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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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의 이콘.

라파엘 (히브리어: רפאל, 아랍어: اسرافيل) 은 ‘하느님의 치유’라는 뜻으로, 성서에 등장하는 천사이다.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 그의 존재를 믿고 있으며, 히브리어로 의학박사를 뜻하는 Rophe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성경에서 라파엘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지만, 바빌론 유수기 시절 유대교의 천사학에서는 미카엘, 가브리엘과 함께 일곱 대천사 가운데 하나로 언급되었으며(다니 12,1) 구약성서를 정전으로 받아들인 기독교에서도 일반적으로 이러한 관점을 수용하고 있다. 라파엘은 로마 가톨릭동방 정교회에서 제2정경으로 받아들이는 토빗기에도 나온다. 이 세 명의 대천사에 이어 나머지 네 명의 이름은 서적이나 신학자마다 의견이 크게 엇갈리며, 일례로 기원전 2세기에녹서(21장)에 우리엘, 라구엘, 사리엘 등등의 이름을 언급하였다.

기독교의 라파엘[편집]

대천사 라파엘의 이름은 제2정경토빗기에 나온다. 토빗기는 가톨릭교회, 정교회 그리고 일부 개신교로부터 정경으로 인정받고 있다. 라파엘은 처음에는 사람으로 둔갑하여 자신을 “대하난야의 아들 아자르야”라고 소개하며 토비야의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모험을 진행하는 동안 그는 악마를 잡아서 이집트 북부의 사막에 유폐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대천사로서의 권능을 드러내 보였다. 나중에 토비야의 무지를 깨우치고자 되돌아온 아자르야는 자신을 “나는 영광스러운 주님 앞에서 대기하고 또 그분 앞으로 들어가는 일곱 천사 가운데 하나인 라파엘이다.”라며 몸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토빗 12,15). 요한 묵시록 8장 2절에 나오는 무명의 천사들이 바로 그들이다.[1]

‘치유하는 빛나는 자’, ‘사람의 영혼을 지키는 자’, ‘생명의 나무 수호자’라는 칭호에서도 알 수 있듯이 라파엘은 치유력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진다. 이와 관련하여 창세기에는 기이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떠난 어느 날 밤의 일이었다. 어떤 사람이 나타나 야곱과 씨름을 했다.

…그는 야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야곱의 엉덩이뼈를 쳤다. 그래서 야곱은 그와 씨름을 하다 엉덩이뼈를 다치게 되었다. 그가 “동이 트려고 하니 나를 놓아 다오.” 하고 말하였지만, 야곱은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가 야곱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묻자, “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가 말하였다. “네가 하느님과 겨루고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으니, 너는 이제 야곱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 불릴 것이다.”

창세 32,26~29

내용 중에 ‘하느님’과 ‘사람들’로 표현된 부분은 천사를 말한 것이다. 천사와 싸워 이긴다는 것은 단순히 체력이 뛰어난 것뿐만 아니라, 야곱이 정의의 신념과 행동력에 차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유대인은 이 옛이야기를 존중해, 지금까지도 동물의 넓적다리 관절 위에 있는 엉덩이뼈의 큰 힘줄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아무튼, 야곱은 천사와의 싸움 후 상처 때문에 다리를 절었다. 그런데 이 상처를 치유한 것이 바로 대천사 라파엘이었다고 한다.

라파엘이 의학 지식에 관해 해박하다는 것은 토빗기를 통해서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여기에서 그는 백내장이 생긴 토빗의 눈을 치유해주었으며, 그의 며느리 사라에게 접근하는 모든 남자를 죽인 악마 아스모데오를 내쫓아주었다.[2] 가톨릭교도 중에는 그를 의학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환자들의 수호천사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며, 가톨릭 교회에 다니는 의사와 간호사, 환자 등은 라파엘에게 전구를 청원하고 있다.

로마 가톨릭, 동방 정교회, 일부 개신교에서는 성 미카엘과 성 가브리엘과 같은 날짜인 9월 29일성 라파엘 대천사의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라파엘은 1921년 가톨릭 성인력에 처음으로 포함되었으며 당시 축일은 10월 24일이었다. 이날은 1969년까지 유지되다가 나중에 9월 29일을 세 명의 대천사들의 공동 축일로 결정하였다.

신약성경에서는 오직 미카엘과 가브리엘 두 대천사의 이름만이 언급된다(루카 1,19-26; 유다 1,9). 요한 복음서 5장 1-4절을 보면 수많은 병자가 벳자타 연못 가에 누워 있는데, 그 이유는 “이따금 주님의 천사가 그 못에 내려와 물을 휘젓곤 하였는데 물이 움직일 때에 맨 먼저 못에 들어가는 사람은 무슨 병이라도 다 나았던 것이다.”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치유력과 관련된 라파엘의 역할 때문에 이 구절에 나오는 ‘주님의 천사’는 일반적으로 라파엘 대천사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슬람의 라파엘[편집]

메카로 가는 무함마드를 호위하는 라파엘과 미카엘 그리고 가브리엘, 16세기 이슬람 세밀화.

이슬람교에서 라파엘은 아랍어로 ‘활활 타는 자’라는 뜻이 있는 이스라필(Israfil)이라고 불리며, 심판의 날에 나팔을 부는 천사 가운데 하나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슬람교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는 네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땅에 발을 붙인 상태에서 머리가 옥좌에 앉은 하느님(알라)의 무릎에 닿을 정도로 거대한 체구의 소유자라고 한다.

그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낮에 세 번, 밤에 세 번 지옥을 시찰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아비규환의 지옥에서 모진 고문으로 괴로워하는 죄인들의 영혼을 보고 늘 슬픔에 몸을 떨며 커다란 눈물방울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하느님이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그가 흘린 눈물이 대지에 넘쳐흘러 그만 홍수를 일으키고 만다는 것이다.[3]

주석[편집]

  1. 그리고 나는 하느님 앞에 일곱 천사가 서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들에게 일곱 나팔이 주어졌습니다. (묵시 8,2)
  2. 마노 다카야, 《천사》, 도서출판 들녘,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66-2 삼주빌딩 3층 2000. 40-44쪽
  3. 마노 다카야, 《천사》, 도서출판 들녘,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366-2 삼주빌딩 3층 2000. 112쪽

같이 보기[편집]