트리하리가 했었고, 그 이후 인도에서 논의가 되어 왔었다. 빌헬름 폰 훔볼트 역시 비슷한 주장을 그의 수필에서 한 적이 있다.

사피어는 오른쪽 인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언어가 사고를 지배하고 사고가 언어를 만든다고까지 얘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제자인 워프는 사피어의 생각을 발전시켜 대담한 가설을 세웠고 이것은 피쉬먼을 비롯한 많은 사회언어학자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이런 류의 생각은 조지 오웰1984등에서 직접적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워프의 검증[편집]

각 언어의 배경 언어체계(즉 문법)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단순한 복제 수단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그 자체가 생각을 형상화한다는 것, 즉 각 개인의 정신활동, 자기가 받은 이상에 대한 분석, 주고받는 정신적인 것들의 종합을 위한 프로그램과 지침인 것이다. 개념을 형식화해서 표현하는 것은 과거 의미로서의 엄격히 이성적인 독립된 과정이 아니라 특정한 문법의 일부인 것이다. 따라서 다소로부터 상당한 정도에 이르기까지 이는 서로 다른 문법들 사이에서 달라진다. 우리는 모국어가 설정한 선을 따라서 자연을 분석한다. 범주와 형태들이 너무나 가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서는 현상의 세계로부터 우리가 추출해내는 범주와 형태들을 보지 못한다. 이와는 반대로 세계는 우리의 마음에 의해 조직되어야 할 인상들이 만화경의 흐름처럼 제시된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은 대체적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언어체계에 의해 행해진다. 우리는 자연을 분해해서 개념들 속으로 조직해 넣고 우리가 대체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자연을 조직하는 협정 - 우리 언어 사회 전역에 걸쳐 유효하며 언어라는 형태로 부호화되는 협의에 중요성을 부여한다. 물론 그 협정은 묵시적이고 말로 언급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이의 조건들은 절대적으로 강제적인 것이다. 그 협정이 정하는 자료들의 조직과 분류에 동의하지 않고는 우리는 전혀 대화를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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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은 현대 과학에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것은 어떤 개인이 아무런 편견 없이 자연을 자유롭게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자유스럽다고 생각할 때조차도 해석의 방식에 대해 어떤 제약을 받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라면 거의 가장 자유스러운 사람은 아주 다양한 언어체계에 친숙한 언어학자가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어떤 언어학자도 이런 입장에 있지 않다. 따라서 새로운 상대성의 원칙이 도입된다. 이것은 만약 언어적 배경이 비슷하지 않거나 언어적 배경이 어떤 방식으로 측정해질 수 없다면 모든 관찰자가 똑같은 물리적 증거에 의해 똑같은 우주의 모습을 갖도록 유도되지는 않는다는 주장이다.

—벤자민 리 워프, 1940[1]

워프는 생업이 화재예방기사였고 부업이 언어학자였는데 주변인들이 가스통을 묘사할 때 full과 empty라는 형용사만 사용하는 것을 발견했다. 결국 그들은 가스통의 상태와는 별개로 그들이 쓰는 형용사 때문에 '가득찬' 가스통과 '빈' 가스통 근처에서만 담배를 피우는 것이었다.

워프는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증거를 수집하여 이 가설의 신빙성을 높였는데 그에 의해 제시된 유명한 예는 이누이트어의 눈(snow)에 관한 것이다. 이누이트어에서는 눈(snow)을 ‘내리는 눈(falling snow), 바람에 휩쓸려온 눈(wind-driven snow), 녹기 시작한 눈(slushy snow), 땅 위에 있는 눈(snow on the ground), 단단하게 뭉쳐진 눈(hard-packed snow)’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한다. 이는 눈을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드러내 주는 것이다. 반면 이누이트어와 다르게 영어에서는 '눈(snow)'이라는 한 가지 표현밖에 없다.

워프는 이와 같은 각 집단의 어휘의 차이뿐만 아니라 문법적 차이가 각 언어의 차이를 더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미국 인디언 언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입증하고자 하였다. 그는 영어, 불어, 독일어 등 인도유럽어와 같은 언어구조와 Hopi어의 구조를 대조하였는데, 대조 결과 SAE(Standard Average European)의 범주들은 화자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향한 고정된 방향을 주는 반면 Hopi어의 문법범주는 세계에 대한 ‘과정’ 방향을 제공해 준다는 것을 발견해 내었고 이러한 차이들이 Hopi어와 SAE의 화자들이 세계를 서로 다르게 보도록 해준다고 믿었다.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워프 가설에 대해 언어가 미치는 통제의 정도 차이에 따라 ‘강한(strong)' 해석과 ’약한 (weak)' 해석으로 나눈다. 강한 해석에 의하면, 사람들의 인지 범주는 그들이 말하는 언어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고 약한 해석에 의하면 사람들의 행위는 상황에 따라 그들이 사용하게 되는 언어의 언어 범주에 의해 지배받기 쉬울 것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과 더불어 워프의 가설과 그를 입증하는 증거에 대해 학자들 간에 많은 논쟁이 있었다. 학자들은 유럽언어와 워프가 인용한 북미 토착 언어 사이에는 실질적인 차이성이 있으나, 이러한 차이성이 반드시 각 언어 화자들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에 깊은 차이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사피어 워프 가설에 대한 가장 타당한 주장은 이 가설이 기본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음의 말은 현재의 학계의 입장을 대변해 준다.

오늘날 우리는 사피어-워프 가설을 전적으로 수용하지도, 그렇다고 전적으로 거부하지도 않는다.
 
— 맥코맥, (1997:4)

현재 워프의 이러한 가설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워프의 가설은 기본적으로 증명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로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이 공통된 문화를 공유하는 일은 흔히 관찰된다. 또 어떠한 개념이라도 직접적으로 대응되는 어휘가 없을 뿐이지 돌려서 설명하는 것은 가능하다. 단지 그 어휘의 존재 유무는 필요에 따르는 것이다.

참고[편집]

주석[편집]

  1. 로널드 워더우 저, 박의재 역, [현대 사회언어학] 2판에서 재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